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의 게임/여행라이프

[이탈리아] 7일차 베니스 리알토 다리 영접하고 나서 비 왕창 맞으며 부라노 섬 돌기 본문

여행

[이탈리아] 7일차 베니스 리알토 다리 영접하고 나서 비 왕창 맞으며 부라노 섬 돌기

딩동빵 2022. 10. 1. 06:16
반응형

물의 도시 베네치아 입성!


1. 일정

  • 오전 8시 반-9시 반) 조식 먹기
  • 오전 11시-오후 3시) 베니스 본섬 구경
  • 오후 3시-7시) 부라노 섬 구경
  • 오후 7시-9시) 동행과 저녁


2. 사진과 감상

꽤 풍성하게 주는 조식
아침에 무조건 커피 한 잔은 꼭 마셔주는 이탈리아인들


  숙소를 바꾸면 늘 기대되는 것은 조식이다. 나는 아침밥을 먹어야 힘이 나는 사람이라... 그런데 다행히 저렴한 숙소 가격치고 정말 괜찮은 조식이 나왔다. 빵이 슬슬 질리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버틸 만하다(하지만 밥이 그리운 건 사실).


비싸디 비싼 베니스의 교통


  오늘은 베니스 본섬을 정복할 예정이라 하루 동안 버스 및 수상버스가 무제한인 24시간 교통권을 끊었다. 숙소 바로 옆에 잡화점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어서 편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21유로였던데 이제는 25유로나 한다. 환율도 오르는데 가격까지 오르다니 지갑이 홀쭉해지긴 했지만 베니스의 교통편은 따로따로 구매해도 너무 비싸기에(수상버스인 바포레토가 9.5유로나 함)... 뽕이나 뽑자는 생각이다.

  티켓을 사고 바로 본섬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탔다. 본섬까지 이어지는 바다 위의 긴 다리를 지나며 내가 상상하던 물의 도시 베니스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처음에는 베니스 거기,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더럽고 냄새나고, 수상 도시라고 해봤자 곤돌라 타고 돌아다니기만 하는 곳 아닌가 싶어서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했는데 안 왔으면 아쉬웠을 뻔했다. 이색적인 도시의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건 말로만 듣거나 그림으로만 보는 것보다 훨씬 가슴이 뛰는 일이었다.

물의 도시답게 곳곳에 다리가 놓여있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오래된 다리
걸어다니는 매 순간이 풍경이다


  버스에서 내려 도시 중심부로 걸어가는데, 벌써부터 조그만 다리가 여럿 보인다. 물 위로 알록달록한 건물이 죽 늘어서 있고 다리 밑으로는 작은 보트와 곤돌라가 지나가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 그림으로는 정말 자주 봤는데... 실제로 보면 느낌이 다르다! 날씨가 흐렸지만 건물들의 색은 생생해서 돌아다니는 매 초마다 사진을 찍느라 멈춰야 했다.


리알토 다리에서 건너다 본 베니스의 풍경


  베니스 본섬에 볼 게 무척 많다고 하던데, 실제로 섬 자체가 크고 여러 관광 요소가 넓게 떨어져 있어 무라노 섬, 부라노 섬 투어를 하지 않고 본섬에서만 하루 종일 놀아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우리는 그중 가장 대표적인 리알토 다리부터 향했다. 리알토 다리는 섬의 중심에 위치해 양 끝을 연결하는 큰 다리로, 초입 버스역부터 걸어가니 20분 정도 걸렸다. 본섬에 숙소를 잡게 되는 경우 리알토 다리를 지나기 전에 잡으라는 조언이 많던데 그 말이 이해된다.


멀리서 보는 거대한 리알토 다리
옥빛 물색과 주황빛 색색깔 집들


  <오버워치>의 리알토 다리보다 훨씬 크고 웅장한 다리더라. 리알토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양방향의 베니스 풍경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계속해서 안 와 봤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리알토 다리를 한 화면에 잡기 위해 다리에서부터 멀리 떨어져 보았다. 수로 양끝에 정박해 있는 배가 많아서 자연스러운 다리 사진을 얻기 위해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길마다 물 쪽으로 작게 뻗어 있는 나무다리까지 나아가서 여러 컷 건졌다.


쿠키 뾱 꽂아주니 완성된 수소(SUSO) 젤라또


  그리고 새로운 이탈리아 지역에 왔다면 꼭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유명한 젤라또 집에 가서 젤라또 먹기! 베니스 본섬에는 수소(SUSO) 젤라또 집이 유명하다. 나는 패션후르츠 맛과 티라미수 맛을 먹었는데, 개인적으로 로마에서 먹었던 지올라띠의 패션 후르츠보다는 별로였다. 그래도 이탈리아 젤라또는 항상 그리스의 젤라또보다는 맛있다.


지올리띠

지올리띠 · Via degli Uffici del Vicario, 40, 00186 Roma RM, 이탈리아

★★★★☆ · 아이스크림 가게

www.google.com


바닥에 물이 흥건한 산 마르코 광장


  젤라또를 먹으며 걷다 보니 산 마르코 광장에 금방 도착했다. 비가 점점이 오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날씨이다 보니 마르코 광장 바닥에 물이 흥건한 곳이 꽤 많았다. 베니스 골목 중간중간 놓여있던 판자가 어디에 쓰는 건가 했더니 이런 식으로 물이 많이 차오르는 경우 간이 다리를 놓기 위한 거였다. 나중에 가니 비가 계속 와서 광장 절반이 물과 다리로 복작복작했다.


날개달린 황금사자 기둥


  이 친구는 꼭 찾아보고 싶었다. 어렸을 때 즐겨 읽었던 <마법의 시간여행>의 베니스 편에서 주인공인 애니와 잭이 황금 사자를 타고 탈출하는 장면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이다. 산 마르코 광장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황금 사자 장식을 많이 볼 수 있어 나름 반가웠다. 어릴 적 내게 즐거움을 주던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느낌.


죄수들이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는 다리


  그러다 우연히 탄식의 다리도 봤다. 베니스의 죄수들을 판결한 후 유죄가 내려지면 즉시 감옥에 옮기기 위해 만든 다리라고 한다. 다리에 있는 두 개의 작은 창문을 통해 감옥에 갇히기 전 마지막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 죄수들이 탄식을 했다고 해서 다리의 이름이 그렇게 불렸다고... 블로그에서 베니스 여행 관련해서 찾아볼 때 봤었는데, 막상 베니스에 와서는 생각을 못 하다가 우연히 마주치니 더 반가웠다. 그 와중에 탄식의 다리를 보는 작은 다리를 탄식의 다리라고 착각하고 있던 나...


탄식의 다리

탄식의 다리 · P.za San Marco, 1, 30124 Venezia VE, 이탈리아

★★★★★ · 다리

www.google.com


이탈리아식 컵파스타


  탄식의 다리까지 보니 생각보다 많이 걸어서, 금세 배가 고파졌다. 베니스의 교통비에서 생각보다 큰 지출이 있어 점심은 저렴한 것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바로 이탈리아식 컵파스타! 우리나라의 컵밥과 같은 느낌의 저렴한 간편식인데, 사실 하나당 7.5유로라서 그렇게 싼 편은 아니다. 20유로와 비교해서 싼 편이라는 거지. 맛은 싼 맛 그 자체라서 살짝 속이 안 좋았다.


Dal Moro's

Dal Moro's · THE ORIGINAL SINCE 2012, Calle de la Casseleria, 5324, 30122 Venezia VE, 이탈리아

★★★★★ · 패스트푸드점

www.google.com


교통권 찍는 곳


  배를 채우고 나서, 베니스 전망대 중 가장 넓은 시야가 보인다는 성 조르주 성당으로 가기 위해 수상 버스를 탔다. 탑의 전망대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으며 입장료가 6유로지만 나는 좋은 전망을 볼 수만 있다면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DFS 백화점의 무료 전망대를 미리 예약하지 못해 놓친 게 아쉬워서 더 가고 싶었기도(우리가 갔을 땐 이틀 뒤까지 예약이 다 차 있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베니스 24시간 교통권을 개시했다!


수상버스를 타며 본 베니스의 풍경
물 위의 도시는 보면 볼수록 빠져든다


  베니스에 오면 곤돌라나 수상 버스, 수상 택시 중 하나는 꼭 타 봐야 한다고 하던데, 수상 버스(바포레토)를 타보니 왜인지 알겠다. 물 위에서 보는 베니스의 모습은 지상에서 보는 모습과 다르다. 완전히 물 위에 떠 있는 도시를 보면 여기가 다른 도시와는 정말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저 건물들이 평범한 육지 위에 있지 않고 물 위에 있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보인다는 것도.


성 조르주 마조레 성당에 도착
성당 안도 무척 화려하다


  그렇게 열심히 성당에 도착해서 처음에는 영문도 모르고 성당 주변을 기웃거리며 전망대 입구를 찾았다. 성당이 있는 섬을 한 바퀴 돌았는데도 안 보이길래 성당 안으로 다시 들어가 쭉 직진만 했는데, 탑으로 가는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오늘은 운영을 하지 않는다 해서 올라갈 수가 없었다. 날이 흐려서인지 바람이 많이 불어 위험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아쉬웠다.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 Isola di S.Giorgio Maggiore, 30133 Venezia VE, 이탈리아

★★★★★ · 교회

www.google.com


멀리 부라노 섬이 보인다


  그래도 부라노 섬까지는 가보자 해서 조르주 성당을 나와 부라노 섬으로 가는 수상 버스를 탔다. 그런데 베니스의 수상 버스는 너무 복잡한 게, 방향을 잘못 타면 한 군데만 맴돈다... 우리가 딱 그렇게 실수를 해서 한참을 조르주 섬 근처만 뱅뱅 맴돌았다. 20분 정도 맴돌다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 겨우 벗어나 부라노 섬으로 향했다.

  본섬에서 부라노 섬까지는 1시간이 살짝 넘는 시간이 걸린다. 수상 버스도 생각보다 출렁여서 멀미를 살짝 할 수도 있으니 웬만하면 자는 것을 추천한다. 가는 길에 비가 살짝 오기 시작해, 부라노 섬이 보일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부라노

부라노 · 30142 베니스 베네치아 이탈리아

★★★★★ · 섬

www.google.com


비가 와도 원색의 집들은 시선을 끈다
어딜 찍어도 그림은 정말 이쁨
물가에 널린 배마저 한 폭의 그림


  부라노 섬에 내리자마자 비는 더욱 거세져서 우산을 까먹은 우리는 우산부터 사야 했다. 나는 후드를 뒤집어쓰고 다녔는데, 그렇게 번거롭게 다니면서도 부라노 섬의 풍경이 정말 이쁘긴 해서 오기는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비가 그친 풍경은 얼마나 이쁠까 싶어 비가 그쳤으면 했지만 야속하게도 하늘은 계속 어둑했다.


그래도 비가 오는 부라노 섬의 풍경도 나름 새롭다
이탈리아 색깔을 맞춰보려고 노력은 한 젤라또


  근처 젤라또 집에 들어가서 비를 피하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지만... 우리가 부라노 섬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아쉽지만 동행과의 저녁 약속 시간에 늦기 전에 본섬으로 돌아가야 했다. 본섬으로 가는 길도 험난했는데, 수상버스 방향을 또 잘못 잡아 타서 부라노 섬을 빙 도는 데만 20분을 허비해버렸다. 비도 오고 졸리고 춥고 배도 고픈데 수상버스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니 빨리 숙소에 가고 싶었다.


본섬으로 돌아가는 수상버스에서 본 베니스
밤의 리알토 다리도 무척 화려하다


  그래도 수상버스에서 고개를 내밀어 본 베니스의 밤 풍경이 소박하니 아름다워 피로가 금방 사라진다. 저녁 약속 장소까지 가는 길에 건넌 리알토 다리의 야경도 내 마음을 사로잡아, 추운 것도 잠시 잊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베니스의 밤은 골목과 상점마다 불이 켜져 있는 아테네의 밤처럼 시끌벅적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골목마다 오가는 관광객들의 바쁜 발걸음과 조용히 잠든 곤돌라와 물살이 어울리는, 생각보다 심심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마파두부가 너무 먹고 싶어 찾아간 중국 음식집


  비 내리는 추운 골목길과 다리를 지나 중국 음식집에 도착했다. 내일부터 돌로미티 렌트카 여행을 함께할 동행과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파스타나 피자는 질려 중국 음식이라도 먹고 싶었다. 오랜만에 먹은 마파두부는 싱거웠지만, 따뜻한 밥이랑 먹으니 멈추지 않고 잘 들어갔다. 여기서 따뜻한 밥을 먹느라 숙소까지 돌아가는 길이 힘들었지만(밤이 되니 비가 더 많이 내리고 숙소까지 가는 버스가 늦게 온다) 그래도 카프리 섬보다는 볼 게 많고 한 게 많아 오랜만에 재미있었다.


Giardino di Giada

Giardino di Giada · Calle dei Boteri, 1659, 30100 Venezia VE, 이탈리아

★★★★☆ · 중국 음식점

www.google.com


3. 하루 비용

  • 숙소 - 36,500원
  • 식사 - 젤라또 2유로, 젤라또 4.35유로, 저녁 11유로, 점심 7.5유로
  • 투어 및 관광 - 베니스 24시간 교통권 25유로, 콧물 및 목감기 약 12.5유로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