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여름 폭염기 고양 쿠팡 물류센터 오후1 타임 18-04시 근무 IB 파트 후기
드디어 고대하던 쿠팡 알바 근무를 마쳤다. 왜 고대했느냐 하면,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 영화 '야채극장 베지테일'에서 적재 컨테이너가 상하좌우로 끝도 없이 늘어진 거대한 마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는 탓이다. 그래서 코스트코도 실제로 가본 적 없지만 대충 그런 그림일 거라 생각하고 언젠가 가보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는 대학교 1학년부터도 쿠팡 알바를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혼자 가기는 무서워서 쭉 미루다가... 급하게 결정된 여행 자금을 마련하느라 열심히 알바를 뛰고 있는 요즘, 피곤해서 그 무엇도 두렵지 않길래 바로 질렀다. 그냥 알바몬 뒤지다가 일급 11만 원이라는 걸 보고 이틀쯤 고민하다가 이번 주 주말에 냅다 신청했다. 그리고 7월 30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시작해서, 쭉 밤을 새우고 새벽 4시 반 셔틀을 타고 집에 왔다. 이제부터 여름, 그것도 폭염기에 처음 쿠팡 알바를 가 본 신규 지원자의 입장에서 후기를 써보려 한다.
1. 근무 타임 결정 및 신청 방법
[1] 근무 지역 및 노선 확인
신규 신청 방법은 아주 간단하나 스피드와 빠릿한 정신이 필요하다. 먼저, 알바몬에서 가고 싶은 쿠팡 센터를 물색한다. 내가 고른 기준은 (1) 일급과 (2) 나의 거주지까지 셔틀버스가 오는지였다. 자가가 없으니 셔틀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해야 했고, 그러면 쿠팡 노선을 전부 확인해야 한다. 다행히 알바몬 쿠팡 페이지나 쿠팡 블로그 등에서 노선을 전부 확인할 수 있으니 천천히 보면 된다.
[2] 근무 타임(오전/오후) 결정
쿠팡에는 오전조와 오후조가 있는데, 각 센터마다 오전/오후 근무 시간도 살짝 다를 수 있으니 알아보고 들어가자. 고양 쿠팡은 오전조는 08-18시까지, 오후조는 18-04시까지 각각 10시간을 배정한다. 10시간 내내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셔틀버스 이동 시간까지 포함하면 거진 12시간을 쿠팡에 쏟아부어야 한다. 오전조로 일하고 최저시급을 받으면 대략 8-9만 원 정도인데, 성에 안 찼다. 그래서 고작 하루인데 괜찮겠지 싶어 일급 10-11만 원을 주는 오후조로 신청했다.
[3] 근무 부서(IB/OB/HUB) 결정
쿠팡 물류센터는 근무 부서도 나뉜다. InBound(IB), OutBound(OB), 그리고 HUB로 나뉘며, 간단하게 말하면 IB는 입고, OB는 출고, HUB는 상하차라고 보면 된다. 근무 신청 문자 양식에 부서를 선택해서 보내야 하거나, 각 부서마다 문자를 송신할 번호가 다르게 주어지기도 하는데, 그건 알바몬 쿠팡 알바 모집 공고가 올라올 때마다 바뀌니 그때그때 확인하는 게 좋다. 나는 상하차만 아니면 다 괜찮았기에 우선 어떤 부서든지 괜찮다고 썼다.
[4] 쿠펀치 앱 다운로드 및 지원 문자 보내기
이렇게 근무할 쿠팡 센터와 근무 타임을 결정하고 나면, 시간에 맞춰 문자를 빠르게 보내야 한다. 늑장 부리다 보내면 근무 TO가 금방 마감되기 때문에 물류센터 문턱도 못 밟아볼 확률이 크다. 오전 근무는 전날 자정에, 오후 근무는 전날 오후 6시에 보낸다. 일주일 뒤에 근무할 내용을 미리 보내봤자 '하루 단위로 근무 신청 받는다'라는 답장만 오기 때문에, 근무 지원일 전날에 시간 맞춰 빠릿하게 보내자.
보내고 나서도 긴장을 놓으면 안 된다. 근무를 도와주겠다는 문자가 쿠팡 블로그 링크와 함께 올 텐데, 그럼 배정된 근무 파트를 확정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앱이 '쿠펀치'로, 문자 신청하기 전에 미리 깔아두면 좋다. 출퇴근을 전부 쿠펀치로 기록하기 때문에 해당 앱은 쿠팡 근무 시 꼭 필요한 앱이다. 신규 지원자는 문자 신청으로 먼저 하되, 한 번이라도 쿠팡 알바를 해 본 경험이 있는 기존 지원자는 쿠펀치 앱으로 바로 지원하면 된다. 아래 링크에서 쿠펀치 계정 생성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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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셀프 스케쥴링 및 근무 확정
문자를 제시간에 잘 보냈다고 근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지원 후 셀프 스케줄링을 안내하는 문자가 올 텐데, 이 셀프 스케줄링까지 잘 마치고 이후 확정 문자가 와야 최종 근무 확정이다. 셀프 스케줄링은 본인이 근무할 물류센터와 교대 시간을 선택하고 해당 근무 타임을 신청하는 과정으로, 문자는 단순히 신규 입사자의 지원을 확인하는 용도일 뿐, 스케줄링이야말로 진정한 지원 서류라 볼 수 있다. 쿠펀치 셀프 스케줄링 또한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면 쉽다.
쿠펀치 셀프 스케줄링 (신규 알바지원)
고양 CFS 쿠펀치 셀프 스케줄링(신규 알바지원) 안내입니다 쿠펀치를 처음 하시는 분은 아이디 생성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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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스케쥴링을 완료했다면 쿠펀치의 '나의 스케줄' 탭에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신규 입사자는 보통 우측 상단에 '대기 중'이라는 문구가 뜨는데, 이 문구는 크게 신경 쓰지 말자. 중요한 것은 카카오톡이나 SMS로 오는 확정 문자. 아래는 내가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이고, 첫 줄의 출근 확정이라는 단어를 확인한 뒤 출근 준비를 했다. 셀프 스케줄링은 7/29일 오후 8시쯤 했고 근무 확정 메시지는 7/30일 오전 3시쯤 받았다. 나는 이 문자를 받고 내가 어떤 부서에서 근무하게 될지 처음 알게 됐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IB가 뭘 하는지 몰랐기에 마냥 호기심만 솟았다.
3. 출근 및 신규 입사자 교육
[1] 준비 및 셔틀 버스 탑승
출근할 때 신분증은 꼭 챙기자. 쿠팡 센터 내의 음료 자판기는 전부 300원이라길래 동전으로 300원도 챙겨갔다. 그 외에 차 안에서 읽을 책 한 권과 버즈 무선이어폰, 스마트폰 정도만 가져갔고, 여름이니까 반팔을 입되 물류센터가 어떤 상태일지 모르니 긴 바지를 입고 갔다. 가끔 밤에 쌀쌀하다고 하는 후기를 봐서 겉옷을 챙겨갈까 했는데, 짐이 될 것 같아 그만두었다.
주어진 셔틀버스 시간에 맞추어 집 앞 정류장에 나갔다. 셔틀버스가 쿠팡 버스인지 확인하려면 버스의 앞면을 보면 된다. 그보다 더 정확하고 싶다면 누가 봐도 쿠팡에 가려고 모인 사람들 무리를 따라 행동하면 된다. 셔틀버스가 오는 시각에 픽업 장소에 나가 있으면 쉽게 보인다. 그렇게 셔틀버스를 타고 가다가, 금일 안전교육 대상자라는 문자를 받았다. 신규 입사자에게 전부 돌리는 문자 같은데 어차피 처음이면 카드키니 원바코드니 아무것도 모르니 문자가 안내하는 도크로 가서 물어보면 된다. 고양 쿠팡은 관리자들이 전부 친절해서 정말 사소한 거 하나 물어봐도 친절히 답해준다. 셔틀버스는 5시 반쯤 고양 쿠팡 물류센터에 도착했다.
[2] 버스 하차 후 신규 근로자 교육
그래도 처음 가서 하는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면, 먼저 출퇴근 도크 책상에 붙어 있는 쿠팡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쿠펀치 앱에 들어가 '체크인/아웃' 탭에서 체크인을 지정하면 된다. 고양 쿠팡 IB 오후조는 6층 B동 10번 도크가 안내지였다. 쿠팡 와이파이는 인터넷이 되지 않고 물류 센터 내에서만 사용하는 와이파이로, 해당 와이파이를 연결해야 앱 내에 근무자 정보가 연동되어 나오므로 꼭 데이터는 끄고 쿠팡 와이파이를 연결해야 하자. 아니면 체크인/아웃 버튼이 아예 뜨지 않는다. 그리고 체크인을 할 때 센터나 근무지 관련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 해당 정보도 지정된 도크 책상에 잘 붙어 있으니 천천히 확인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체크인을 완료하면 근무자 QR이 뜨는데, 이 QR을 관리자에게 보여주면 카드 목걸이를 받는다. 이 카드 목걸이에는 사물함 열쇠도 달려 있으니 귀중품은 사물함에 보관하고 잠그면 된다.
그렇게 하고 나면, 6층 휴게실에서 오후 6시까지 기다리다가 몇 가지 서류 작성을 하고 신규 입사자 교육을 받는다. 회사 내 성희롱 예방 교육과 보안 및 안전 교육 등 영상을 시청하고 나면 근무지로 나뉘어 각 파트별 간단한 현장 교육을 받는다. 영상의 길이 자체는 매우 짧은데 영상 시청 사이사이에 시간이 많이 뛰기 때문에 일반 교육만 2시간은 받았다. 여기서 공포스러운 점은, 교육받는 중간중간 관리자들이 통화를 하는데, 이 통화가 대부분 '어떤 파트에 근무자가 모자라니 몇 명을 여기로 보내라' 등의 내용이기 때문에 하나의 통화가 끝나면 갑자기 몇 명이 차출되어서 다른 파트로 보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처음에 배정된 IB/OB/HUB 등의 구분은 실제 근무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거의 의미가 없다(그마저도 어제는 실제 근무 도중에도 인원 변동이 계속 있었다). HUB나 ICQA 등에서 지원 신청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고, 보통 OB 인원 중 일부가 그쪽으로 가더라. IB는 나름 대변동에서 안전했다.
[3] 현장 및 파트별 교육
그렇게 각 파트별 인원이 바뀌고 나서, 현장에서 사용하는 실제 도구를 보여주며 앞서 했던 안전 및 도구 사용 교육을 반복한다. 이후 각 파트별 교육 관리자가 파트 인원을 인솔해 가고, IB는 다시 휴게실로 돌아가 IB가 무엇인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교육받았다. 이런 교육까지 전부 마치고 나니 오후 8시 40분쯤 되었다. 아싸, 2시간 40분은 앉아서 돈을 번 셈이다! IB는 InBound의 약자로, 입고 과정을 관리하며, 상품을 '입고'해서 '진열'하는 세부 과정으로 나뉜다. 나는 그중 '진열' 파트로 근무했다.
[4] IB 진열 파트 교육
IB 진열 파트는 매우 쉽고 간단한 업무지만 스피드보다는 정확성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IB에서 상품 진열을 하고 PDA 단말기에 기록을 올리면 쿠팡 사이트에서도 해당 상품의 재고 기록이 갱신되기 때문이다. 잘못 기록하면 없는 상품을 있다고 하거나, 상품의 잔여 개수가 틀려 주문을 못 진행하게 된다. 근무자는 물류 센터를 돌아다니며 '토트'에 담긴 상품을 OB, 즉 출고 담당자들이 확인하기 편리하게 진열대에 올리고, 해당 진열대에 특정 종류의 상품이 총 몇 개가 있는지를 PDA로 기록하게 된다. '토트'는 바코드를 달고 있는 상자로, 성인 남성이 팔을 한아름 둘렀을 때의 크기 정도이며, 진열대는 소/중/대의 세 가지 크기로 나뉘어진 '빈'으로 채워져 있고, '빈'은 일종의 진열대 영역 구분이라고 보면 된다. 정말 쉽다, 상품을 진열하고 기록하면 끝이라니. 나는 이 설명을 듣고 설렜다. 정리하고 기록하는 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데! 그런데 오산이었다.
4. 근무 과정
[1] 입장
고양 쿠팡은 층마다 3개의 작은 층으로 또 구분된다. 맨 아래를 그라운드, 중간을 M1, 가장 위층을 M2라고 한다. 나는 M2로 배정되었는데, 관리자가 아무 준비도 없이 올라가면 더워서 죽을 거라고 한다. 여름인 것을 까먹고 있었던 나는 어리둥절했다. 6, 7층에 비치된 얼음물을 하나씩 들고 지정된 구역의 M2 층으로 향했다. 얼음물은 인당 1병 공짜인데, 나는 폭염에서 얼음물 덕분에 버텼다. 여름에 근무한다면 얼음물은 꼭 잊지 말고 챙겨가자(집에서 챙겨올 필요는 없다).
들어갈 때 금속 탐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전자기기는 전부 출입 불가이다. 외부에서 들여온 물은 포장지를 전부 제외해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데, 쿠팡 센터에서 받은 얼음물은 그대로 들고 가도 괜찮다. 그런데 지금 시기는 폭염기라 이러한 조항이 조금 완화되었다. 전자기기 중 미니 선풍기와 보조 배터리 등은 탐지문 통과 시 관리자에게 확인받고 가지고 들어갈 수 있고, 외부 간식도 작은 것 5개까지는 허용한다. 그래도 이런 조항은 시기마다 바뀌니 설명을 꼭 잘 듣자.
[2] 근무 과정
들어가서 개인마다 PDA와 목장갑을 받는다. PDA는 휴대 단말기로 바코드 찍고 기록하는 용도로 쓴다. IB 진열은 PDA를 계속해서 터치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자가 목장갑의 두 번째 손가락 부분은 잘라서 주는데, 만약 안 해준다면 직접 자르자. 목장갑은 개인이 지참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하루 근무하고 나면 진짜 더러워지고 너덜나서 버려야 한다. PDA의 배터리를 조립하고 내부 앱에 들어가 로그인을 하고 나면, 이제부터 토트 카트를 끌고 다니며 진열을 시작하면 된다. 처음에는 적응할 겸 토트 세 개를 끌고 다니며 진열을 하라고 하는데, 익숙해지면 한 번에 5-6개 정도 끌고 다니는 것이 편하다. 토트 카트를 옮기는 것도 꽤 힘들기 때문에. 이후로는 계속 단순노동의 반복이다.
① 토트 카트에 토트 채우기
② 진열할 토트의 바코드를 PDA로 찍기
③ 토트 내에 진열할 상품의 바코드를 PDA로 찍기
④ 해당 상품을 진열할 적절한 크기의 빈 공간을 찾아 해당 위치 바코드를 PDA로 찍기
⑤ 진열할 상품의 바코드를 다시 PDA로 찍어 상품 개수 기록하기
⑥ PDA의 앱에서 해당 상품 진열 완료 누르기
⑦ 토트 내의 상품을 전부 비웠다면 PDA 앱에서 토트 진열 완료 누르기
살짝 조심해야 할 부분은, 겉으로는 똑같이 생긴 물품이어도 상세 정보가 달라 실제 바코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PDA로 상품 개수를 기록할 때 물건별 바코드를 하나하나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물건 같다고 한 물건의 바코드를 여러 번 찍다간 큰일난다. 서로 다른 상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상품 개수가 누적되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만 한다면 쉽게 알아챌 수 있다. 핸드폰 케이스나 신발이 이렇다. 똑같이 생긴 폰케이스인데 기종이 다르다거나, 똑같이 생긴 신발인데 사이즈가 하나 다르다거나 등등. 또는, 바코드 찍는 소리가 나면서 상품 개수가 카운팅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바코드를 찍을 때 개수 숫자가 올라가는지도 확인해주자.
그리고 실수하면 대충 넘기지 말고 그냥 관리자에게 전달하자. 가끔 토트 내의 상품을 전부 진열해서 비웠는데, PDA 앱에서 토트 진열 완료를 누르면 토트 내 상품이 남아있다고 뜨는 경우가 있다. 이는 본인의 실수일 수도 있지만 입고 근무자의 실수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해당 문제의 토트를 관리자에게 넘기고 PDA 앱에서 리포트하면 된다.
대망의 근무 시간은 다음과 같다. 어제자 실근무시간은 약 6시간 정도.
OT 때는 얼른 현장 근무 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고, 첫 근무 타임은 익숙해지느라 나름 재미있었고, 야식 시간은 밥이 부실했지만 아이스크림이 공짜라 즐거웠는데, 이후 근무 시간부터 헬이었던 것 같다. 더워 뒤지겠는데 근무 장소가 오픈된 장소였기 때문에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만 있어 전혀 시원하지가 않았다. 토트 카트를 끌고 다니는 것도 힘이 들어 더 땀이 나기도 했고. 게다가 신나는 KPOP 곡을 틀어준다고 하던데 IB 파트는 노래 하나 없이 조용해서 더 지루했다. 중간 휴식 시간에는 아이스크림 가지고 와서 휴게실에 앉아만 있었고, 이후 마지막 근무 시간은 가장 끔찍했다. 일이 익숙해져서 이제 재미도 없는데 덥기까지 하고 눈이 막 감긴다 졸려서. 오전 3시 반쯤 되니 주저앉고 싶었다. IB 진열 업무 자체가 어렵진 않았기 때문에 지친 원인은 더위였을 것 같다.
5. 퇴근 과정
그렇게 녹초가 되어서 일을 끝내고, 재미는 개뿔 흥미도 전부 잃어버린 동태 눈깔로 집에 가는 차를 타고 뻗었다. 퇴근할 때에도 셔틀버스를 운영하는데,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층이 출근할 때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본인 노선을 잘 확인하고 엘리베이터 등에 붙어 있는 셔틀 노선표를 확인하자. 모르겠으면 관리자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리고 오전조는 오후 6시 이후, 오후조는 오전 4시 이후에 꼭 쿠펀치에 들어가서 체크아웃을 눌러야 정산이 올바르게 된다. 퇴근을 일찍 했더라도 쿠펀치 퇴근 시간은 지켜 체크아웃을 눌러주자. 이때 데이터를 사용하면 안 되고 꼭 쿠팡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해야 근무자 정보가 연동되어 나타난다!
6. 근무 팁과 총체적 후기
고양 쿠팡에 IB 파트 오후조로 처음 근무하러 가게 되는 경우,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은 다음과 같다. 특히 여름, 폭염인 것을 감안하여 작성하니 다른 계절에 가는 사람들은 적절히 걸러 들읍시다. 또 쿠팡 알바 후기를 보면 언어 폭력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고양 쿠팡은 관리자들이 대부분 친절해서 걱정할 건 없다.
① 식후땡 아이스크림은 인당 1개 공짜로 마음껏 즐기자. 사실 나는 식후땡과 휴식 시간에 하나씩 총 두 개 먹었다.
② 미니 선풍기 챙겨가면 좋다. 물류센터 내 선풍기는 의미가 없다.
③ 모르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대부분 친절하게 알려준다. 아니면 같이 모르거나.
④ 휴식시간에는 꼭 휴게실 가서 앉아있자. 근무하면서 발빠지게 돌아다니기 때문에 충전이 필요.
⑤ 적당히 요령껏 진열하자. 열심히 해봤자 받는 금액은 똑같고 할당량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⑥ 얼음물은 나가고 들어올 때마다 하나씩 챙겨가자. 금방 녹고 미지근해진다.
⑦ 당 떨어진다고 초코류 챙겨가라 하던데, 고양 쿠팡 IB 진열 센터는 넓어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으니 챙겨가자.
그래서 다시 쿠팡 근무를 신청하겠냐고 묻는다면, 음, 아니. 하기 싫다. OB를 해보지 않아 어떤 공정이 가장 쉬운가, IB가 가장 쉬운가에 대한 답을 할 순 없지만, IB도 엄청 간단하고 쉬운 반복 업무였는데 이 더위에 그 반복 작업을 밤 새가며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로 하기 싫다. 급전이 필요하고 날씨가 선선하다면 나쁘지 않을지도. 그래도 지금 당장으로선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냥 좀 쉬고 싶다.
내가 봤을 땐, 살면서 쿠팡 일용직 근무 한 번 정도는 꿀이다. 신규로 입사하면 신규 근로자 교육으로 3시간을 농땡이 부릴 수 있어 총 작업 시간은 실제로 6시간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번째 가면 3시간을 꽉 채워서 총 9시간을 일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공휴일이라 일당이 두 배 되는 거 아니면 별로 생각 없어졌다. 자고 일어나서 근무 기억이 어느 정도 아득해진 상태에서도 이러는 거 보면... 마지막 근무 타임이 어지간히 끔찍했나 보다. 결론, 신규 특혜를 누리고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