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페루] 1일차 야간 버스에서 살기, 페루 치클라요에서 침보테로 가는 버스에 하루종일 앉아있느라 엉덩이에 쥐 나는 중

딩동빵 2022. 11. 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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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정

  • 오전 1시-2시 반) 에콰도르 출국 심사 및 페루 입국 심사
  • 오전 2시 반-10시 반) 페루 치클라요 버스 터미널 도착
  • 오전 11시-오후 1시 반) 페루 침보테행 버스 티켓 구매 후 근처 몰에서 점심 식사
  • 오후 2시 반-10시 반) 침보테 버스 터미널 도착
  • 오후 10시 반-12시) 와라즈행 버스 티켓 구매 후 대기


2. 사진과 감상

새벽 1시에 도착한 입국 심사관


  페루 치클라요행 야간 버스에 몸을 싣고 자다 깨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버스가 멈추는 바람에 깼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버스 안내원이 뭐라 뭐라 하는 말을 흘려들을 뻔했는데 옆에서 친구가 여권 들고 나가라는 것 같다고 해줘서 눈이 번쩍 뜨였다. 벌써 에콰도르-페루 국경선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하나보다. 시간은 새벽 1시. 과야킬에서 3시간 정도를 달려온 거다. 구글맵을 켜서 보니 Huaquillas라고 뜬다. 무사히 에콰도르를 나와서 안심이 되었음.

  여튼 사람들을 따라가니 에콰도르 출국장과 페루 입국장이 한 건물 안에 함께 있는 기묘한 풍경을 마주했다. 왼쪽에서 에콰도르 출국 도장을 받아 오른쪽으로 넘어가면 페루 입국 심사를 하는 형식이다. 여기서 수월하게 에콰도르 출국 도장을 받고 페루 입국까지 잘 마무리되는 줄 알았으나... 문제가 생겼다. 처음에는 한국 신여권이 익숙지 않은 페루 입국 심사관이 내 여권을 들고 한참 헤매느라 시간을 한참 잡아먹었는데(결국 친구 여권이랑 비교해가며 처리함), 내가 무사히 도장을 받자마자 친구가 경찰과 어디론가 이동하는 거다.


페루 경찰서 구경
친구가 무고한 여행객임을 증명해주는 서류


  뭐가 문제냐고 친구에게 물으니 친구가 자기도 모른다고... 그래서 일단 친구 따라 함께 경찰이 이끄는 곳으로 따라갔다. 입출국 심사관 바로 옆에 경찰서가 붙어 있던데 얼결에 페루 경찰서 구경도 하게 됨. 우린 여전히 아무런 영문도 모르는 채였고, 결국 나중엔 버스 안내원도 따라와서 경찰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버스 안내원이 영어를 조금 해서, 경찰과 스페인어로 한참 뭐라고 소통하길래 무슨 일인지 설명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이유를 듣고 나서는 무척 어이없었음. 친구가 인터폴 지명수배범과 겹치는 정보가 있어 그와 다른 사람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 다행히 친절한 페루 경찰이 우리에게 번역기를 써서 '잘 해결될 것이다, 페루 경찰은 당신의 편이다'라고 알려주기도 했다ㅋㅋㅋ 하지만 일처리가 느려 터진 건 어쩔 수 없었는지 1시간 반 가량 경찰서에 잡혀 이것저것 서류 작성하고 지장 찍고 난리부르스를 췄다.

  결국 새벽 2시 반에서야 페루 입국 도장을 받고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인터폴에 지명 수배된 미국 국적 윤 씨가 도대체 무슨 범죄를 저질렀기에 국제 범죄자가 되었는지 궁금해서 버스 안내원한테 더 물어봤는데, 적색 등급은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엄중히 다룰 만한 사안이기는 했다. 하지만 아직도 친구와 그 사람이 뭐가 비슷해서 연관이 되었는지 이해가 안 됨. 이름도 다르던데...


치클라요 - 침보테행 버스 티켓 구입 완료


  힘들었던 페루 입국 심사를 마치고 이제부터는 페루 도로를 달려 치클라요로 간다! 다행히 버스는 오전 10시 반쯤에 치클라요 버스 터미널(아래 링크 주변 참고)에 도착했다. 출입국 심사에서 시간이 예정보다 더 걸린 걸 감안해도 빨리 도착한 편이었다.

  도착한 즉시 다음 행선지인 침보테행 버스 티켓을 사야 했다. 이제 페루로 넘어온 탓에 에콰도르 끌라로 유심도 먹히지 않아 정보를 더 알아볼 수 없었다. 아쉬운 대로 치클라요 버스 터미널에 연 버스 회사를 둘러봐야 했는데, 다행히 Flores라는 회사가 침보테행 버스 티켓을 팔고 있었다. 인당 11달러랬는데 2명에 20달러로 해달라 하니 깎아줬다. 협상이 안 될 것 같아도 일단 질러보자ㅎㅎ

  침보테행 버스는 오후 2시 출발 예정이라 그 사이에 3시간 정도가 비길래 유심을 좀 해결해보기로 했다. 버스 터미널에 있는 작은 슈퍼에 가서 물어보니 자기는 끌라로는 취급하지 않고, 근처에 있는 몰에 온갖 통신사가 다 있다고 알려줘서 고맙다 하고 그 몰에 가서 유심을 구해보기로 함!


Ovalo Señor de Sipan

Ovalo Señor de Sipan · 64RP+RVM, Chiclayo 14002 페루

관광 명소

www.google.com


페루 툭툭 타고 근처 몰 가기


  일단 몰에 가기로는 했는데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어 터미널 입구에서 헤매고 있자 틈을 놓치지 않는 툭툭 기사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1달러를 외쳐댔다. 고민하다가 근처 길도 모르니 편하게 갈 겸 1달러 내고 타고 가기로 함. 옛날에 태국에서 툭툭 타봤던 거 이후로 처음 타는 툭툭인데 여전히 탑승감은 구렸다ㅋㅋㅋ중간에 가다가 주저앉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몰 앞에 무사히 내려주었다.

Mall Aventura Chiclayo

Mall Aventura Chiclayo · 64PQ+PFP, Chiclayo 14011 페루

★★★★☆ · 쇼핑몰

maps.google.com


멀티레드(MultiRed) ATM에서 출금 완료


  치클라요 몰은 생각보다 컸다. 다행히 1층에서 끌라로(Claro)를 바로 찾아 유심 옵션을 구경했다. 에콰도르에서 산 끌라로 유심칩은 페루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데, 그 반대는 된다고 하더라. 우린 아쉽게도 새 유심칩을 사야 했다. 30일에 10GB 플랜으로, 유심칩 가격까지 포함해 인당 70솔이 들었다. 그런데 달러나 카드로 결제할 수가 없다는 거다. 치클라요 버스 터미널에 돌아다닌다는 깜비오(환전상) 아주머니들도 못 만나서 환전을 하지를 못한 터라 급하게 환전상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몰에는 환전할 곳이 없었고, 다른 은행도 없었음... 한 가게에 혹시 환전할 수 있는 곳이 있냐고 물었더니 자기들도 잘 모르는데 일단 같이 찾아봐주겠다고 한다. 한참을 같이 걸어 다녔는데 알아낸 게 없어서(ㅋㅋㅋ) 고맙다 하고 우리끼리 ATM을 찾아보겠다고 함. 남미 사람들은 친절하기는 한데 문제 해결엔 영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다행히 2층 푸드코트 쪽에 ATM 세 대가 있어 그곳에서 무사히 현금 인출을 했다. MultiRed가 인출 수수료가 없다 해서 잘 이용함. 하루에 1회 400솔까지 인출할 수 있다.


버거킹에서 잉카 콜라를 만남
배부른 점심 식사와 잉카 콜라


  유심도 무사히 사고 페루 현금도 인출하고 시간이 남아 점심을 먹고 돌아가기로 했다. 푸드코트가 커서 파파존스, 파파이스, 버거킹 등 프랜차이즈 가게가 많아 고르기 힘들었는데, 한국에서도 버거킹에 환장하던 나는 바로 버거킹을 골랐다. 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코카 콜라가 인기몰이를 하지 못했다는 페루답게, 대부분의 메뉴에는 잉카 콜라가 대표 사진으로 올라와 있었다.

  잉카 콜라 맛은 콜롬비아에서 먹었던 분홍색 콜롬비아 탄산음료와 비슷했다. 펭돌이 음료수를 탄산으로 만들면 이런 맛일까? 코카 콜라보다 단 맛이 더 강하고 톡 쏘는 맛은 적은데, 그래서 마일드하게 마시기 편한 느낌이다. 먹다 보면 중독될 느낌.


루쿠마(Lucuma) 맛 소프트콘


  몰에 나가기 전 소프트콘 파는 곳을 발견하고 바로 하나 샀다. 들어올 때도 봤던 곳이지만 2.5달러나 한다고 착각하고 넘겼는데, 나갈 때 다시 보니 2.5 솔밖에 안 하는 거였음. 루쿠마(Lucuma) 맛은 처음 봐서 그 맛으로 했는데 달달한 카라멜 시럽 맛으로 내 입맛에 맞았다! 루쿠마는 페루 대표 과일이란다.


침보테 - 와라즈행 버스 티켓


  돌아올 때도 툭툭을 타고 무사히 버스 터미널로 왔다. 이번에는 4솔로 협상했는데, 처음에 툭툭 기사가 5솔 부르는 걸 보고 친구는 손가락으로 3, 나는 4를 불러 주변에 있던 툭툭 기사들이 빵 터졌다. 3은 안 받아줄 줄 알아서 4 불렀던 건데ㅋㅋㅋㅠㅠ 어쨌든 오후 2시 15분쯤 무사히 침보테행 버스에 탑승해서 오후 10시쯤 침보테 버스 터미널에 내렸다. 오후 7-8시쯤 도착할 거라 했는데 중간에 자꾸 멈췄다 출발해서 그런지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침보테 버스 터미널은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는 곳이었다. 늦은 시각이라 버스 회사들도 많이 닫은 와중에 가장 유명한 버스 회사인 크루즈 델 수르는 와라즈행 버스가 없다고 해서 다른 회사인 Julia Caesar에서 티켓을 끊었다. 가장 싼 2층 좌석인 까마(Cama)인데도 인당 40솔이나 하길래 얼마나 좋은 버스인지 빨리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그나저나 버스 탑승 시간은 오후 11시 55분이라 또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에콰도르에서 페루 와라즈로 싸게 가는 길 무척 험난하다... 과야킬 버스 터미널에서부터 대기 시간과 이동 시간을 총 합치면 벌써 33시간 정도 지났음. 고비가 눈앞에 보이긴 하지만 둘 다 지쳐가고 있다.

3. 비용

  • 숙소 - 없음
  • 식사 - 점심 22.5 솔, 소프트콘 2.5 솔, 간식 6 솔
  • 교통 및 관광 - 툭툭 0.5달러, 치클라요 - 침보테행 버스 티켓 10달러, 침보테 - 와라즈행 버스 티켓 40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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