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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의 게임/여행라이프
[아르헨티나] 18일차 남미의 잔잔한 크리스마스 길거리 돌아다니기 본문

1. 일정
- 오후 3시-4시 반) 점심 식사
- 오후 4시 반-7시) 산 텔모 시장 및 근처 광장 구경
- 오후 8시-11시) 저녁 식사
2. 사진과 감상
어제 밤늦게까지 돌아다녀서 피곤했는지 늦게 일어났다. 크리스마스 당일인데 어제 남미의 크리스마스이브를 겪고 나니 당일은 얼마나 조용할지 가늠이 안 되어 한참 동안 침대에서 뒹굴거리기만 했다.
그러다가 한인민박에서 묵는 H가 몇몇 한국인들이 산 텔모 시장을 갔다 왔다는 톡을 보냈다. 산 텔모 시장이라 하면 부에노스 아이레스 센트로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길거리 장터인데, 각종 기념품과 현지 물품을 구할 수 있다. 우리는 하필 크리스마스 당일이 일요일이라 시장은 문을 닫을 줄 알았는데, 열었다길래 눈이 번쩍 뜨임! 구글맵에 검색해 보니 시장은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고 떠 있는데 메시지를 받은 시간은 오후 3시여서 정말 빠르게 준비를 하고 나왔다. 산 텔모 시장까지 걸어가는 시간만 30분이라 마음이 촉박했음.

숙소 바깥엔 정말 사람이 없었다. 그래도 어제보다 나은 건 날이 밝아서 음침한 분위기는 아니란 점. 산 텔모 시장 쪽으로 내려가는 중간에 선명한 오벨리스크도 봤다. 오벨리스크는 생각보다 도시랑 잘 어울리고 멋있더라. 크리스마스 덕분에 사람 하나도 없는 도로와 오벨리스크 사진을 건졌다.

그래도 밝은 대낮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길거리를 걸어 다니며 곳곳을 구경하는 건 재미있었다. 부에노스의 이런 수직적이고 고풍스러운 건물들을 보면 유럽 같아서 유럽식 건물을 좋아하는 내겐 즐거운 산책 시간이었다. 페루 쿠스코 다음으로 마음에 드는 대도시가 될 것 같은 예감.


그렇게 30분 동안 열심히 걸어 도착한 산 텔모 시장은 굳게 닫혀 있었다. 열었다며! 구경했다며! 알고 보니 사람들이 구경하는 산 텔모 시장은 거리에 널린 노점상과 여러 편집샵까지 포함한 거였는데, 우리는 산 텔모 시장 건물만 보고 닫았다고 생각했던 거였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과거의 우리... 순식간에 할 일이 사라져 무척 실망스러웠다. 그 와중에 제대로 먹은 게 없어 배가 고파 일단 주변에서 밥이라도 해결하기로 했음.
Mercado San Telmo
Mercado San Telmo · Bolívar 970, C1066AAT, C1066AAT CABA, 아르헨티나
★★★★★ · 시장
www.google.com

결국 오게 된 모스타짜(Mostaza). 이제 진짜 햄버거는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 날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게 되었다... 심지어 주변에 연 가게가 없어서 여기만 사람이 미어터진다. 나는 기본 버거를 시켰고 친구는 비건 버거를 시켰는데, 어이없게도 내 버거엔 야채가 있고 친구 버거엔 패티밖에 없음.
점심을 먹으면서 누군가가 남미 단톡방에서 부에노스에서 한식당 같이 갈 사람을 구하길래 더는 패스트푸드를 먹고 싶지 않았던 우린 냉큼 답장했고, 저녁에 한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외국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에 한식을 먹고 싶진 않았지만, 영양가 없는 패스트푸드는 더더욱 싫다...
Mostaza
Mostaza · Defensa 982, C1065AAR CABA, 아르헨티나
★★★★☆ · 음식점
maps.google.com

그래도 나름 맛은 있어서 배불리 먹고 나왔다. 나와서 보니 길거리에 가끔 문을 연 가게가 있길래, 시장 구경은 못 해도 거리 구경이라도 하자 싶어서 거리를 쭉 걷기 시작했다. 관광객이 많은 팔레르모 거리 쪽은 크리스마스에도 문 연 가게가 좀 있을 거라던 말이 맞아서 놀랐다. 프랜차이즈 기념품 가게 구경도 했는데 이쁜 엽서가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더라. 친구는 한국으로 편지 보낸다고 엽서 다섯 장을 샀다.
I Love Gifts
I Love Gifts · Defensa 962, C1065 CABA, 아르헨티나
★★★☆☆ · 기념품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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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열린 가게 찾아 길을 걷다 보니 인파가 점점 늘어나고, 어느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에 길거리 산 텔모 시장이 열려 있었다. 신나서 쭉 구경했는데 마테 컵과 빨대, 목걸이, 잡동사니 등을 파는 게 전부였고 좌판도 그렇게 많지는 않아 아쉬웠다. 명절은 명절이긴 한가 보다. 좌판이 이어지는 길은 무척 길었으니 평소의 산 텔모 시장이라면 볼거리가 엄청 다양했을 것 같다. 그나마 신기했던 건 와인을 꽂아두는 오벨리스크 모양의 나무 걸이와 몇몇 빈티지 가게 정도.

놀랍게도 시장을 벗어나면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시장을 지나다닐 때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어디서 나왔나 싶을 정도로 인산인해였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다시 음습한 아포칼립스 분위기의 도시가 되어 있더라. 그런데 난 이런 분위기가 무척 좋다. 위험하지만 않다면ㅎㅎ


시장을 벗어나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마요 광장을 들렀다. 광장은 이탈리아 로마의 느낌이 나던데 무척 내 취향! 일몰 때 여기서 시간을 보내도 참 좋을 것 같다. 여긴 휴일임에도 사람들이 드문드문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런 크고 넓은 광장을 보고 있자면 유럽이나 남미가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마요 광장
마요 광장 · Hipólito Yrigoyen s/n, C1087 CABA, 아르헨티나
★★★★★ · 역사적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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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앞에는 고풍스러운 분홍색 건물이 있다. 구글맵을 찾아보니 대통령궁인 카사 로사다(Casa Rosada)란다. 예전에 베트남으로 패키지 가족여행을 가서 본 분홍색 성당은 그 비주얼이 매우 충격적이었는데, 카사 로사다는 첫눈에 반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색이나 외양이 너무 우아하다. 내부에서 투어도 진행하는 것 같던데 우린 그냥 구경만 했음.
카사 로사다
카사 로사다 · Balcarce 50, C1064 CABA, 아르헨티나
★★★★★ · 연방정부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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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주위에는 높은 시계탑도 하나 있고 아르헨티나 월드컵 우승 후 선수들이 퍼레이드할 때 걸어두었던 거대한 국기 현수막도 보인다. 퍼레이드 당시 오벨리스크 근처는 노상방뇨와 폭죽으로 난장판이었다던데 그때 부에노스에 있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함.

열심히 걸어 다녔더니 목이 말라서 카페를 찾아 돌아다녔다. 그런데 주변에 문을 연 카페가 모스타짜 빼고 하나도 없다. 거짓말처럼 모스타짜로 돌아왔다... 처음엔 아이스 음료가 먹고 싶었는데 갑자기 따뜻한 라떼가 땡겨 라떼에 크로와상 두 개 주는 세트를 시켰다. 크로와상은 밍밍하니 별로였고 라떼도 맛이 없었지만 갈증을 해소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Mostaza
Mostaza · Av. Pres. Roque Sáenz Peña 572, C1016 AAN, Buenos Aires, 아르헨티나
★★★★☆ · 패스트푸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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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녁 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 부랴부랴 지하철 타고 한인 타운 쪽으로 갔다. 지하철 타는 것부터 고난이었는데, 분명 구글맵에는 열려 있다고 표시된 지하철 입구가 굳게 닫혀 있어 당황스러웠다. 우리와 만나기로 한 사람은 지하철을 잘만 타고 가고 있대서 다른 입구를 찾아 들어가니 겨우 탈 수 있었다. 도대체 지하철 입구는 왜 열었다 닫았다 하는 건지.
다행히 지하철을 무사히 타고 40분 정도 달려 한인 타운에 도착했다. 지하철 입구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행 G와 그의 스위스 친구 리오넬을 만나 식당까지 쭉 걸어가는데 간판이 전부 한국어라서 좀 신기했다. 그리고 도착한 식당 입구엔 사람이 엄청 많았음! 그래서 그런지 예약 손님만 들여보내 주던데 다행히 G가 미리 예약을 해 둬서 우린 프리패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하하.
각자 메인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역시 한식당답게 반찬이 푸짐하게 나온다. 계란 장조림과 콩나물과 김치, 오이무침, 그리고 콩조림이 나왔는데 진짜 모든 반찬이 다 맛있어서 반찬만 한참 집어먹었다. 계란 장조림이랑 김치는 리필까지 받았는데 리필도 왕창 해 줘서 메인 나오기도 전에 배 터짐.
KU:L
KU:L · C1406DGL, Av. Carabobo 1107, C1406DGL CABA, 아르헨티나
★★★★☆ · 한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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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메인 메뉴가 나왔는데 G가 왜 여기에서 밥 먹으면 절대 다 못 먹는다고 하는지 알겠더라. 양이 정말 많다. 게다가 엄청 맛있음! 김치가 잘 익은 진한 김치라 김치찌개도 완전 얼큰걸쭉하다. 친구가 시킨 김치볶음밥도 한 입 뺏어먹곤 반해서 더 먹음ㅋㅋㅋ 배가 점점 불러오는데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는 마성의 김치찌개와 김치볶음밥이었다. 근데 너무 양이 많아서 맛있어 더 먹고 싶은데도 터질 것 같아 포기함ㅠㅠ 오징어볶음은 매콤하긴 한데 좀 달아서 내 입맛엔 안 맞았다. 여긴 김치류 메뉴가 짱인 듯.

거의 처음으로 소맥도 먹음. 크리스마스에 김치찌개와 소맥을 먹다니... 부에노스에 한국을 불러오는 매직. 다 먹고 배 팡팡 두드리며 나가려는데 가게에 있던 애들이 뽕따를 꺼내 먹는 걸 보고 눈이 돌아서 우리도 뽕따 하나씩 먹었다. 한국에선 안 먹을 소다맛 뽕따인데 외국에서 보니까 김치찌개 식후땡으로 땡기더라.
아이스크림까지 먹으니 어느덧 밤이 늦어 먼 길 가야 하는 우리는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인 타운은 치안이 안 좋대서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데 좀 쫄렸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깜깜하고 인적 드물기까지 해서... 다행히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버스에 타서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던 남미에서의 크리스마스. 남미에 짱친이나 가족이 있는 게 아니라면 남미 여행할 때 연말연초는 피하자는 교훈을 얻었다.
3. 비용
- 숙소 - 3,360페소
- 식사 - 점심 1,720페소, 저녁 3,400페소, 커피와 크로와상 329페소, 주스 100페소
- 관광 및 투어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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