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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의 게임/여행라이프
[그리스] 6일차 산토리니에서 보트 택시로 레드 비치/화이트 비치/블랙 비치 즐기기 본문

1. 일정
- 오전 8시 반-9시) 미코노스 올드포트 SEA 버스 탑승해서 뉴포트로 이동
- 오전 9시 50분-오전 11시 50분) Seajets 탑승해서 산토리니로 이동
- 오전 12시 반-오후 3시) 숙소 체크인 후 점심
- 오후 4시 반-5시) 산토리니 KTEA 버스로 피라(Fira)에서 아크로티리(Acrotiri)로 이동
- 오후 5시-6시 반) 세 해변 이동하는 보트 택시 이용
- 오후 6시 50분-8시) 숙소로 이동 후 저녁
2. 사진과 감상

오늘은 미노코스를 떠나 산토리니로 향하는 날! 숙소는 오늘도 새벽 6시까지 엄청나게 시끄러웠다. 그러나 피곤하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잘 자는 나와 친구는 별 문제가 없었다(숙소 앞에 LGBT 식당 및 바가 있어서 새벽까지 노래를 틀어 댄다). 산토리니 섬까지의 이동수단은 페리기 때문에 우리가 탈 페리가 정박할 항구로 이동한다. 그런데 문제는 미코노스의 어느 항구에서 타는 건지 모른다는 점. 일단은 숙소 바로 앞 1분 거리에 미코노스 타운 항구가 있어 거기로 가보기로 했다.
9시 50분에 출발하는 페리라 8시 반에 SEA 버스를 타고 우리가 가야 하는 항구로 가기로 했는데, 미코노스 타운 항구 창구가 닫혀 있다! SEA 버스는 30분마다 출발이라 8시 반까지 3분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마음이 급해졌다. 그 순간 항구 선착장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뉴 포트? 하고 묻는다. 우리는 올드 포트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일단 티켓을 보여주며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물었는데, 할아버지가 연신 뉴 포트로 가는 게 맞다고 한다. 의심쩍었지만 일단은 배에 탑승해서 티켓을 끊었다. 인당 2유로, 이동 시간은 10분 미만.


안녕, 미코노스 타운! 안녕, 우리의 시끄럽지만 넓은 숙소! 작은 SEA 버스는 곧 고장날 것 같은 소리를 내며 항구를 떠났다. 올드 타운 포트에서 사람들을 마저 픽업해, 수많은 페리가 모이는 뉴 포트로 향한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뉴 포트가 우리가 가야할 곳인지 긴가민가한 상태. 그래도 배 위에서 맞는 시원한 바닷바람은 좋다.

뉴 포트에 내린 우리는 무척이나 헤맸다. 분명 온라인 티켓을 실물 티켓으로 교환하는 키오스크가 항구에 있을 거라고 들었는데, 키오스크는 커녕 항구 직원조차 보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다시 확인한 메일에서 티켓 픽업 장소로 우리가 방금 떠나온 미코노스 타운 주소가 적혀 있는 게 아닌가! 뜨거운 햇빛 아래서 무거운 짐을 전부 들고 끙끙거리며 돌아다니다가 우리는 막막해졌다.
시간은 계속해서 가고 우리는 똥줄이 타던 중, 다행히 어떤 가이드가 단체 관광객에게 티켓 관련해서 자신있게 인솔하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가 슬금슬금 다가가 티켓을 보여주며 묻자, 이 항구에서 타는 게 맞으며 곧 티켓 키오스크가 열릴 거라고 한다. 너무 감사해서 리얼리 땡큐라고 연신 외치고 그가 이끌어준 관광객을 따라 항구 쪽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키오스크는 보이지 않았지만(한국과 유럽의 키오스크 개념은 다른 걸까?) 창구 직원이 근무를 시작하고 있어 다가갔다. 그리고 두둥, QR코드가 있는 온라인 티켓(미리 체크인을 한 것)은 굳이 실물 티켓으로 교환할 필요가 없다는 점! 기다리면 페리가 9시 45분쯤 3번 도크로 도착할 거라고 한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한숨 돌리다 보니 금방 9시 50분이 되었다. 페리가 출발할 시각에 딱 맞춰 오지는 않았으나, 1-2분 내로 저 멀리서 거대한 뱃고동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우리가 타야 할 페리가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이때부터 아비규환이었다. 페리에서 오토바이 두 대와 자동차 여러 대,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 와중에 페리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한 줄로 꾸역꾸역 들어가고 있었다. 줄이란 개념이 없었고 그냥 밀리는 대로 앞사람이 가는 대로 밀고 들어가는 모습... 페리를 타는 과정부터가 무척 험난했다. 질서가 그립다.

들어가서 짐을 놓는 과정도 험난하기는 마찬가지. 짐을 놓는 선반마다 크레타, 이오, 미코노스 등등의 섬 이름이 적혀 있어 처음엔 알맞은 도착지 이름이 붙은 선반에 짐을 올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하등 관계없다. 그냥 아무데나 놓아도 되며 빨리 놓는 게 좋으나 우리는 가장 마지막에 놓느라 바닥에다가 가방 두 개를 묶어 놓을 수밖에 없었다.


페리는 조금 울렁거렸지만 버틸 만했다. 온라인 티켓에는 좌석이 적혀 있으나 몇몇 사람만 티켓 좌석을 신경쓰기 때문에 빈 좌석 아무데나 앉아도 된다. 내부에는 작은 바가 있는데 비싸서 구매하지는 않았다. 위층은 일반 좌석보다 넓고 비싸서 고개를 들어 구경만 했다. 페리는 보통 산토리니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그 사이에 있는 작은 섬들도 한 번씩 들렀다 간다. 그렇게 50여 분만에 산토리니 섬에 도착. 그리스식 영어를 알아듣기 너무 어려워 빠라깔로, 산토리니 이 두 단어만 듣고 겨우 알아챘다.
산토리니는 미코노스보다도 훨씬 높고 가파른 느낌이다. 항구에서 내려 숙소에서 연결해준 택시를 타고 숙소로 올라가는데, 화산섬이라는 느낌이 확 들 정도로 가파르고 웅장했다. 이 큰 버스와 택시가 어떻게 이 좁은 길을 가는지 궁금할 정도로 절벽을 올라가는 길은 아슬아슬했다.

숙소는 피라 근처에 있는 Villa Fotini로, 안내 데스크에 있는 여자 직원은 매우 친절했다. 우리에게 산토리니 섬에 대한 대강의 정보를 설명해주며, 재미있어 보이는 투어(유명한 해변과 화산섬 수영)도 몇 개 소개해주었다. 방은 무척 좁아 잠만 잘 수 있었으나 미코노스 숙소가 호화로웠던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늦은 점심으로는 그나마 저렴한 No name Grilled Restaurant에서 버섯 리조또와 마늘 스파게티를 먹었다. 버섯 리조또는 진짜 맛있었는데 마늘 스파게티는 마늘 맛이 전혀 안 남. 그나저나 산토리니 사람들은 카드보다 현금 좋아한다더니 식당에서도 현금 있냐고 물어본다. 20유로 넘잖아... 카드로 해도 되잖아...(카드로 함)


숙소 아래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피라라서, 점심 먹고 ATM에서 현금 뽑을 겸 피라 마을도 살짝 구경했다. 후식으로 젤라또도 먹고, 마음에 드는 그림 기념품이 있나 돌아도 보았다. 아직까지 내 마음에 쏙 드는 기념품은 없는 상태. 미코노스에서 봤던 펠리컨 인형이 있나 둘러보았는데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뒷골목에서 Solo 젤라또보다 맛있어 보이는 가게를 두 군데나 발견했다. 아쉬워.


숙소로 돌아와, 친구가 안에서 잠깐 쉬는 사이 나는 주변을 둘러보겠다고 나왔다. 솔직히 지금까지의 산토리니는 미코노스보다 나은 게 없었다. 피라에서는 미코노스의 아기자기한 골목길 감성이 없었으며 넓게 펼쳐진 바다만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그런데 숙소 뒤쪽으로 나오자 장관이 펼쳐졌다. 오른쪽으로 탁 트인 바다와 절벽, 그 위에 이아 마을이 조그맣게 보이는 넓은 풍경을 마주하자 불만스럽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왼쪽으로는 안내 데스크 언니가 설명해준 화산섬 칼데라 호가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산토리니가 이아 마을의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외국인들한테는 화산섬 투어로 더 유명하다고 한다. 우리는 수영을 못 해서 패스했지만, 25유로에 2시간짜리 화산섬 투어를 하면 보트를 타고 화산섬에 오르고, 수심 10m가 넘는 온천(Hot spring)에서 수영을 할 수 있다.
대신 우리는 데스크 언니가 설명해준 레드 비치, 화이트 비치, 블랙 비치를 구경하러 아래로 내려가기로 했다! 산토리니 오른쪽 아래 카마리 (Kamari) 쪽 페리사 해변(Perissa)은 모래가 검은 블랙 비치로 유명하고, 왼쪽 아래 아크로티리(Akrotiri)는 붉은 절벽으로 유명한 레드 비치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크로티리에는 레드 비치뿐 아니라 조그마한 화이트, 블랙 비치가 함께 있고, 친구가 이 세 곳을 전부 돌아볼 수 있는 보트 택시가 단돈 10유로에 운행한다는 정보를 찾아냈다!

다만 아크로티리까지 가는 길이 힘들었다. 분명 안내 데스크에서도 피라의 중심 버스 정류장은 조금만 걸어 내려가면 있다고 해서 하염없이 30분마다 오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10분쯤 지났을까 지나가던 남자가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와 외국인 둘을 보더니 '이곳은 운영하지 않는 정류소야, 저 아래에 가야 버스를 탈 수 있어(feat. Don't waste your time)'라고 하는 게 아닌가.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우왕좌왕하던 우리와는 달리 외국인 둘은 그 난해한 그리스식 영어를 완전히 이해했는지 성큼성큼 앞장섰다. 우리는 그 둘을 열심히 따라갔는데 다리 길이가 차이나서인지 진짜 날다시피 뛰어야 놓치지 않을 수 있더라...ㅋㅋㅋ
그래서 도착한 곳이 산토리니의 버스가 전부 모이는 피라 정거장(아래 링크 참고). 이곳의 안내 데스크는 너무나 불친절하고 주는 정보도 없다. 대신 발품 팔아 기사님들한테 어디로 가는지, 레드 비치를 가려고 하는데 이 버스가 맞는지 물어봐야 한다. 우리도 한참을 헤매며 묻고 묻다가 겨우 4시 31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30분에 부랴부랴 찾아 탈 수 있었다. 다행히 버스는 타고 나서 안의 검수원이 돈 받고 표를 파는 형태였다. 레드 비치까지는 인당 1.8유로.
K.T.E.L. Thiras S.A. +30 2286 025404
K.T.E.L. Thiras S.A. · Κτελ, Thira 847 00 그리스
★★☆☆☆ · 회사 사무실
www.google.com

그렇게 레드 비치에서 내려 아래로 가면, 해변가가 하나 나온다. 저 멀리 데일리 크루즈, 보트 택시라고 쓰인 팻말이 보인다. 우리가 타야 할 보트 택시도 보인다. 선착장으로 뛰어가니 보트를 타고 온 사람들이 물을 뚝뚝 흘리며 내린다. 가까이서 보니 그새 가격이 올라 인당 15유로! 하지만 세 개의 해변을 전부 돌아보는데 15유로면 괜찮다 싶어 어떻게 결제하면 되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보트가 바로 출발해야 한다면서 일단 타서 결제하라고 하는 거! 얼결에 우린 둘이서 보트 하나를 점거한 모양새가 되었다.


일단은 보트에 타라는 대로 탔는데, 가격도 따로 물어보지 못하고 얼렁뚱땅 탄 상태라 프라이빗 투어라고 우겨 덤터기를 씌우는 게 아닌지 걱정이 슬슬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보트 하나에 두 명이서 경치를 즐기니 신이 났다.



우리가 떠나온 선착장을 돌아 나가니 얼마 가지 않아 눈앞에 바로 붉은 절벽이 나타났다. 색이 아름다운 붉은 절벽이라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모래는 붉다고 할 수 없었고 절벽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으나 보트에서 바라보는 장관은 상상 이상이었다. 우리는 이때부터 보트 택시를 타길 잘했다고 방방 뛰며 좋아했다.


아쉽게도 레드 비치에는 내릴 수 없다고. 그래도 이후에 갈 화이트 비치와 블랙 비치는 내릴 수 있다고, 괜찮냐고 묻길래 이미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 나와 친구는 흔쾌히 괜찮다고 했다. 그럼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기서 수영하고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긴 했다.


레드 비치를 눈으로만 보고 떠나보낸 후에도 풍경은 쉴 틈 없이 펼쳐진다. 레드 비치 다음은 화이트 비치. 화이트 비치가 아직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도 흰색의 절벽이 하나 둘 나타난다. 바위에 올라가 고독을 즐기는 빛나는 갈매기도 만났다. 사진 찍는 걸 아는지 가만히 멈춰 있다.


화이트 비치가 보이기 전 엄청난 크기의 바위 두 개가 보인다. 하나는 검은색이고 하나는 흰색인데, 두 바위가 맞닿아 있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하나의 화산에서 태어난 섬과 바위일텐데 어떻게 이런 다채로운 색과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순간.


화이트 비치에 도착! 엄청나게 조그맣지만 사람이 없어 고즈넉한 분위기이다. 신나서 내리려 하는 우리에게 선장이 손짓몸짓을 해가며 묻는다. 여기서 화이트 비치까지 가려면 허리까지 젖게 되는데 어떻게 할래? 알고보니 화이트 비치가 너무 작아 보트를 가까이 댈 수 없어 바다에서 내려야 하는 거였다. 오 마이 갓... 수영복을 안 챙겨 와서 그건 불가능했기에 우리는 다음 비치에서 내린다고 했다. 진짜로 화이트 비치에 있던 사람들이 물 속을 걸어 와 보트에 올라선다.


화이트 비치를 떠나 다음으로 블랙 비치에 도착했다. 여기도 신발을 벗고 물 속에 내려야 했지만, 허리까지 물에 젖는 것 보단 나아 내리겠다고 했다. 난 처음에 보트에 달린 사다리를 못 보고 물 속으로 뛰어내려야 하는 줄 알고 미친 게 아닌가 싶었는데 사다리를 타니 아주 쉬웠다... 다만 검은 모래가 거의 돌맹이 수준의 크기라 지압 마사지를 받는 느낌이었다. 걸어다니는 족족 발이 돌맹이 속으로 빠져들어 걷기 힘들었다. 그래도 해변은 너무 이뻤다. 물도 시원했고.


보트는 30분마다 세 해변을 돌기 때문에 우리를 내려주고 지체없이 떠났다. 이 다음에 오는 보트가 오늘의 마지막 보트이기 때문에 블랙 비치에서 머물 시간은 30분 밖에 없다. 그러나 앞서 세 가지 색의 해변을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아쉬울 건 없었다.


걸을 때마다 큰 돌맹이들이 발바닥을 눌러대서 걷기가 힘들었지만 풍경도 좋고... 물도 시원하고... 이곳은 레드 비치나 화이트 비치보다 크기도 해서 간간히 사람들의 말소리도 들려오니 휴양지가 따로 없었다. 어느 글에서는 블랙 비치의 물이 더러워서 수영하기는 별로라고 쓰여 있던데, 미코노스의 물보다는 확실히 덜 맑지만 그렇다고 더럽지도 않다. 주변을 보면 수영하는 사람도 무척 많았다. 수영복을 입고 오지 않은 게 살짝 아쉬울 정도였다.


블랙 비치에서 일몰을 보고 싶었으나 마지막 택시를 타고 돌아가야 하는 상황. 일몰까지 보고 싶으면 25유로를 내고 다른 투어를 신청해야 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아서 다시 신발을 벗고 물에서 보트 위로 올라 돌아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보트를 처음 탔던 곳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15유로에 꽤 만족스러운 투어를 해서 둘 다 기분이 좋다. 산토리니에 내려, 사람들이 미코노스가 더 좋다는 말을 왜 하는지 알겠다고 말했었던 게 잊힐 만큼 좋았던 택시 투어. 산토리니에 이아 마을의 풍경 말고 이런 자연 풍경이 숨겨져 있을 줄은 몰랐다.


버스 정류장에서 매 시각 20분, 50분에 오는 버스를 기다린다. 보트 택시권을 구매하면 주는 팔찌도 노을지는 바다를 배경삼아 찍었다. 어느 글에는 주황색 팔찌를 준다고 하던데 우리는 하늘색 팔찌를 받았다. 돌아오는 보트에서 보니 주황색 팔찌를 찬 사람도, 우리와 같은 하늘색 팔찌를 한 사람도 있었다. 색은 상관없는 것 같다.


버스로 이동하는 도중 석양을 보았다. 산토리니의 석양 포인트는 이아 마을이지만, 피라에서 석양을 보는 것도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멋진 뷰였다. 아쉽게도 버스의 창문이 너무 더러워서 석양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그 순간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피라의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숙소로 가는 길에 한국인에게 유명하다는 피라의 기로스 맛집 '럭키 수블라키(Lucky Souvlaki)' 집을 들려 기로스를 먹었다. 친구는 그릭 샐러드 기로스, 나는 수블라키 기로스를 먹었는데 왜 인기 맛집인지 알 정도로 맛있긴 했다. 기로스가 다 거기서 거기라지만, 주문을 받고서 주문지를 내면 바로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라 따끈따끈해 더 맛있는 느낌이다. 만드는 과정이 오픈되어 있어 구경할 수 있었는데, 한국의 서브웨이랑 비슷한 느낌이었다(알바생이 바쁜 것도).

이 친구는 피라 근처 기념품 샵에서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던 친구! 그러나 조그마한 크기 하나에 10유로 정도는 되길래 조금만 더 고민을 하다가 구매할지 말지 결정하기로 했다.

오늘따라 라면이 너무 먹고 싶어,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모든 마켓을 들렸는데도 종이컵을 구하지 못한 우리는 결국 봉지째로 라면을 끓이기로 했다(숙소에는 포트만 있을 뿐 그릇이 없다). 대신 국물을 미리 뺄 수 있는 비빔라면을 먹기로. 조심스레 라면 봉지 윗부분을 뜯고, 면을 4등분해서 봉지의 절반 정도 물을 넣고 인고의 시간을 견뎠다. 봉지에서 라면 물을 빼는 게 지금까지의 일 중에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하지만 비빔 라면도 지금까지의 라면 중에 가장 맛있었다. 최고.
3. 하루 비용
- 숙소 - 55유로
- 식사 - 젤라또 3유로, 점심 8.75유로, 병 환타 3유로, 마트 3.1유로
- 투어 및 관광 - 미코노스 SEA 버스 2유로, KTEA 버스 3.6유로, Daily cruise 보트 택시 15유로, 환전 41.5유로, 공항 택시 1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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