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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의 게임/여행라이프
[이탈리아] 3일차 나폴리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나폴리 3대 피자 먹으러 달려가기 본문

1. 일정
- 오전 8시-9시) 조식 먹고 준비
- 오전 10시 40분-오전 11시 50분) 이딸로 타고 로마에서 나폴리 이동
- 오후 1시-5시) 숙소 체크인 후 나폴리 3대 피자집에서 피자 먹기
2. 사진과 감상

분명 로마는 여유롭게 이틀 묵는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로마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문득 로마는 하루만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돌아다녀보니 젤라또를 이틀 먹지 못한다는 것 외엔 아쉬움이 딱히 없었다. 그렇게 오늘 아침 트렌잇 어플(Trenit!)로 미리 예약한 이딸로 기차(Italo)를 타고 나폴리로 간다. 로마 숙소에서 오늘 준비한 조식은 숙소 바로 앞 카페의 크루아상과 커피. 나는 크림이 든 크루아상과 라떼 카푸치노를 받았다. 목이 아직 살짝 칼칼한데 따뜻한 라떼 카푸치노를 마시니 몸이 따뜻해져서 좋았다. 바깥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기차는 그 유명한 테르미니역에서 타면 되는데, 어제 콜로세움을 가기 위해 내린 역의 바로 전역이기 때문에 지하철 타는 것도 어려울 일 없었다. 현금이 없어 개찰구 통과가 조금 어려웠지만 헤매고 있으니 역무원이 와서 카드로도 탈 수 있다고 도와줬다.
그런데 잘 가던 지하철이 갑자기 5개 역이 남은 상황에서 멈췄다. 그리고는 빠른 이탈리아어로 안내 방송이 마구 나온다. 5분 정도 기다려 이제는 기차 시간이 촉박해졌는데도 지하철이 갈 생각이 없다... 이때 정말 기차를 놓치는 줄 알았다. 하필 옆에 아까 안내방송 잘 들었냐고 물어본 아저씨도 이탈리아 사람이 아닌 외국인이어서 정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지하철에 타고 있던 몇몇 사람이 내려서 나가는 게 아닌가... 다행히 3분 정도 더 기다려 지하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더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이게 불친절하다. 대중교통이 지연되는 일이 잦으면서 지하철 안내 방송은 이탈리아어로만 해준다ㅡㅡ
다행히 기차 시간을 한 10-15분 남기고 테르미니역에 도착했다. 테르미니역도 무척 넓어 기차 탑승구를 찾기 힘들었지만, 전광판에서 기차 번호와 탑승 위치를 찾고 미리 받은 티켓 QR 코드로 입장하는 게 전부다.


이탈리아 기차는 이딸로(Italo)와 트랜이탈리아(Trenitalia) 두 개가 대표적인데, 둘 중 어느 것을 해도 서비스가 괜찮겠지만 이딸로가 신생 회사라 훨씬 깔끔하다 들어 이를 선택했다. 이딸로 좌석도 옵션이 많아 많이 고민했는데, 돈 조금 더 내고 프리마 좌석에 앉아 가는 게 좋다는 평이 많아 프리마로 업그레이드했다. 프리마 좌석은 양 옆에 사람이 없어(창가에 붙어 있는 좌석) 혼자서 편하게 쉬고 싶을 때 좋다. 게다가 중간에 무료로 스낵과 음료를 주는 게 가장 좋았다. 저 이름 모를 스낵 정말 맛있었다.
근데 한국에서는 잘 모르겠는데, 외국에서 기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탈 때 가끔 자리를 신경 쓰지 않고 타는 경우를 자주 본다. 본인들 편한 대로 일행과 같이 앉기 위해 좌석을 무시하거나, 아니면 더 좋은 좌석에 앉기 위해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앉아버리거나. 나는 두 경우를 전부 겪어봤는데, 분명 내 좌석인 곳에 다른 사람이 이미 앉아있는 당황스러운 일은 정말 기분 나쁘다. 오늘도 그랬지만... 프리마 좌석이 그만큼 탐이 났다는 걸로 이해하고 일단은 넘어갔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을 달려 나폴리 중앙역에서 내렸다. 비가 와서 그런지 중앙 역을 나가는 길이 퀴퀴한 냄새로 가득 찼다. 숙소까지는 중앙역에서 고작 8분 거리인데, 벌써부터 건물이 로마와는 다른 느낌이다. 깔끔한 소규모 아파트가 많았던 로마의 주택가나 화려한 유적지가 곳곳에 있던 관광지와는 다르게 복잡한 대규모 아파트가 거리마다 빼곡히 늘어서 있다. 지저분하지는 않은데 창문 간격이 좁다 보니 복잡한 느낌이 든다.
숙소로 올라가는 길은 험난했다. 무척 불친절한 로비 사람은 프레비의 집이 어디냐고 묻는데 시종일관 뚱한 표정이고, 보다 못한 옆의 아주머니께서 위로 올라가라고 말씀해주셨다. 큰 가방을 메고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이 엘리베이터는 탈 때마다 10센트를 내야만 한다는 것! 주머니를 탈탈 털어 10센트를 찾고 있자 아주머니가 또 10센트를 손에 쥐어 주셨다. 엘리베이터 문을 닫고 올라가려는데 또 손에 10센트를 하나 더 쥐어주신 착한 아주머니... 가슴이 따뜻해졌다.
숙소는 깨끗하고 넓었다. 진짜 좁은 숙소에서 자 보니까 어느 정도 돌아다닐 수 있는 반경이 보장되는 숙소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 와이파이도 잘 되고 발코니 뷰도 시원하고 무엇보다 화장실과 방이 깨끗하다. 다만 주인 할아버지가 이탈리어밖에 못해서 영어로 소통하는 게 조금 난관이다.
B&B FReBI's Home
B&B FReBI's Home · Via Casanova, 47, 80143 Napoli NA, 이탈리아
★★★★☆ · 숙박업소(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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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점심을 먹을 겸 로마에서 미처 못 했던 빨래를 하러 나왔다. 구글맵에서 평점이 좋은 셀프빨래방을 찾아갔으나 왜인지 문이 닫혀 있어서, 근처에 가능한 셀프 빨래방 중 가장 가까운 곳을 갔다. 다행히 영어는 잘 못하지만 친절하신 아주머니가 계셔, 인터넷으로 번역기를 돌려 보여드렸더니('우리 빨래를 맡아주실 수 있나요? 얼마인가요?') 웃으시면서 우리 빨래를 맡아주셨다. 세탁 및 건조까지 도합 10유로. 수영복과 잠옷과 온갖 더러워진 양말, 속옷, 그리고 요르단 두건까지 전부 맡기니 속이 시원했다.

개운한 마음으로 그 유명한 나폴리 3대 피자집이라는 다미켈레(Da Michele)를 갔다. 아쉽게도 나폴리 피자 원조집이라는 피제리아 브란디(Pizzeria Brandi)는 월요일 휴무라 가지 못했다. 오후 1시쯤 갔는데 멀리서부터도 가게가 어딘지 눈에 띈다.
우리는 매장 식사를 하려고 번호표를 뽑았는데, 번호 호명은 100까지 카운트하고 다시 1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사실상 앞에 99명이 대기하고 있는 거나 다름없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어서 막막했다... 누구는 금방 나온다고 하고 누구는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하고(보통 테이크아웃이 더 빠르다고 한다). 일단 대략 한 시간 반 정도 기다린다 생각하고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L'Antica Pizzeria da Michele
L'Antica Pizzeria da Michele · Via Cesare Sersale, 1, 80139 Napoli NA, 이탈리아
★★★★☆ · 피자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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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집으로 오며 주변에 쇼핑 거리가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로마 콜로세움 근처 시내에서도 보았던 여러 명품들... 하지만 샌들이 고팠던 친구는 근처를 지나가며 보았던 갤러리아를 가보자고 했다. 옛날에 지하철역으로 쓰이던 곳이 폐쇄된 후 상점가로 개조했다는 이곳. 그러나 왜인지 오늘따라 문을 닫은 가게도 많았고, 눈에 띄는 가게도 없었다. 평범한 브랜드 가게들만 즐비해서 재미없었다.
Piazza Garibaldi - Arq Dominique Perrault project
Piazza Garibaldi - Arq Dominique Perrault project · 126, P.za Giuseppe Garibaldi, 110, 80142 Napoli NA, 이탈리아
★★★★★ · 운송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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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다미켈레 쪽으로 가서 번호가 몇일지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가면서 즉석 번호 맞추기 내기를 했는데 소름 돋게도 내가 맞췄다. 앞으로 나의 행운의 숫자는 63번!
하지만 우리의 06번 번호까지 돌아오기는 아직도 한참 남은 시간... 이제까지 한 시간 기다렸으니 한 시간은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몰랐다. 점심으로 먹으려던 피자는 어느덧 저녁 메뉴가 되어가고 있었다. 결국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로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근처 카페에 가서 음료와 간식을 시켜 먹었다. 크림이 들어 있는 도넛은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탈리아 핫초코(Ciocolatto calda)는 내가 예상한 한국식 핫초코가 아닌, 엄청나게 꾸덕하고 달달한 핫초코였다. 맛있긴 했지만 너무 부담스러운 맛. 그리고 이탈리아 사람들과 영어로 소통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Jamme Caffé
Jamme Caffé · C.so Umberto I, 188, 80138 Napoli NA, 이탈리아
★★★★★ · 에스프레소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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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어느 정도 노닥거리다 이제 가서 다시 번호를 확인하자 싶어 일어났다. 배가 너무 고파 힘도 없어 느긋하게 걸어가는데 저 멀리 6이라는 붉은 숫자가 보였다. 타이밍이 너무 좋다. 드디어 우리 차례다! 기쁜 마음에 배고픈 것도 잊고 달려갔다. 직원이 조금 기다리라 하고는 자리가 나자 구석으로 안내했다.
친구는 마르게리따 피자 한 판을, 나는 마르게리따와 마리나라 맛을 반반 먹을 수 있는 마리타 피자 한 판을 시켰다. 가격은 피자 종류 상관없이 전부 5유로에 자릿세 2유로. 가게 주문받는 종업원들이 너무 껄렁껄렁하고 대충 일해서 주문 들어가기까지가 고난이었지만 일단 피자가 나오자 입이 쩍 벌어졌다. 너무 커서 접시를 한참 넘어가고... 마주 보고 앉아서 피자를 먹으려니 두 피자가 맞닿아서 식탁 바깥으로 넘어가려고 하더라... 결국 내가 대각선으로 자리를 옮겨 피자를 무사히 식탁 위로 옮겼다.
맛은... 솔직하게 말하면 그냥 그랬다. 다들 나폴리 피자를 한 입 먹자마자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리뷰를 써두었는데 나는 메마른 눈만 깜빡였다. 도우가 무척 얇고 소스와 치즈, 혹은 소스와 바질 외에 올라간 게 없어 무척 담백한 맛이란 건 알겠는데 나폴리 피자라고 찬양을 하면서까지 먹을 맛은 절대 아니었다. 특히 2시간 내리 기다려서 먹을 정도의 맛은 더더욱. 심지어 이탈리아는 피자를 시키면 잘라주지를 않아서 직접 잘라먹어야 하는 점도 불편했다. 도우가 얇아서 그런지 탄 맛도 꽤 느껴지고. 이제 나는 이탈리아 음식에 완벽히 실망했다.

그래도 배가 고파서 피자 한 판은 다 먹었다. 한국인의 자존심이란 게 있지 저 정도 크기 하나쯤은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숙소 돌아오는 길에 아까 맡긴 세탁물도 무사히 찾아왔다. 2주 만에 뽀송뽀송해진 잠옷을 입게 되었다. 나폴리 시내는 생각보다 할 게 없어 일찍 들어가서 돌로미티 및 내일 소렌토 일정을 잡기로 했다.
3. 하루 비용
- 숙소 - 34.65유로
- 식사 - 마트 2.52유로, 점심 8.5유로, 카페 4.05유로
- 투어 및 관광 - 해열제 1.9유로, 세탁 및 건조 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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