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일차 아테네의 하늘 아크로폴리스를 보며 플라카 거리를 걷다

푸른 하늘 아래 파르테논 신전은 무척 더웠다

1. 일정

• 오전 8시-9시 반) 난관이 많았던 스파게티 요리
• 오전 10시-10시 반) 숙소 앞 재래시장 구경
• 오전 11시-오후 1시) 아크로폴리스 탐방
• 오후 1시-5시) 모나스티라키 광장 및 플라카 지구 탐방
• 오후 5시-6시 반) 저녁 식사
• 오후 7시-8시 반) 루프탑 바에서 아크로폴리스 야경 구경

2. 사진과 감상

잘 안 드는 칼과 겨우 찾은 도마와 양파 한 개

조그마한 팬 위에 아라비아따 생면 파스타 만들기

식비를 아낄 겸 어제 마트에서 장 봐 온 재료를 가지고 아라비아따 스파게티를 만들기로 한 게으름뱅이들. 미적 미적대다가 겨우 인덕션과 도마를 찾고 파스타 만들기에 도입했는데 인덕션이 계속 꺼지고 켜지길 반복해서 파스타 면을 익히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그래도 결국엔 완성해서 1시간 만에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파스타 면이 젤리같이 쫜득거리며 이에 마구 달라붙었는데 먹다 보니 참을 수 있었다. 친구가 검색해보니 생면을 산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쌌는걸. 돈을 아낀 것에 감사하자.

싱싱한 제철 과일이 잔뜩

과일 아주머니의 후한 인심 덕에 푸짐한 과일상

아침도 먹었겠다, 늦기 전에 아크로폴리스로 향하려고 숙소를 나섰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어제는 보이지 않았던 장터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게 아닌가! 꼭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문고리를 돌리면 다른 곳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어제와는 완전히 색다른 풍경이었다. 찾아보니 그리스의 재래시장인 '라이키 아고라'라고 한다.

어리둥절한 것도 잠시, 싱싱한 과일을 엄청 늘어놓고 팔길래 친구가 요르단에서부터 먹고 싶어 했던 납작 복숭아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납작 복숭아는 철이 지나 없었고... 아쉬운 대로 복숭아 두 알과 거대 포도를 닮은 과일(독일 유학생의 말로는 자두라고) 네 알을 샀다. 인심이 후한 그리스 아주머니가 서비스라며 모과와 사과를 하나씩 더 챙겨주셨다. 그리스에 와서 인종차별을 당할까 걱정했는데 너무 친절해서 오히려 감동받았다.

아크로폴리스를 가는 길 아테네 시내의 색감이 감각적이다

원색이 무척 잘 어울리는 그리스의 거리

그리스의 시내는 원색 포인트를 가지는 건물이 많아 어딜 가나 눈이 즐겁다. 숙소에서부터 아크로폴리스로 가는 길에도 사진 찍기 좋은 스팟을 여럿 발견해서 가다 멈추다를 반복하며 가느라 꽤 오래 걸렸다.

나무도 잘 타는 그리스의 턱시도 고양이

그러다 나무를 타는 고양이도 발견했다. 나무의 윗면에서 편안히 자세를 잡고 그루밍하는 녀석이 너무 귀여워서 대여섯 장은 찍은 것 같다. 오늘 햇살이 뜨거웠는데 딱 그늘진 곳 위 시원하게 올라가 있는 걸 보니 똑똑한 친구다.

언덕 위에 흘끗 보이는 파르테논 신전

친구와 난 세계사 및 역사 알못이라 아크로폴리스에 오기 전 아침을 먹으며 '아테네 세계사 10분 정리'와 같은 영상을 여러 개 챙겨봤다. 그걸로 모든 걸 이해할 순 없었지만 아크로폴리스에 와서 '와, 순 기둥 천국인데 다 똑같이 보인다!' 정도의 감상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침의 특훈이 어떤 효과를 낳을지 올라가 보면 드러날 테다. 마침 파르테논 신전의 끄트머리가 보였다. 다만 낮의 기온이 26도이나 체감 온도는 30도를 훌쩍 넘겨, 아직 아크로폴리스에 오르지도 않았는데도 땀이 뻘뻘 나고 지쳐갔다.

아크로폴리스로 향하는 길목에 그림을 파는 사람들이 많다

아크로폴리스로 향하는 계단에서 어떤 사람이 관광객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나가다 멈춰서 보니 산토리니, 아크로폴리스 등 그리스의 여러 명소를 그린 그림이었다. 사촌이 프랑스 파리에 가서 관광지 명소의 풍경을 그린 그림을 몇 장 산 게 기억났다. 그림이 전부 아름다워 내려올 때 다시 봐야겠다 눈여겨보고 언덕을 마저 올라간다.

언덕을 올라가니 사람이 정말 많다! 일단 보이는 가장 긴 줄에 섰는데, 절반쯤 왔을 때 뒤에 계셨던 아주머니들께서 알려주시길 티켓 구매 줄은 따로 있고 여기는 입장 줄이라고. 친구가 부랴부랴 우리 티켓을 사 왔다. 티켓 줄은 그리 길지 않은데 입장 줄이 엄청나게 길다. 아크로폴리스 아래 언덕을 빼곡히 매울 만큼. 우리는 아크로폴리스 통합권을 알차게 쓸 자신이 없어 아크로폴리스 입장권만 샀고, 만 25세 미만이라 각 10유로로 싸게 구매할 수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아테네의 아기자기한 풍경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은 정말 넓었다

드디어 아크로폴리스 입장! 큰 기대는 없다지만 그래도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들어가 본다. 맨 처음 만난 것은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 헤로데스가 자신의 아내 레길리아를 기리기 위해 지은 극장이라는데, 요르단의 제라시에서 본 원형 극장과는 스케일이 다르다. 현재 실제 공연장으로도 사용하고 있을 만큼 보존도가 높고, 전망 뷰가 정말 아름답다. 다만 블로그를 쓰며 찾아보니 헤로데스는 유능했지만 폭력적인 사람으로도 유명했고, 그의 아내 레길리아는 가정폭력으로 사망했다는 글이 있다(감동이 팍 식었다).

아레이오스 파고스 언덕에도 많은 사람들이 올라 있다

파르테논 신전을 향하는 문에서 하늘을 찍다

문의 기둥 사이로 밝게 쏟아지는 푸른 하늘빛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을 지나 사람들의 발길을 따라 이동했다.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고대 그리스 신전의 장엄한 모습이라기보다는, 바닥을 빽빽이 채운 정말 많은 사람들이었다. 아크로폴리스 꼭대기에 위치한 파르테논 신전으로 향하는 길목은 사람들의 발길이 하도 많아 반들반들 미끄러워졌을 정도. 페트라의 알 카즈네도 이렇게 많은 사람은 없었는데, 아테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올라가는 길 반대편에 보이는 아레이오스 파고스 언덕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었다. 과거에는 법정 역할을 했었고 지금은 석양 뷰포인트로 유명하다고.

아크로폴리스 언덕을 빽빽히 채운 인파

부서지기 전에 얼마나 아름다웠을지 가늠이 안 된다

그렇게 드디어 눈앞에 마주한 파르테논 신전.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수호신 아테나를 모신 신전으로, 규모나 정교함이 정말 감탄스럽긴 하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여러 번 파괴되어 현재까지 복원 공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공사를 하고 있는 한쪽 면이 보기 흉하다는 것과, 사람들이 정말 많아 좋은 사진을 찍기 어렵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 웅장함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지붕을 머리에 이고 있는 여인들

파르테논 신전에 비해 작지만 역시 큰 편

파르테논 신전의 좌측에는 에레크테이온 신전이 있다. 여기에는 '카리아티데스'라고 하는 여성상이 눈에 띄는데, 배신과 패배로 얼룩진 남자들의 전쟁에서 대신 벌을 받게 된 여인들의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저곳에 있는 것은 모조품이고 실제 여인상들은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보는 아테네의 전경

주황빛 지붕과 초록빛 나무들의 조화

신전을 지나 전망대로 향하면 볼 수 있는 풍경들. 수많은 아테네의 주홍빛 지붕이 언덕 아래로 펼쳐져 있다. 고대 그리스는 수많은 폴리스의 연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는데, 주변에 폴리스가 있었을 법한 언덕도 많이 보여 재미있었다. 지금은 그곳에 고대 폴리스는 없지만, 높은 언덕의 도시라는 아크로폴리스에 올라 다른 도시 국가들을 바라보았을 풍경을 생각하니 그리스의 과거를 두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멀리 좌측에 보이는 헤파이스토스의 신전

우측에 보이는 것은 제우스의 신전

전망대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다 저 멀리 신전을 발견했다. 보존도가 가장 높아 신전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는 헤파이스토스의 신전과, 역으로 보존도가 너무 낮아 기둥만 남아 있고 현재 복원 중인 제우스 신전이 있었다. 아크로폴리스 통합권을 사면 두 유적지를 방문할 수 있는데, 그중 헤파이스토스의 신전은 모양이 온전해서 살짝 아쉬워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가까이서 보는 것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신전의 모습이 더 아기자기하고 귀여워 아쉬움이 눈 녹듯 사라졌다. 살인적인 더위에 더는 움직일 수 없던 것도 한몫했다.

아크로폴리스를 나온 길목에 그림 파는 사람이 많다

조그만 그림들도 있었는데 완전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날씨에 패배한 우리는 전망대에서 내려와 아크로폴리스를 나왔다. 나오는 길에 올라오는 길에 봤던 그림을 또 봤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팔고 있다! 나오는 길목에서 이런 그림을 세 번은 본 것 같다. 결국 공산품이었던 것... 그렇게 생각하자 흥미가 뚝 떨어졌다.

월계관 머리띠가 탐이 났지만 사진으로 만족하기

아크로폴리스를 올라가는 길목에 이 월계관 머리띠를 개당 4유로에 판다는 사람이 있었다. 조금 혹했지만 타이밍을 놓쳐 사지 못했는데, 이 머리띠를 쓰고 신전 앞에서 사진을 찍었어도 재미있었을 듯. 하지만 이미 아크로폴리스를 내려오고 있으니 머리띠를 구매해봤자 쓸데가 없기에 사진만 찍었다. 한국에서 월계관을 프린트해온다는 걸 까먹었다.

그리스에서는 그릭요거트지

더위에 지친 몸을 이끌고 그릭요거트를 먹으러 나섰다. 나는 꿀과 견과류 토핑을 얹은 클래식한 맛을, 친구는 체리 열매가 씹히는 맛을 선택했다. 요르단에서 신 요거트를 경험하고 왔기에 여기도 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꿀이 많아서 그런지 엄청 달달하고 맛있었다. 견과류가 좀 쓰긴 하다. 전처리를 안 했나? 그래도 만족! 맛있어서 요거트 싹싹 비우도 레몬 샤벗 아이스크림도 하나 시켜 먹었는데 천국이 따로 없었다.

요르단에서도 봤던 이블아이 장식품이 여기에도

쨍한 파란색이 지중해의 느낌을 물씬 낸다

집에 하나 배치해두고 싶었는데 3개월간 어떻게 들고 다니나

배도 채웠겠다, 플라카 거리를 거쳐 모나스트라키 광장으로 향하기로 했다. 정확히 플라카 지구를 지나갔는지는 모르겠는데, 모나스트라키 플리마켓 거리까지 거치면서 기념품 구경을 많이 했다. 길거리에 상점과 식당이 즐비해서 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았다. 요르단에서 본 이블아이를 여기에서도 봤다. 같은 이블아이인데 기념품들의 스타일이 확실히 다르다. 요르단은 다양한 원색의 이블아이가 있던 반면 그리스는 푸른색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피타고라스의 컵 원리가 매우 궁금하다

그리스 신화를 본딴 말로 만든 체스판도 많다

상점에서 자주 보이던 특이한 모양의 컵도 신기했다. 피타고라스의 컵(The Pythagoras cup)이라 하던데, 컵 안에 있는 선 이상으로 음료를 따르면 컵이 순식간에 빈다고 한다. 컵의 내부 중심에 기둥이 하나 솟아 있고, 컵의 아랫면을 보면 그 기둥과 연결된 공간이 있다. 신기한 원리가 이런 특이한 구조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중요한 교훈을 주는 컵이라 하나 사 가고 싶었는데 과연 3개월 여행 동안 잘 살아 있을까... 아닐 것 같아서 깔끔하게 포기했다.

아무 길거리나 찍어도 전문 사진 같다

분홍, 파랑, 노랑 형형색색의 원색 건물들

모나스트라키 광장을 가는 길거리도 차도 감각적이다! 한국 프로방스에 온 듯한 느낌도 나고... 골목마다 사람이 많아 사진 찍기 정말 힘들지만 유럽 특유의 고즈넉하고 빈티지한 집들이 나를 계속 유혹한다. 다만 너무 더워서 중간중간 시원한 곳을 찾아 상점가를 지그재그로 이동해야 했다.

모나스트라키 광장에서 아크로폴리스가 언뜻 보인다

그렇게 상점 구경도 하고, 길거리 건물도 구경하며 걷다 보니 모나스트라키 광장에 금방 도착했다. 저녁때 보니 광장 중앙에서 즉석 랩 등 공연도 하고, 사람들이 무척 많이 다니기도 하는데 광장 자체에서 할 일은 별로 없다. 광장에서 이어지는 골목골목을 들어가 구경하거나 광장까지 가는 길목에 있는 식당이나 상점을 구경하는 게 더 재미있다.

그리스의 대표 음식 그릭샐러드(Greek Salad)

그리스의 대표음식 무사카(Moussaka)

가지 튀김(Fried Aubergines)

오늘은 아크로폴리스 야경이 보이는 바에서 저녁을 먹을까 했는데, 점찍어둔 바에 끌리는 음식이 없어 지나가면서 본 맛집 Ristorante Scholarchio에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가기로 했다. 원래는 줄이 엄청 길다고 하던데, 그리스인들 저녁 시간(오후 9시쯤)이 아니라 그런지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스에 와서 그릭 샐러드는 시켜봐야 하니 하나 시켰고, 고기 파이 무사카도 하나 시켰다.

그릭 샐러드(Greek Salad)는 한국의 샐러드와 형태가 매우 다르다. 큰 사각형 형태의 통으로 된 페타 치즈를 오이와 토마토, 적양파 등의 샐러드 위에 올려 올리브유를 뿌려주는 형태인데, 건강한 느낌이면서도 맛있었다. 무사카(Moussaka)는 요르단의 것보다 훨씬 더 느끼하고 헤비한 고기 파이 형태이다. 요르단은 토마토 베이스 소스에 감자, 애호박, 가지 등을 깔아 오븐에 굽는 느낌이었는데 그리스는 다진 소고기와 가지 등을 깔고 그 위에 두꺼운 치즈층을 올려 굽는다. 요르단의 무사카보다 고기 맛이 강한 느낌. 가지 튀김(Fried Aubergines)은 큰 기대 안 하고 시킨 건데 가장 맛있었다. 일본의 깻잎 튀김과 비슷하게 튀김옷이 얇아서 가지 본연의 맛이 잘 느껴져서 좋았다. 아니, 누가 그리스 음식이 맛이 없다고 함? 내 입맛에 딱 맞는걸.

아크로폴리스 야경을 보러 바(bar)로 이동

엽서 재질인 친구의 사진

좋은 뷰는 이미 만석이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뷰포인트

저녁도 배불리 먹었겠다, 구글 맵으로 적당한 루프탑 바를 찾아 향했다. Couleur Locale이라는 곳인데, 3층 테라스로 가니 벌써 사람이 만석이다. 아직 일몰도 아닌 오후 7시쯤인데도 이렇게 사람이 많다니, 아크로폴리스의 인기를 실감했다. 난간 쪽에 두 자리가 있길래 그쪽으로 가서 칵테일 두 잔을 시키고 일몰을 기다렸다. 나는 오렌지 향이 나는 Aperol Spritz를, 친구는 소금 향이 나는 Playa de l'Amor를 시켰다. 칵테일 맛은 그저 그랬으나 야경을 보기 위한 자릿세라고 생각하자. 그러나 여기보다 더 높고 좋아 장애물이 없는 루프탑 바도 있는 것 같다(아크로폴리스를 바라보는 기준에서 더 뒤쪽 거리). 다음에 또 온다면 그곳으로 가는 게 좋을 듯하다.

아크로폴리스가 노랗게 빛난다

일몰이 지고 하늘이 어두워지자 아크로폴리스가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해가 지기까지는 체감상 오랜 시간이었지만, 일몰이 끝나고 나니 어두워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어두워질수록 아크로폴리스의 밝은 빛은 점점 더 눈에 띄었다. 아크로폴리스에 그렇게 큰 감흥이 없던 친구도 야경만큼은 정말 아름답다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주변 사람들도 술을 마시다 말고 각기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를 찾아 돌아다니더라.

그리스의 하루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크로폴리스의 야경만 보면 되었기에 충분히 사진을 찍고 계산을 하고 나섰다. 오늘 하루 종일 2만 보나 돌아다녀 얼른 숙소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런데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무척 밝고 왁자지껄했다. 아침이나 저녁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와 늦은 저녁을 즐기고 있었다. 돌아가는 길이 어둡지 않을까 걱정한 것이 무색할 만큼 그리스의 밤은 너무 밝았다ㅋㅋㅋ

하드리아누스 도서관 옆에서 올려다 본 밤의 아크로폴리스

숙소로 가는 길에 오른쪽을 올려다보니 아크로폴리스가 언뜻 보였다. 아테네에 오기 전에, 어떤 블로그 글에서 '아테네는 고대 그리스 조상들의 업적에 취해 발전 없이 살아가는 별 볼일 없는 도시' 따위의 문장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말에 어느 정도는 동감하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때마다 신전이 눈에 들어온다면 그 고루한 자부심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3. 하루 비용

• 숙소 - 27.7유로
• 식사 - 그릭 요거트 4.4유로, 시장 과일 1.75유로, 카페 5750원, 저녁 9.75유로, 바 칵테일 11유로
• 투어 및 관광 - 아크로폴리스 입장권 10유로, 기념품 2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