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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의 게임/여행라이프
[아르헨티나] 4일차 엘칼라파테에서 엘찰튼으로, 피츠로이 트래킹 준비하기 본문
1. 일정
- 오전 7시 반-8시) 아침 식사
- 오전 8시-11시) 엘칼라파테에서 엘찰튼으로 이동
- 오후 12시-1시) 점심 식사
- 오후 5시-6시 반) 저녁 식사 및 도시락 싸기
- 오후 9시) 일찍 취침
2. 사진과 감상

오늘은 피츠로이를 보러 엘찰튼으로 떠나는 날! 엘칼라파테에서 엘찰튼까지는 버스가 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힘든 길은 아니지만, 배는 늘 든든히 채우는 게 좋으니 여전히 부실한 조식도 열심히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늘은 다들 일찍 조식을 먹었는지, 주스를 부탁했더니 빈 병을 보여주며 주스다 동났다는 게 아닌가. 더 준비해둔 주스가 없어 그동안 야박하게 굴었나 싶었다. 대신 맛없는 커피 한 잔을 부탁하고 후다닥 먹은 다음에 급히 짐을 정리하고 버스 출발 시간에 맞춰 나왔다.

어제 점심을 먹은 다음 버스 터미널에 들러 산 엘찰튼행 버스 티켓. 꽤 유명한 버스 회사인 마르가 탁사(Marga Taqsa)에서 편도 4,000페소에 샀다. 엘칼라파테에서 엘찰튼 가는 버스는 하루에 네 편 정도 있고 회사도 다양하니 버스 티켓이 일찍 팔릴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나는 몰랐는데 엘칼라파테에서 엘찰튼 가는 길이 그렇게 이쁘다고 하더라. 어차피 버스 타면 하는 일이 바깥 구경밖에 없어 모르는 상태에서도 풍경 구경을 열심히 하긴 했다. 옆으로 푸른 설산과 넓디넓은 아르헨티나 호가 끝없이 펼쳐지는 게 장관이었다. 왜 파타고니아에서 트래킹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버스나 차로 이동하면서 보기만 하면 너무 아쉬운 거다. 내 발로 걸으면서 그 속에 있는 시간을 늘리고 싶은 거다.

그런데 엘찰튼으로 가까워지는 동안 하늘이 범상치 않게 변했다. 엘칼라파테 쪽은 맑고 쨍한 푸른색 하늘이었는데, 점점 구름이 많아지고 흐린 색이 되더니 급기야 비가 조금씩 내린다. 이제 곧 엘찰튼에 도착하는데 저 앞은 까마득한 회색 구름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이란... 나는 토레스 델 파이네 삼봉보다 피츠로이를 훨씬 기대하고 온 사람이라 급 불안해졌다. 심지어 나중에 찾아보니 날씨가 좋을 땐 엘찰튼으로 오는 길에 피츠로이가 선명히 보인다고. 우리는 오는 길에 피츠로이를 닮은 봉우리를 하나도 보지 못했는데!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발을 내딛는데 작은 빗방울이 우리 머리를 후드득 때렸다. 바람은 또 얼마나 강하게 부는지. 고개를 들어 마을 입구에서 피츠로이가 있을 법한 곳을 바라보았는데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일단은 돌아다니다 보면 구름이 걷히겠지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숙소에 짐부터 풀기로 했다.
엘찰튼에 올 때는 숙소를 따로 예약하지 않고 후보만 몇 군데 알아보고 와서 직접 돌아다녀야 했다. 다행히 비바람을 헤치면서 오래 걸어 다닐 필요 없이 첫 번째로 들어간 숙소에 방이 남아 있었다. 여기도 당연히 혼성 도미토리에 인당 4,000페소. 도미토리에 이만한 거금을 써야 한다니 배가 아프지만 엘찰튼 물가는 유명하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2층에 큰 주방도 있고 쉴 수 있는 휴식공간도 있으며, 엘찰튼 트래킹 입구랑 15분 정도 거리이니 나쁘지 않다고 위안을 삼으며 짐을 풀었다.
Hostel Familia de Campo
Hostel Familia de Campo · Unnamed Road, El Chalten, Santa Cruz, 아르헨티나
★★★★☆ ·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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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풀고 나서는 배가 너무 고파 주변 아무런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구글맵으로 찾았을 때 평이 괜찮아서 간 건데, 가격이 비싸고 음식도 그닥 맛있진 않음. 닭고기 카레를 시켰는데 카레가 묽은 건 그렇다 치고 밥이 오래된 것 같았다. 나는 배고파서 싹싹 긁어먹었지만 친구는 많이 못 먹음...
밥을 먹고 있는데 동양인 두 명이 가게로 들어오더니 한국말을 한다. 주문을 힘겹게 시키고 나서 누구 먼저 할 것 없이 테이블에 고개를 박는 모습이 누가 봐도 피츠로이 등산을 하고 온 사람들이었다. 날씨가 저렇게 안 좋은데 불타는 고구마를 봤을까 싶어 가서 물어보니, 다행히 새벽에는 날씨가 좋아 카프리 호수에서 피츠로이 일출을 정확히 봤다고 한다. 그렇게 약간의 희망과 부러움을 얻고, 트래킹을 위한 장을 보러 식당을 나섰다.
Nomade Resto Bar
Nomade Resto Bar · San Martín 91, El Chalten, Santa Cruz, 아르헨티나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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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슈퍼는 조그마했지만 나름 있을 건 다 있었다. 야채 통조림과 토마토 퓌레, 계란 등등 내일 먹을 도시락과 오늘의 저녁 재료를 사고 간식거리도 좀 골랐다. 트래킹을 하면 좋은 게, 간식을 죄책감 없이 막 쓸어 담을 수 있음ㅎㅎ
Supermercado El Chalten
Supermercado El Chalten · San Martín 36, Z9301 El Chalten, Santa Cruz, 아르헨티나
★★★★☆ · 슈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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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도 배가 살짝 허전해 주변 빵집을 검색해서 엘찰튼에서 가장 싸고 맛있다는 빵집 케 리카(Que Rika)로 갔다. 구글 리뷰에서 다들 크루아상을 극찬하길래 크루아상을 샀는데, 하나에 100페소(약 500원)이라는 착한 가격을 듣자마자 세 개를 살 수밖에 없었다.
숙소에 돌아와 2층 휴식 공간에서 우중충한 바깥 날씨를 감상하며 하나 뜯어먹었는데, 엄청 맛있진 않다. 사실 무맛이다. 겉면만 달달한 꿀이 발라져 있고 속은 정말 플레인한 빵맛임. 그래도 엘칼라파테 숙소의 조식 크루아상보다는 훨씬 나아서 나름 만족스럽게 먹었다. 싸게 입가심하기 딱 좋은 정도임.
Que Rika
Que Rika · Miguel Martín de Güemes 120, El Chalten, Santa Cruz, 아르헨티나
★★★★☆ · 제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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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2층에서는 피츠로이가 있는 곳이 잘 보이는데, 그래서 더욱 암담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하지, 숙소 벽을 때리는 바람은 미친 것 같지, 피츠로이는 아예 없는 것처럼 끝자락조차 보이지 않고 산을 덮은 구름은 그 크기가 엄청나지... 하지만 난 희망을 놓을 수 없었다. 비가 이렇게 내리다가, 우리가 야간 산행을 갈 시간인 새벽 즈음에는 그칠 거라고 믿고 싶었다.
야간 산행을 가려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야 하니 도시락도 싸 두고 저녁도 빨리 먹고 일찍 자 두어야 했다. 그래서 간식거리로 가득 찬 배가 아직 덜 비었지만 열심히 저녁을 만들기 시작. 우리의 대표 음식인 토마토 스파게티에 야채 통조림과 불린 콩고기를 넣어 먹었다. 소스는 토마토 퓌레에 토마토 케첩을 가미해 간했다. 나쁘진 않지만 맛있지도 않음.
그리고 도시락으로는 주먹밥을 계획했었으나, 밥이 질게 되지 않아 볶음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스파게티 재료와 똑같이ㅋㅋㅋ 불린 콩고기와 통조림 야채, 그리고 양파 등을 넣고 고추장과 섞어 나름 매콤하고 영양가 풍부한 볶음밥을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우리의 트래킹 먹거리. 고추장 볶음밥과 참치마요 덮밥을 반반 넣어두고 에그 스크램블을 얹은 도시락과 당 떨어질 때 챙겨 먹을 본오본 알파호레스 과자, 그리고 바나나까지. 만반의 준비는 끝났고 이제 비가 그치고 구름이 걷히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주방 바깥 창문으로 내다본 바깥은 여전히 강한 바람과 비구름밖에 없다. 엘찰튼에 있는 3일 동안 하루는 피츠로이 일출, 다른 하루는 세로 또레 일출, 마지막은 카프리 호수 일출로 알차게 즐기려 했는데 첫날부터 계획이 어그러질 상황이다.

결국 오후 8시까지 기다리다가 계획을 수정했다. 내일모레는 남미사랑 카톡방에서 구한 다른 동행 두 명과 함께하니 덜 위험하겠지만, 온전히 우리 둘만이서 진행해야 하는 내일의 산행은 지금의 날씨에선 무척 위험할 것 같았다. 우리는 야간 산행을 해 본 적도 없고 헤드랜턴도 없었을뿐더러 피츠로이는 생판 처음이니까. 차라리 어려운 길 없는 카프리 호수까지만 가서 일출을 보기로 했다. 그래서 새벽 기상 시간은 오전 2시에서 4시로 늦추어졌다.
도미토리 침대 위에 누워서 눈을 감고 빨리 자려고 했지만 힘들었다. 방의 작은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언제 그칠까, 내일 새벽에 일어났는데도 비가 계속 내리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걱정이 계속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난 정말 온전하고 맑은 피츠로이를 보고 싶다.
3. 비용
- 숙소 - 4,000페소
- 식사 - 점심 2,400페소, 간식 850페소, 트래킹 식량 1,800페소
- 관광 및 투어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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