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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에콰도르] 1일차 타강가에서 떠나 자연과 동물의 나라 에콰도르에 도착/판다 한인 민박에서 푸짐한 저녁 식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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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에콰도르] 1일차 타강가에서 떠나 자연과 동물의 나라 에콰도르에 도착/판다 한인 민박에서 푸짐한 저녁 식사

딩동빵 2022. 10. 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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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정

  • 오전 8시-9시) 아침 식사
  • 오전 9시 반-10시 반) 산타마르타 공항 도착
  • 오후 1시-2시 반) 산타마르타에서 보고타 공항 도착
  • 오후 2시 반-5시) 보고타 공항 직접 환승
  • 오후 6시 반-9시)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에콰도르 과야킬 공항 도착
  • 오후 10시-11시) 판다 민박에서 늦은 저녁 식사


2. 사진과 감상

크로와상과 스크램블드 에그를 주던 Frances 메뉴
친구의 와플과 복숭아 메뉴


  오늘은 드디어 타강가를 떠나 갈라파고스 전초지인 에콰도르 과야킬로 가는 날이다. 어제 숙소비도 다 준비해두어서 편한 마음으로 근처 카페에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우리가 이 카페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항상 앉아서 뭔가를 먹고 있기에 어제 저녁 메뉴를 확인해 보니 선데 가게라고 해서 간단한 아침에 딱 맞겠다 싶었음.

  나는 크로와상을 주는 Frances 메뉴를 시켰고 친구는 와플에 복숭아를 얹은 메뉴를 시켰다. Frances 메뉴에는 젤라또가 없기에 젤라또 하나를 추가하겠다고 했는데, 메뉴가 나오고 나서 보니 내 크로와상에 젤라또는 없었다. 함께 나온 핫초코와 주스는 둘 다 밍밍했다. 왜 이렇게 별점이 높은지 조금 의문인 카페. 맛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있지도 않다.


Heladería El Reef

Heladería El Reef · Cra. 1 #15-09 Local E, Santa Marta, Taganga, Santa Marta, Magdalena, 콜롬비아

★★★★☆ · 선데 아이스크림 전문점

www.google.com


서비스로 준 초코 쿠키
내 젤라또는 어디로 간 걸까


  음식을 다 먹으니 종업원이 와서 초콜릿 쿠키를 서비스라며 주고 갔다. 콜롬비아 타강가에서 쿠키답게 생긴 쿠키는 처음 봐서 기대되었으나 밀가루 맛이 강한 맛일 뿐이었다. 집에 가면 당장 쿠키 한 세트를 구워 쟁여놓고 먹을 테다... 영수증을 확인하니 내가 시킨 젤라또는 나온 게 틀림없었다. 아마 친구의 와플에 얹어져 나온 것 같다.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짐을 챙겨 오래 머문 숙소에서 나왔다. 정이 들 법도 했지만 물이 한 줄기씩 퍼져 흘러 나오는 샤워기를 생각하면 새로운 숙소로 가는 게 마냥 신나기만 하다. 오랜만에 무거운 배낭을 들쳐 메고 타강가 해변가 입구 쪽 택시가 매일같이 진을 치고 있는 로터리로 갔다. 이곳에서 공항까지는 대략 40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우리는 3-40,000콥 정도를 예상했다.

  딱 봐도 어딜 떠날 모양새를 한 사람 둘이 다가가니 발 빠른 사람이 하나 먼저 다가왔다. 공항에 갈 거라고 하니 60,000콥을 부른다. 예상보다 한참 높은 가격에 당황해서 40,000콥으로 깎으니 마지노선이 50,000콥이란다. 우리가 더 깎고 싶어 미적거리자 뒤에서 냄새를 맡은 하이에나마냥 다른 택시기사들이 슬쩍 다가온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협상할 기색을 보이니 처음 말 건 친구가 다급했는지 본인 입으로 말했던 마지노선을 깨고 40,000콥을 불렀다. 하지만 어림없지. 그 친구보다 더 빠르게 40,000콥을 부른 아저씨와의 의리를 지켜 너도나도 40을 외치는 기사들을 헤치고 겨우 택시에 탔다.


엔칸토에 나오는 콜롬비아 집 같은 느낌
하나 사서 집에 두고 싶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체크인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기념품 구경이었다. 콜롬비아 공항마다 있는 El market이라는 기념품 가게의 기념품 디자인은 하나도 빼놓을 것 없이 관광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더라. 콜롬비아 집 모양 마그넷이나 알록달록하고 강렬한 색채의 컵은 사가고 싶은 마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산타마르타 공항 앞에는 해변가가 있다
눈앞에 펼쳐진 넓은 바다뷰가 시원하다
산타마르타 공항 벽화


  산타마르타 공항은 매우 작은데, 택시를 타고 오면서 보니 바로 옆에 작은 해변가가 있었다. 체크인을 완료하고 2층에 올라가면서 유리창으로 내다보니 해변가의 푸른 바다와 넓은 하늘이 잘 보여서 시원했다. 한쪽 벽면에는 공항을 그려놓은 듯한 귀여운 벽화도 있다. 이곳 해변가에는 실제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도 많아 보였다. 어쩌다 공항이 이렇게 해변 끝자락에 위치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했다.


수박과 딸기와 레몬을 섞은 스무디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니니 갈증이 나서 게이트 들어가기 전 산 스무디. 처음에는 사과가 들어간 믹스 스무디를 시켰으나 딱 내가 고른 메뉴만 안 된다길래 수박과 딸기와 레몬을 섞은 스무디로 바꿨다. 맛있을 수밖에 없는 맛이라 생각했지만 레몬이 생각 외의 복병이라... 꽤 맛있긴 하지만 몇 번 먹다 보니 좀 아쉬웠다. 그래도 다행히 게이트까지 들고 들어갈 수 있어 남기지 않고 전부 먹었다.


비행기에서 본 보고타 시내


  산타마르타에서 출발해 보고타에 도착하며 비행기 바깥을 내다보니 완전 도시 뷰였다. 콜롬비아의 대도시도 구경하고 가고 싶었으나 대략 5시간 후에 출발하는 과야킬행 국제 비행기 스케줄이 있어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확실히 습하고 더운 산타마르타에 비해 보고타는 쌀쌀했다. 아드리아나가 보고타가 훨씬 살기 좋다고 한 말이 뭔지 단박에 이해되는 날씨였다. 다만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반팔 반바지를 입고 왔기에 추워 죽는 줄 알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직접 환승을 위해 과야킬행 비행기를 체크인하러 갔을 때 발생했다. 체크인을 하기 전 에콰도르 입국 신고서(간단히 개인 정보와 여행 관련 정보 등을 온라인으로 작성함)를 작성하고 확인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이 정도는 할만했다. 얼른 체크인하고 밥이나 먹자는 생각에 마냥 행복하기만 했음. 그런데 우리 여권을 가져가 확인하던 직원이 여행 계획을 묻더니 갑자기 에콰도르 아웃 티켓이 있냐는 거다.

  우리는 과야킬에서 2박 머물고 갈라파고스로 갔다가 다시 과야킬로 돌아와 육로(크루즈 델 수르 등의 버스)를 통해 페루 치클라요를 경유, 최종적으로 와라즈에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크루즈 델 수르를 온라인에서 예매하려 하니 표가 뜨지 않았고, 대부분의 남미 버스는 당일 오프라인 구매가 보편적이라는 글을 많이 보아 터미널에 가서 해결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에콰도르 아웃 티켓이라니.

  갈라파고스 인아웃 티켓을 보여줬더니 나라를 나가는 티켓이 필요하단다. 우리는 육로로 이동할 계획이라 하니 육로 티켓을 보여달란다. 육로 티켓은 터미널에서 바로 구매해야 해서 없으니 12월 7일에 예매해둔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산장 숙박 영수증으로 대신할 수 없냐고 해도 원칙대로 아웃 티켓만 받는다고... 이것 때문에 빨리 끝났어야 할 체크인이 길어져 어느덧 게이트가 열리는 시간이 되었다.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초조해진 우리는 급한 대로 익스피디아에서 페루 리마행 비행기 34만 원대를 사서 보여주었다. 그제야 통과시켜주더라. 남미를 여행할 때는 꼭 나라 아웃 티켓은 준비하자... 한국 리턴 티켓은 아니더라도 입국할 나라의 아웃 티켓은 종종 요구하는 듯하다. 다행히 익스피디아 티켓은 24시간 이내 취소 시 전액 환불이기 때문에 체크인 후 바로 취소해서 돈을 돌려받았다. 익스피디아 티켓 구매 시에 환불 불가라고 쓰여 있어도 그것보다 24시간 이내 조건이 더 강력하니 걱정할 필요 없다. 물론 나도 결제할 때는 혹시 환불이 안 되면 어쩌나 싶어 손이 떨리긴 했는데 잘 해결되었으니 편안.

  그리고 콜롬비아에서 다른 나라로 출국 시, 체크인할 때 '콜롬비아 출국세(Colombia Resident Exit Tax)'를 환급받자. 항공권을 살 때 우리도 모르게 포함되어 처리된 금액이라는데, 이걸 확인하지 않고 출국하면 그냥 항공사가 꿀꺽해버린다고 하니 괘씸해서라도 꼭 돌려받자. 우리는 체크인할 때 승무원에게 말하니 항공권 송장을 확인한 후 바로 처리해줬고, 그 자리에서 인당 99,000콥을 콜롬비아 지폐로 현금 지급받았다.


환급받은 세금 환전 완료


  무사히 체크인하고 시간에 쫓겨 게이트 짐 검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게이트 앞쪽에 환전소가 있기에 환급받은 출국세를 전부 달러로 교환했다. 곧 갈라파고스에 갈 건데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환전하는 데는 여권 정보도 필요한지 여권을 줘야 했는데, 내 여권을 준 상태에서 친구가 환전소 앞을 기웃거리니 직원이 여권 소유자만 가까이 오고 다른 사람은 환전소 내부를 들여다보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우리가 당황해하니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웃더라.


끝까지 눈에 밟혔던 모칠라 가방


  환전까지 끝내고 게이트로 달려가는 도중에 산타마르타 공항에서 봤던 El Market을 보고 멈춰 섰다. 친구는 산타마르타 공항에서 살까 말까 고민하던 콜롬비아 색 지프차 도기를 샀고, 나는 계속해서 고민하던 모칠라 가방을 한참 저울질했다. 하지만 가격이 악랄했다. 무려 45달러, 한화 약 7만 원. 고민 끝에 한국에서 잘 쓰지 않을 것 같아 사진으로만 품고 고이 보내주었다. 안녕, 모칠라 가방! 내가 뜨개질로 비스무리하게 떠 줄게!


간단한 저녁으로 급하게 산 간식


  그러고 보니 비행기 출발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게이트 근처 카페에서 간식거리를 샀다. 초코 쿠키와 초코 머핀인데, 둘 다 참 불량스러운 맛이었다. 맛이 없을 수 없는 메뉴인데 이런 맛이 날 수가 있나 싶을 정도. 하지만 배가 고프니 전부 들어가기는 한다.


우여곡절 끝에 과야킬 도착


  과야킬행 비행기는 우리가 탑승한 지 한참이 지나서야 이륙했다. 6시 반쯤 비행기 내부 불이 전부 꺼지고 시동이 걸리는 듯하더니 잠깐 졸다 일어났는데도 여전히 비행기가 꿈쩍 않고 있어 당황했다. 결국 7시가 넘어 출발하던데 무언가 문제가 있어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연착이 된 건지 궁금했다. 기내 방송이 스페인어로밖에 안 나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9시 반쯤 과야킬에 도착했다. 짐을 찾아 나와 우리를 픽업하러 오시겠다던 판다 민박 사장님을 찾아 두리번거렸는데 아무리 봐도 동양인이 보이지 않아 근처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그 사이에 어떤 사람과 그 사람의 환영 인파가 요란법석을 떠는 것도 구경했음.

  그러고 나서 뒤늦게 사장님을 만나 깔끔하고 편한 차를 얻어 타고 숙소로 향했다. 사장님은 무척 쾌활하신 분이었다. 판다 민박은 공항과 가깝고 큰 마트인 솔 마트로도 걸어갈 수 있어 위치가 무척 좋다. 일단 공항 픽업과 드랍을 해주신다는 게 너무 편하다. 그리고 가장 좋은 건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 우리가 과야킬에 오는 동안 내내 들뜬 이유! 판다 민박은 현재 박당 40달러인데, 한식 저녁을 추가하면 박당 5달러가 추가로 든다. 하지만 우리는 고민 않고 추가 지불했다. 한식은 그만큼 소중하니까. 사장님 카톡 아이디는 81560이다.


해물알탕과 콩밥
제육볶음과 계란말이, 그리고 겉절이 김치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배 고프겠다면서 방을 안내해주시고 정리하고 내려오면 저녁 먹자고 하신 사장님. 사장님 아들이 우리의 무거운 배낭을 2층까지 열심히 옮겨주셨다. 방은 넓고 깨끗해서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고 오늘의 저녁은 해물알탕과 제육볶음, 그리고 계란말이였다. 일단 계란말이와 제육볶음이 산처럼 쌓여 있는 게 너무 행복했고, 밥도 심심하지 않은 콩밥이라 더 좋았다. 원래 해물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해물탕의 얼큰한 국물은 피로를 풀기에 딱이었다. 정말 과장 않고 배가 터지도록 먹어서, 나중에는 2층 방으로 올라가는 게 힘들었다.


후식으로 시원한 수박까지


  터덜터덜 올라가는 우리에게 냉장고에서 갓 꺼낸 시원한 수박까지 한 그릇씩 주신다. 시원한 방에서 아삭한 수박을 먹으니 정말 살 것 같았다. 과야킬행 비행기 체크인하며 받은 설움이 싹 씻겨 내려가는 느낌에 잠도 정말 푹 잘 수 있겠다 싶다.


3. 비용

  • 숙소 - 45달러
  • 식사 - 쿠키 및 머핀 5달러
  • 관광 및 투어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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