여행

[미국] 8일차 라스베가스 시내 구경, 코카콜라와 엠엔엠 스토어 탐방/50달러가 160달러로 바뀌는 매직

딩동빵 2023. 1. 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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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돈을 안겨다준 코난 아저씨(7배 당첨)


1. 일정

  • 오전 10시-11시) 아침 식사
  • 오후 2시 반-3시 반) 코카콜라 스토어, 엠엔엠 스토어 구경
  • 오후 3시 반-4시) 라스베가스 표지판 구경
  • 오후 4시 반-5시 반) 저녁 식사
  • 오후 7시-7시 반) 벨라지오 분수쇼 구경
  • 오후 9시-10시) 팔라조 호텔 카지노 체험
  • 오후 10시 반-11시 반) 카지노 맥주 마시기


2. 사진과 감상


  너무나 편한 침대에서 너무나 꿀 같은 잠을 자고 일어나서 한참 동안 뒹굴거리고 있으니 아침 일찍 나가 보이지 않던 동행이 들어와서 같이 아침 먹으러 나가지 않겠냐고 물어보았다. 우리가 쭐래쭐래 따라가니 그렇게라도 말 안 하면 우리가 절대 방에서 안 나올 것 같았다고ㅋㅋㅋ 반쯤 맞는 말이라 멋쩍게 수긍했다.


미국인들은 와플과 치킨을 같이 먹어
두껍고 부드러워 맛있는 프렌치 토스트


  동행이 데려간 곳은 팔라조 호텔 카지노 옆에 있는 카페로, 동행은 여기 출장을 올 때마다 들러 아침을 먹는다고 했다. 미국의 유명한 치즈케이크팩토리 회사의 브랜드로, 그와 비슷하게 메뉴가 엄청 많은 게 장점이라고 하더라. 아침, 점심, 저녁마다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다른데, 열심히 훑어보다 메뉴판에서 치킨과 와플을 발견하곤 얼이 빠졌다. 도대체 누가 디저트랑 치킨을 같이 먹을 생각을 했는지 너무 충격적이었음. 그런데 내가 그 감상을 말하니 동행이 웃으면서 미국에선 아침으로 그렇게 많이들 먹는다고, 맛있으니 한 번 먹어보라 하는 거다. 그래서 큰맘 먹고 한 번 시켜보았다.

  치킨 와플은 와플 위에 큰 치킨 너겟 조각 세 개가 얹어져 나왔다. 비주얼은 역시나 충격적이었는데, 와플이 너무 맛있어서 더 놀랐다. 폭신폭신하고 쫀득한 와플이었는데 함께 나온 버터메이플 시럽을 얹어 먹으니 진짜 꿀맛이었다. 치킨 너겟도 맛은 있으나... 한국식 치킨을 좋아하는 내겐 쏘쏘. 그리고 치킨과 와플을 굳이 같이 먹어야 할 조화스러움은 딱히 없었다. 와플 자체가 너무 맛있어서 치킨은 방해가 될 뿐이었다. 친구가 시킨 프렌치토스트도 엄청 맛있었음.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던 프렌치토스트랑은 다르게 엄청 두껍고 부드러우면서 눅눅하지 않다.


Grand Lux Cafe

Grand Lux Cafe · 3355 Las Vegas Blvd S, Las Vegas, NV 89109 미국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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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조 호텔의 긴 복도
비행기가 날아다니며 하늘에 무슨 글자를 쓰더라
숙소에서 본 바깥 뷰


  아침을 생각보다 거하게 먹고 숙소로 올라왔다. 여전히 자이로드롭 같은 엘리베이터는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어제 밤늦게 들어와서 숙소 창문으로는 반짝거리는 야경만 보였는데, 파란 아침에 보니 생각보다 휑한 느낌이 든다. 저 아래 호텔로 가면 벽 뷰밖에 안 보인다고ㅋㅋㅋ CES 기간이라고 하늘에 뭔가 글씨도 쓰는 모양이다.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비행기가 날아다니며 뭔 글씨를 열심히 쓰고 있어서 신기해서 한참 구경했다.


라스베가스 교통패스 1일권이 무려 8달러


  숙소에서 좀 쉬다가 오늘의 일정을 시작하러 나왔다. 어디 갈지는 안 정해졌지만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목표로 라스베가스 교통편 24시간 티켓을 끊었다. 2시간권이 6달러인데 하루권이 8달러라 어떻게 봐도 하루권이 이득이다. 대신 오늘은 버스를 왕창 타고 다니기로 했다.

무척 탐났던 코카콜라 베개
쓸데없지만 귀여운 코카콜라 골프공


  라스베가스 시내는 사실 볼거리가 많지는 않았는데, 그중 그나마 특색 있다는 코카콜라 스토어와 엠엔엠 스토어를 가 보았다. 1층에는 다양한 코카콜라 굿즈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옷에서부터 텀블러, 머그잔까지 종류가 엄청났다. 한글로 코카콜라라는 단어가 쓰인 티셔츠도 있더라. 나는 저 코카콜라 베개가 탐나서 한참 고민했다.

  2층에는 각종 코카콜라를 조금씩 먹어볼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다른 음식도 팔지만 코카콜라 시음 세트가 가장 유명한 것 같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세트를 시킨 걸 보니 잔에 담긴 콜라 양은 적은데 반해 가격이 너무 비싸 패스. 그리고 콜라가 그렇게 땡기진 않았다. 코카콜라의 시판 맛 외에도 특이한 맛들을 먹어볼 수 있으니 콜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


귀여운 엠엔엠 슬롯 머신 저금통
엄청나게 다양한 색의 엠엔엠 초콜릿이 진열되어 있다


  그 옆에는 더 큰 엠엔엠 스토어가 있다. 1층부터 4층까지 각종 엠엔엠 굿즈로 가득 차 있는데 그중 쿠션이랑 머그컵이 좀 귀엽고 나머진 그저 그랬음. 2층에는 각양각색의 엠엔엠 초콜릿을 진열해 두고 파는데, 엠엔엠 초콜릿을 좋아했다면 한 봉지 샀을 것 같다. 처음 보는 색도 있어서 신기했다.


엠앤엠 월드 라스베이거스

엠앤엠 월드 라스베이거스 · 3785 S Las Vegas Blvd, Las Vegas, NV 89109 미국

★★★★★ · 초콜릿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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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스트립 육교 위에서


  코카콜라와 엠엔엠 스토어 투어가 생각보다 빨리 끝나 시내를 좀 돌아다니다가, 버스 티켓을 산 김에 걸어서 가기 힘든 곳을 가기로 했다. 라스베가스하면 대표적으로 나오는 웰컴 투 라스베가스 표지판이 하나 있는데, 거긴 스트립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어 걸어서는 1-2시간 걸린다.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또 육교를 지났다. 라스베가스는 횡단보도보다 육교가 더 많아 길을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유명한 웰컴 투 라스베가스 표지
우리는 표지판만 찍고 만족했다


  버스 타니 30분 정도 걸려 도착했다. 내리고 나니 주변엔 정말 볼 것 없이 허허벌판이던데 저 패뷸러스 표지판 하나만 반짝거리고 있다. 멀리서 보는데, 표지판 앞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있더라. 표지판과 사진 찍는다고 줄 선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태반은 한국인들. 우리는 멀리서 표지판만 찍고 만족했다ㅎㅎ


웰컴 투 패뷸러스 라스베이거스

웰컴 투 패뷸러스 라스베이거스 · 5100 Las Vegas Blvd S, Las Vegas, NV 89119 미국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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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에서도 잊지 못한 치폴레


  표지판 찍고 다시 스트립으로 돌아와서 저녁 먹으러 갔다. 저녁은 LA에서 한 번 먹고 잊지 못한 치폴레로 정했다. 미국에서 안 느끼하고 안 기름진 담백한 음식을 찾기란 꽤 어려워서, 속이 느글거린다 싶으면 치폴레가 항상 생각났다. 좀 비싸지만 과카몰리 하나 얹고 핫소스 왕창 뿌려 먹으면 깔끔하고 든든한 저녁 끝!


Chipotle Mexican Grill

Chipotle Mexican Grill · 3663 S Las Vegas Blvd Ste A020, Las Vegas, NV 89109 미국

★★★★☆ · 멕시코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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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의 반짝이는 야경
저 멀리까지 빛이 꺼지지 않는다
닌텐도 마리오 성 같이 생긴 호텔도 있다


  치폴레를 먹고 호텔 내부 화장실을 찾느라 한참 걸렸다. 화장실 갔다가 또 길을 잃어서 친구와 밖에서 겨우 만났음ㅋㅋㅋ 여기 호텔들은 내부 길이 너무 미로같이 되어 있다ㅠㅠ 바깥으로 나온 김에 라스베가스 스트립을 걸으며 야경 좀 구경하다가, 벨라지오 호텔 앞을 지나가게 되어 분수쇼 좀 보고 지나가기로 했다.


벨라지오 호텔 앞에서 분수쇼 구경


  라스베가스의 무료 공연 중 하나로 유명한 벨라지오 분수쇼는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 15분마다 펼쳐진다. 어젯밤에 숙소까지 걸어가면서 Time to say goodbye 노래에 맞춰 분수쇼가 진행되는 걸 봤는데, 오늘은 처음 듣는 다른 노래가 나왔다. 초반에는 일산 분수쇼가 훨씬 멋있네 싶었는데 뻥 소리가 나며 분수가 엄청나게 높이 솟구쳐 오를 때부터는 벨라지오 분수쇼에 푹 빠져들었던 것 같다. 이 분수쇼를 보러 굳이 시간 맞춰 찾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지나가다 노래가 나오면 잠시 멈춰 가볍게 즐기기 좋은 공연이다.


벨라지오 분수

벨라지오 분수 · 3600 S Las Vegas Blvd, Las Vegas, NV 89109 미국

★★★★★ · 명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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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달러 가지고 카지노 시작


  숙소로 돌아와서 깔끔하게 씻고, 드디어 라스베가스의 핵심 콘텐츠를 즐기러 나간다. 팔라조 호텔 1층에 있는 카지노! 아마 갓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언제 홍콩에 있는 카지노에 가서 도박 좀 해보겠다고 외치고 다녔던 것 같은데, 그 꿈이 이렇게 이뤄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것도 홍콩이 아닌 라스베가스에서!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난 자칫하면 진짜 도박을 해버릴 수도 있어서, 카지노에 들어가기 전에 스스로 제한을 걸어두었다. 딱 50달러만 가지고 즐기자고. 이 50달러는 잃어도 크게 신경 쓰지 말자고.


첫 슬롯 머신은 잘생긴 타잔이 있던 코난
첫 시작은 운 좋게 8달러를 얻었다
쫄보라 바로 캐쉬아웃


  원래는 테이블 게임을 좀 해보고 싶었다. 단순한 슬롯머신보다는 사람들과 포커나 블랙잭 같은 게임을 하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지나다니며 테이블을 보니 룰이 너무 복잡하더라. 테이블은 베팅 금액도 기본적으로 높고. 그래서 결국 슬롯머신으로 노선을 바꿨다.

  20달러 두 장과 10달러 두 장을 들고 첫 슬롯머신을 찾아다니다가 눈에 띄는 머신 앞에 앉았다. 머신 이름은 코난이고 꽤 큰 기계에 근육질에 타잔 닮은 아저씨가 그려져 있었다. 미남이 그려진 머신만 찾아다니는, 이름하여 미남 전략이었다. 그리고 이게 통했다. 카지노에 내려가기 전에 이것저것 찾아보며 슬롯머신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베팅은 어떻게 하는지 이해하려 했는데 결국 제대로 이해한 것 없이 시작하는 바람에 어떻게 딴 건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그런데 땄다. 10달러 넣고 18달러가 됨. 그리고 나는 쫄보라 8달러 따자마자 바로 캐쉬아웃 눌러서 뺐다. 이러면 호텔 내 카지노에서 쭉 사용할 수 있는 종이 조각이 나온다.

18.7달러는 30센트가 되어버렸다
그 다음의 20달러도 45센트가 되었다


  친구도 끌리는 슬롯머신을 찾아 돈을 넣고 돌렸다. 그리고 넣는 족족 잃기 시작함. 나는 또 다른 미남을 찾아 떠났으나... 코난만큼의 미남이 없어 그냥 화려한 슬롯머신을 하나 찾아 앉았고 앞서 딴 18달러는 순식간에 30센트의 휴지조각이 되었다. 다른 슬롯머신으로 옮기고 나서도 20달러는 금세 45센트가 되어버렸다. 이제 내게 남은 돈은 20달러뿐이었고 이대로 가면 초반의 소득도 잃게 될 거였다.


그렇게 다시 돌아간 코난에서 대박 터짐


  친구는 그 사이 하나의 슬롯머신에서 처음의 30달러를 수복한 상태. 나는 초반의 전략을 다시 믿기로 했다. 아까 내게 8달러를 안겨준 코난 머신으로 돌아가 앉아 마지막 20달러를 넣었다. 그렇게 돈은 금방 사라지고 2달러쯤 남아 정말 마지막이다 하고 나름 큰 베팅률을 선택해 눌렀는데...! 무료 10번 스핀 룰렛이 당첨됐다. 한참 뭐가 뭔지 이해 못하고 얼빵하게 앉아 있었는데 머신이 자기 혼자 알아서 돌아가더니 당첨 금액이 마구 터지기 시작함.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많이 이겨서 슬슬 무서워지더라. 그렇게 한순간에 160달러를 얻게 되었다! 완전히 초심자의 행운 그 자체였다.


162달러 캐쉬아웃!


  바로 캐쉬아웃해서 바우처를 소중히 안고 현금화 기계로 갔다. 기계가 내 소중한 160달러를 먹어버릴까 긴장하며 바우처를 넣고 기다렸더니 바로 160달러가 현금으로 나온다. 남미에서 그토록 필요했던 100달러짜리 지폐가 내 손에... 잃어도 되는 50달러라고 생각했어도 막상 잃기 직전까지 가니 마음이 아팠는데, 그 마지막 순간에 기세가 뒤집히니 기분이 째진다. 결국 오늘의 카지노는 50달러로 시작해 160달러로 성공적으로 끝났음ㅎㅎ


맥주 마시려고 1달러 넣고 돌려 휴지조각을 만들었다
고된 시간을 거쳐 얻은 카지노 맥주


  바꾼 돈을 소중히 안고 숙소로 올라가려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동행을 만났다. 우리가 카지노에서 놀다가 올라간다고 하니 그럼 카지노에서 주는 공짜 맥주도 좀 마셨냐고 묻는다. 친구랑 나랑 둘 다 벙쪄서 공짜 맥주요? 하니 카지노를 즐기다 보면 서버들이 돌아다니는데, 그분들한테 맥주를 부탁하면 가져다준다는 거다. 카지노만 운영하는 진또배기 가게에서는 전부 무료인데, 카지노를 겸업하는 호텔에서는 1-2달러 정도의 팁을 주면 좋다고. 우리는 카지노에서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걸 처음 들어서 너무 놀랐다. 그리고 그 길로 우리가 놓친 맥주를 찾으러 다시 내려갔다.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있긴 좀 그래서 아무 슬롯머신에 앉아 1달러 넣고 깨작거리며 지나가는 서버 붙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기다렸다. 1달러는 금세 10센트 종이조각이 되었고 서버는 정신이 없는지 부르려고 할 때마다 바쁜 걸음으로 우리를 지나쳐갔다. 맥주 하나 마시려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다ㅋㅋㅋ 그만큼 카지노 맥주에 진심이었음.

  겨우 서버를 한 번 붙잡았더니 우리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길래 달랑 6달러만 들고 내려온 우리는 서버를 그대로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린 불굴의 한국인. 숙소로 올라가 여권 챙겨서 다시 내려왔다. 그렇게 끝끝내 얻은 1.5달러짜리 카지노 맥주(둘이 합쳐 3달러를 팁으로 줬다). 정말 힘들었다.

할라피뇨 감자칩과 함께 마시니 꿀맛


  카지노 맥주 들고 올라와서 오늘 CVS에서 산 할라피뇨 감자칩을 펼쳐 놓고 그레이스 앤 프랭키 한 편을 봤다. 5성급 호텔에서 간식거리 먹으며 이렇게 뒹굴거리는 여행이란. 그 사이에 6대 캐년 투어에서 내일 오전 6시 반쯤 호텔 앞으로 픽업하러 오겠다는 카톡이 왔다. 드디어 내일이면 그 유명한 그랜드 캐년을 보러 간다. 여기도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요르단과 남미를 돌고 나니 이젠 어떨지 모르겠다. 내가 그려왔던 그 모습 그 감동 그 자체 일까, 아니면 생각보다 실망스러울까?


3. 비용

  • 숙소 - 무료
  • 식사 - 저녁 18달러, 킷캣 7달러, 카지노 맥주 2병 3달러
  • 관광 및 투어 - 라스베가스 24시간 교통권 8달러, 6대 캐년 투어 추가 비용 3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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