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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의 게임/여행라이프
[아르헨티나] 16일차 아르헨티나 사이드 이과수 폭포 국립공원/악마의 목구멍은 못 봤지만 그래도 좋았다 본문

1. 일정
- 오전 8시 반-9시 15분) 이과수 시내에서 이과수 국립공원 도착
- 오전 10시 반-오후 1시) 이과수 보트 투어
- 오후 1시-1시 반) 점심 식사
- 오후 1시 반-4시) 이과수 국립공원 트레일 산책
- 오후 7시 반-9) 저녁 식사
2. 사진과 감상

어제는 이과수에 막 도착해서 구이라오가 투어로 정글 풍경에 적응했다면, 오늘은 이과수에 온 목적인 이과수 폭포로 간다.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두 나라에 걸쳐 있기 때문에, 보통 이과수를 온 사람들은 양쪽 사이드를 전부 가 본다. 아르헨티나 사이드는 브라질 사이드보다 볼 게 많아 하루종일 걸린다고 해서, 오늘은 아침 일찍 아르헨티나 쪽을 가기로 했다. 버스 티켓은 어제 끊어 두었고, 버스는 매 정각 30분마다 오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가서 타면 된다. 우리는 아르헨티나 사이드에서 보트 투어도 할 거라 보트 투어 시작 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 8시 반 버스를 탔다.
Puerto Iguazu Bus Station
Puerto Iguazu Bus Station · N3370FBA, Av. Misiones 1-99, N3370FBA Puerto Iguazú, Misiones, 아르헨티나
N3370FBA, Av. Misiones 1-99, N3370FBA Puerto Iguazú, Misiones,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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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 게이트 앞에 있는 대기실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넉넉히 남을 것 같아 가까운 빵집에서 아침으로 때울 만한 걸 사 왔다. 하나에 150페소 정도 하는 크로와상인데 그저 그런 평범한 맛이었다. 이과수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먹었는데 하나로는 배도 안 차길래 두 개 살 걸 후회함. 버스는 30분 살짝 넘는 시간이 걸려 국립공원 매표소 앞에 도착했다.
Bakery and Confectionery El Árbol Real
Bakery and Confectionery El Árbol Real · Av. Córdoba 248, Puerto Iguazú, Misiones, 아르헨티나
★★★★☆ · 제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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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에는 벌써 사람들 줄이 꽤 있던데, 자연스레 줄을 서던 우리는 기둥마다 붙어있는 종이와 할인이라는 단어에 시선이 꽂혔다. QR 코드를 통해 들어간 사이트에서 입장 티켓을 온라인으로 결제하면 15퍼센트 할인을 해 준다는 말에, 바로 줄에서 이탈하고 온라인 결제를 했다.
아르헨티나는 암환율이 존재해서 원래대로라면 일반 환율이 적용되는 카드 결제는 엄청난 손해지만, 최근 비자 혹은 마스터 카드로 결제한 내역은 40퍼센트 정도 환급해주는 정책이 실행되어 카드도 마음 편히 쓸 수 있게 된 상황. 원래 티켓 금액은 4,000페소이므로 15퍼센트 할인이면 600페소나 아낄 수 있는 거다. 그렇게 생각보다 저렴한 값에 티켓을 사서 국립공원으로 들어갔다. 날이 무척 덥고 햇빛이 따가웠지만 이색적인 풍경에 눈이 팔려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보트 투어 매표소부터 찾았다. 보트 투어 티켓은 국립공원 내에서 살 수 있는데, 들어가서 멀리 가지 않아 티켓 사는 곳이 보인다. 우린 이미 첫 번째 보트 투어 시간인 9시에 늦었기 때문에 그다음 타임인 10시 반으로 티켓을 끊었다. 보트 투어는 인당 14,000페소로 한화 약 5만 원 정도의 가격이다. 비싼 만큼 재미있으면 좋겠다.
Centro de vicitantes
Centro de vicitantes · Misiones Province, 아르헨티나
★★★★★ · 관광 안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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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사이드에서 하는 보트 투어는 우선 5km 정도의 정글을 차를 타고 이동한다. 한 타임에 세 대의 버스를 꽉 채워 이동하며, 정글을 이동하는 동안 함께 탄 가이드가 스페인어와 영어로 이과수 국립공원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정글은 정말 나무 외엔 아무것도 없어서 가이드 설명이라도 열심히 들었다. 아르헨티나는 이과수의 80퍼센트, 브라질은 20퍼센트 만을 가지고 있으며 이과수라는 명칭은 거대한 물(Agua Grande)을 뜻한다고. 초당 2천만이나 쏟아진다고 하니 규모가 정말 대단하긴 한 것 같다.


그러면서 이과수의 면적을 아르헨티나가 더 많이 가진 만큼 축구도 더 잘한다고ㅋㅋㅋ 이번 월드컵이 정말 만족스러웠나 보다. 지루한 정글 이동 시간이 끝나면 다들 계단을 쭉 걸어 내려가 보트 탑승장으로 간다. 중간에 엄청 큰 노란색 방수 가방을 나눠주고 구명조끼도 입혀준다.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데 저 앞에 보트가 보이기 시작하니 설렌다. 나는 쪼리를 까먹고 안 챙겨 와서 맨발로 탈까 고민했는데 직원이 일단 보트까지는 신발을 신고 들어가래서 보트 안에서 양말을 벗었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정글 버스에서 내릴 때 무조건 앞으로 직진하라는 것. 하나의 보트엔 사람이 꽤 많이 타게 되는데, 앞에 서야 자기가 원하는 곳에 앉을 수가 있다. 친구와 나는 버스에서 거의 마지막으로 내려 결국 보트에선 따로 앉아야 했음ㅠㅠ

그리고 보트 투어가 시작됐다. 우리는 앞자리가 남아 앞자리에 앉았는데, 보트 투어는 단차가 높은 뒷자리가 더 좋을 것 같아 아쉬웠다. 앞자리에 앉으니 보트가 달리는 동안 주변 풍경이 하나도 안 보인다. 폭포 근처에서 사진도 찍게 잠시 멈춰주는데, 카메라에 폭포 담기도 어려웠음.
보트는 이동하는 길에 작은 폭포에서 한 번, 이과수 폭포 중 가장 넓은 곳으로 가서 두세 번 정도 보트를 적신다. 타기 전에 친구가 어떤 블로그에서 누군가가 이 보트 투어에 스쿠버 다이빙 마스크를 챙겨갔다는 걸 읽었다길래 오버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폭포 물을 맞다 보니 그 사람이 현명했다는 걸 깨달았다. 물이 시원한 건 둘째치고 폭포에서 튀는 물이 너무 강해서 눈을 뜰 수조차 없었다. 내가 뭘 맞고 있는지, 무슨 폭포인지 볼 수가 없이 그냥 물세례만 냅다 맞았다ㅋㅋㅋ 물 맞는 동안에는 숨도 제대로 못 쉼...
그렇다... 이과수 보트 투어는 구렸던 것이다. 물 맞고 시원하긴 했지만 폭포에 맞는 것도 그렇게 길지 않고 막상 맞는 것도 재미보다는 정신이 없었다. 중간부터는 아 더 맞기 싫다, 그냥 돌아가자 싶은 마음과 그래도 돈이 아까운데 폭포에 더 적셔주라 하는 마음이 공존했음. 그리고 겨우 이 정도로 끝나? 하는 순간에 보트 투어는 끝났다. 2-3만 원이면 몰라, 5만 원을 넘는 투어인데 이렇게 짧게 끝난다니. 보트에 타는 것보다도 정글숲을 지나는 버스가 메인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냥 이 돈으로 맛있는 거나 사 먹읍시다(브라질 사이드는 안 해봐서 모르겠음).

귀찮아서 양말만 벗고 신발을 안 벗었더니 걸을 때마다 물이 찍찍 나온다. 보트 투어가 끝나고 또 지루한 정글 버스를 타고 센트로까지 이동하는데, 앞자리에 단체 투어로 온 한국인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계셔서 잡담 나누느라 덜 지루했다. 한 분은 마다가스카르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했는데, 덕분에 다음 여행지는 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 쪽이 될 것 같다. 풍경과 동물이 너무 내 취향이다.
센트로에 내려 전망대 트레일을 걷기 전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그렇게 근처 아무 곳에나 들어갔는데, 고기 뷔페에 무려 인당 5,000페소라는 비싼 가격을 듣고 튀어나왔다. 다행히 그 옆에 간단한 식당이 있어 그곳에서 밥을 해결했다. 각종 샌드위치와 핫도그, 음료 등이 진열되어 있어 알아서 먹을 걸 집어 계산하는 방식이었는데, 나는 초리조 핫도그와 감자튀김 하나를 골랐다. 가격이 저렴하고 맛도 나쁘진 않아서 나름 만족스럽게 먹었다. 이제 샌드위치나 핫도그 안에 고기만 덜렁 들어있는 것에 좀 익숙해진 느낌.
Jaguar house cafe
Jaguar house cafe · Misiones Province, 아르헨티나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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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면서 이과수 공원의 유명인사 식탐동물 코아티(Coati)가 안 나오나 좀 기대했는데 꼬리도 안 보여서 아쉬웠다. 어쨌든 배를 채웠으니 반나절 걸린다는 아르헨 사이드 이과수 트레일을 걸으러 출발! 지금은 악마의 목구멍 트레일이 무너져 복구 중이기 때문에, 수페리얼과 인페리얼 트레일 두 개만 갈 수 있다. 친구가 블로그에서 읽은 바로는 위쪽 트레일부터 가라고 해서 수페리얼부터 간다.

수페리얼 트레일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나오는데, 초반에는 사방이 꽉 막힌 정글숲을 지나가는 느낌이다가 해당 구간을 지나서부터는 뻥 뚫린 풍경이 나오는데 정말 멋있다. 초록초록한 수풀 사이로 저 멀리 이과수 폭포가 보이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되기 시작ㅎㅎ



걸어갈수록 수풀 사이로 보이는 폭포의 규모가 더 거대해지더니, 사람들이 몰려있는 전망대로 가서 보니 이과수 폭포의 중앙에 위치한 엄청나게 넓고 큰 음비구아 폭포가 한눈에 들어왔다. 아마 보트 투어할 때 정면으로 봤을 텐데, 이렇게 위에서 보는 건 또 색다르다. 그리고 폭포의 규모가 엄청나서 풍경에 확 압도된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부서지는 물안개를 바라보다 보면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더라.
음비구아 폭포
음비구아 폭포 · BR-469, Misiones, 아르헨티나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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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가 어디까지 이어지나 쭉 둘러보다 보면 끝이 안 나는 것도 신기했다. 눈앞에 담기는 폭포 외에도 저 멀리까지 물줄기가 쏟아지는 걸 보니 정말 비현실적이더라. 왜 다들 이과수 폭포를 보러 오는지 알 것 같다. 그리고 다행히도 폭포 색이 똥색이 아니라 너무 아름다웠다! 이과수 폭포 후기를 보면 다들 폭포가 똥색이라 충격받았다는 말들이 많아 좀 걱정했었는데 최근 강수량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나 보다.



저 멀리 보이는 음비구아 폭포를 감상하며 트레일을 걷다 보면, 물이 수직낙하하는 절벽을 군데군데 지나게 된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데 그만큼 해방감도 느껴져 재밌었다! 영화를 보면 꼭 주인공 일행이 이런 곳에서 보트 타고 떨어지던데, 현실이라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거다.



중간 다리를 건너고 나서 본 폭포는 더 웅장했다.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감상하려고 내려다봤는데 떨어지는 게 끝이 없어서 더 감탄했다. 풍경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영화 아바타의 세계가 떠오른다. 엄청난 규모의 숲에서 살던 나비족의 세계가 현실로 옮겨져 온다면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그걸 내 두 발로 걸으면서 내 두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게 황홀했다...


트레일을 걷는 동안 무척 더웠지만, 나시와 반바지를 입고 가서 그런지 아니면 중간중간 나무 덕에 생기는 그늘 덕분인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이과수 국립공원에는 나비가 무척 많던데, 트레일 중간중간 가만히 앉아 있는 나비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날개를 팔락이는 게 너무 이뻐서 한 장 찍었음.

점점 더 폭포에 가까워지며 다양한 구도로 폭포를 보게 되는 것도 재미있다. 중간중간 미스트같이 튀는 폭포물도 맞을 수 있는데, 감질나게 튀어서 별로 젖지도 않는다. 어쨌든 여기까지 왔다면 수페리얼 코스는 거의 끝이 난 것.


중간에 작은 공터에서 이과수 공원에서 자주 보인다는 새도 봤다. 여기저기 숨어있는 새를 무척 잘 찾는 친구가 머리 위 나무에 있는 녀석을 발견했는데, 파란 눈썹과 노랗고 동그란 눈이 너무 귀엽더라. 이름은 코뮌(Urraca Comun)이라고. 통통 튀면서 나뭇가지를 돌아다닌다.

그리고 수페리얼 코스의 마지막 다리를 건넌다. 거대한 폭포 머리 위를 건너는 거라 이제는 보이는 풍경이 얌전하다. 이렇게 차분히 흐르는 물이 절벽을 만나면 미친듯한 속도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마냥 신기해서, 폭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무척 궁금해졌다.



수페리얼 코스를 걷는 내내 바라보고 오던 거대한 폭포 위를 내려다보니 기분이 묘하다. 수페리얼 코스 초반에 본 이과수 폭포가 더 아름다운 것 같기도 하고. 이곳에서는 그냥 폭포 위에 서 있다는 느낌을 만끽하면 될 것 같다. 그래도 사진 찍는 동안은 계속 멋있다를 연발했던 것 같음. 여기까지 하고 우린 수페리얼 코스를 빠져나왔다.
수페리얼 코스가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당황스러웠던 우리는 안내 팸플릿을 꺼내 들고 시간을 확인해 봤는데, 수페리얼 코스가 120분으로 나와 있어서 더 당황스러웠다. 중간중간 사진도 많이 찍고 나름 천천히 걸었는데도 1시간 밖에 안 걸렸는데? 수상했지만 일단 인페리얼 코스로 바로 이동했다.

트레일을 빠져나와 물 마시며 쉬는 사이 어떤 나비가 내 손목에 달라붙었다. 저 긴 주둥이로 내 손목을 계속 긁어서 간지러웠는데 귀여워서 한참을 놔뒀다. 나중에 보니 기념품 키링 중에 저 나비 모양도 있던데 국립공원에 흔히 서식하는 나비인가 보다.

수페리얼 코스로 들어온 길을 돌아서 인페리얼 코스가 시작되는 곳으로 향했다. 코스 시작점에 도착하기 전 작은 매점이 있길래 여기도 코아티가 없나 좀 둘러봤는데 코빼기도 안 보인다. 매점에서 탄산이라도 사 갈까 했는데 너무 비싸서 미지근한 내 물을 먹기로 했다.

인페리얼 코스는 시작부터 내리막 계단이 나온다. 내려가면서 다시 올라올 때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빽빽한 수풀 사이로 저 멀리 보이는 이과수 폭포의 또 다른 모습을 보니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진다.

인페리얼 코스는 중간에 작은 폭포 줄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다리도 있다. 이곳도 좁고 깊어서 멋있었는데, 사진으로 잘 안 나와서 아쉽다. 이과수 폭포는 진짜 사진에 담기는 것이 눈으로 보는 것보다 한참 떨어져서 꼭 직접 와서 봐야 하는 여행지인 것 같다.



인페리얼 코스는 수페리얼보다도 짧았다. 계단을 한참 내려가나 싶더니 금세 마지막 전망대에 도착했다. 그 이후로는 더 가고 싶어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막혀 있더라. 이곳에서 바라보는 폭포는 수페리얼 사이드와는 또 다른 각도에 다른 구간이라 색달라서 좋았다. 폭포가 큰 만큼 내가 볼 수 있는 그림이 다양한 느낌이다.


폭포 중앙에 있는 저 섬은 무척 탐험하고 싶게 생겨 자꾸 눈길이 갔다. 문을 지키고 있는 직원에게 저 섬으로 내려가는 방법은 없냐고 물어보니, 보트가 있었지만 5년 전에 폐지되었다고 하더라. 그럼 팸플릿에 갈 수 있는 것처럼 써 놓지나 말지. 그래도 궁금하긴 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옛날에 썼던 것 같은 계단이 보인다. 왜 없앴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해변에서 폭포를 바라보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쉽다.

수페리얼 코스와 인페리얼 코스를 쉼 없이 걷느라 인페리얼 전망대에서 좀 쉬며 체력을 보충하던 도중에 무척 빠른 도마뱀 친구도 만났다. 남미는 이렇게 자연친화적인 불청객이 많아 좋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전한 게 참 다행이었던 듯하다.

인페리얼 코스를 돌아 나오는 길에 의자에 앉아 있던 외국인 두 명을 봤는데, 거의 죽여줘... 하는 표정이라 엄청 웃었다. 사진 찍는다고 햇빛 쨍한 장소에서 오래 있으면 저렇게 녹는 것 같음. 우리는 빨리빨리 걸어서 괜찮았다. 인페리얼 코스도 한 90분 걸린다던데 우린 한 45분 만에 끝냄.

센트럴까지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서 어떤 외국인이 수풀을 향해 카메라를 들고 있던데, 너무나 진실된 미소를 짓고 있어 뭘 보나 같이 구경했다. 낙엽 사이로 뭐가 스스슥 움직이던데 엄청 길어서 뱀인 줄 알았더니 꼬리가 무척 긴 도마뱀이었음. 움직이는 것도 뱀 같아서 놀랐다. 이 친구도 이과수에서는 자주 보이는 듯.

센트로로 돌아와서 우리가 아까 먹었던 식당 직원한테 공원 입구로 가는 기차는 어디서 탈 수 있냐고 물어 기차역으로 겨우 갔다. 공원이 너무 넓으니 길 찾기도 어렵다. 기차역에는 작은 매점과 함께 원숭이나 코아티를 조심하라는 경고판이 붙어 있던데, 난 공원을 나갈 때까지 녀석들의 털끝 하나도 보지 못했다ㅠㅠ 처음인 코아티의 매서운 발톱이 무서웠지만 이젠 모르겠고 직접 보고 싶기만 하다...


아까 중간 지점 매점에서 시원한 탄산음료까지도 잘 참았는데, 기차역 매점에 놓인 시원한 슬러쉬를 보자마자 눈이 돌아갔다. 하나에 700페소, 두 개에 1,200페소라길래 고민도 않고 바로 샀다. 친구는 오렌지 맛, 나는 프루티야 맛으로 샀는데 한 모금 마시자마자 여기가 천국인가 싶었다. 더위에 지친 상태다 보니 내가 지금껏 먹어본 슬러쉬 중에 가장 맛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슬러쉬를 쪽쪽 빨다 보니 기차도 금방 와서 무사히 공원 입구에 도착! 파릇파릇한 나무가 무성한 숲에서 기차를 타고 달리니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도 들어서 재밌었다. 돌아가는 버스는 20분마다 와서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이과수 시내로 돌아와서, 개운하게 씻고 저녁 먹으러 나왔다. 첫날 숙소 호스트가 이과수는 관광 도시라 24시간 안전하다고 해서 그런지 마을이 무척 평온해 보였다. 다들 이과수는 폭포가 전부라 오래 있어봤자 할 게 없다고 하던데, 이런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라면 좀 더 있어도 좋았을지도.



배는 무척 고팠는데 처음에 가기로 한 식당이 휴가로 임시 휴업 중이라 급한 대로 근처 멕시칸 식당에 갔다. 식당 외관도 혼자 무척 이뻐서 눈에 띄었다. 안에 들어가니 테이블마다 귀여운 멕시칸 모자도 놓여 있길래 더 마음에 들었다.
메뉴는 부리또, 타코, 퀘사디아 등이 있었는데, 남미에서 멕시칸 음식을 몇 번 먹어본 결과 안에 들어가는 속은 다 똑같고 또띠아를 어떤 모양으로 싸는지만 다를 거라는 결론 하에 퀘사디아 콤보를 시켰다. 퀘사디아 콤보는 치킨, 비프 퀘사디아 각 하나와 감자튀김, 그리고 나초가 포함된 메뉴였는데 4가지의 나초 소스도 그렇고 속에 들어간 고기도 그렇고 다 맛있었다! 그리고 타코믹스(TacoMix)라는 음료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파인애플과 딸기 등의 과일이 잘게 잘려 들어가 있는 단 음료인데 깔끔하게 달달한 걸 좋아하는 내게 딱 맞았음ㅎㅎ
Tacopado Comida Mexicana
Tacopado Comida Mexicana · Av. Misiones 242, 3370, N3370 Puerto Iguazú, Misiones, 아르헨티나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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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으로는 어제 먹은 젤라또를 또 먹었다. 오늘은 프루티야 맛과 만테콜 맛을 골랐다. 여기 젤라또 집은 진짜 맛있어서 내일도 못 먹는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한국 젤라또에 비하면 무척 싸기까지 하니 아르헨티나 이과수에 오면 꼭 먹어보자.
3. 비용
- 숙소 - 3,775페소
- 식사 - 아침 150페소, 점심 1,200페소, 저녁 2,550페소, 젤라또 480페소
- 관광 및 투어 - 이과수 보트 투어 14,000페소, 이과수 국립공원 입장 티켓 3,400페소, 아르헨티나 버스 터미널 - 브라질 이과수 왕복 티켓 1,400페소, 이과수 시내 - 이과수 공항 티켓 500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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