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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8일차 일일 알바도 하고 아르헨티나 호수 산책도 하고, 가좍들이랑 재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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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8일차 일일 알바도 하고 아르헨티나 호수 산책도 하고, 가좍들이랑 재회

딩동빵 2022. 12. 13.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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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 영롱한 아르헨티나 호수


1. 일정

  • 오전 5시-6시) 후지 민박 일일 알바
  • 오전 8시 반-오후 1시) 아르헨티나 호수 산책
  • 오후 1시 반-2시 반) 가좍과 재회
  • 오후 3시-4시 반) 민박 점심 고기 파티
  • 오후 4시 반-6시) 멕시칸 식당에서 축구 경기 구경
  • 오후 9시 반-11시) 맥주 및 간식 타임


2. 사진과 감상

새벽의 별빛마을 엘칼라파테


  알람 소리에 예민하다는 J를 깨우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자니 알람 소리가 들리자마자 깰 수 있었다. 오전 5시쯤은 가볍게 일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눈꺼풀이 너무 무거웠다. 내가 일어나서 나가면 자기도 깰 거라던 J는 너무나도 잘 자고 있더라ㅋㅋㅋ 비몽사몽간에 실내화를 신고 민박 바로 옆에 붙어있는 별채로 갔다. 나중에 실내화 신고 나왔다고 혼남ㅠㅠ


맛있어 보이던 후지 민박 초밥 도시락


  별채로 들어가니 사장님이 스시를 하나하나 만들어 포장팩에 이쁘게 나열하고 계셨다. 내가 할 일은 스시가 가득 찬 포장팩을 밀봉해서 젓가락과 간장과 함께 비닐봉지 안에 넣은 다음, 포장팩이 흔들리지 않게 꽉 묶는 거였다. 포장 알바라고 하기엔 너무 간단한 일이었고 포장팩도 21개뿐이었지만 사장님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해서 뿌듯했다. 스시 만드는 걸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원래는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코로나에 걸리고 나서 고향인 일본으로 돌아가 버려 난감했다고 하더라. 한 건 얼마 없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흘러 포장을 다 끝내고 나니 6시가 되어 있어 놀랐다.


일일 알바 후 받은 용돈


  일일 알바를 끝내고 들어가니 J가 그제야 깨서 알바가 끝났냐고 묻더라ㅋㅋㅋ 그러고 모자란 잠을 보충하기 위해 침대에 누웠는데 영 잠이 안 와서 빵빵한 와이파이로 핸드폰을 좀 하다 8시쯤 되어 일어났다. 일어나서 공용 공간으로 나가니 사장님이 알바비도 줬다! 나중에 미국 가면 간식 사 먹을 때 쓸 생각에 신난다. 배가 고파서 공용 주방에 놓여있던 무료 연양갱도 먹었는데, 한국에서는 사 먹지도 않던 게 남미에서는 너무 맛있다.


산책 거리도 무척 이쁜 엘칼라파테
멍멍이들과 함께 호수로 가는 길
파란 산을 배경으로 가끔 보이는 집들


  오늘 원래 늦잠을 자고 오후 12시쯤 천천히 아르헨티나 호로 산책을 가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다들 오전 8시에 칼같이 기상했다. 그리고 오늘 오후 1시쯤에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엘찰튼으로 가는 길에 엘칼라파테에 들르는 E와 B를 오랜만에 만나기로 해서, 오전 9시에 나가기로 계획 변경!

  민박 밖으로 나가니 네그로와 친구 멍멍이가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우리가 어디로 갈지 모를 텐데도 몇 발자국 앞서 걷는 모습이 귀엽다. 조금 있다 보니 다른 길거리 멍멍이들도 하나둘 늘어나 우리는 사람과 개 무리가 되어버렸다. 동네의 온 떠돌이 개는 다 모인 것 같았음.


멀리서부터 반짝이던 아르헨티나 호수
호수 앞에 주차된 차가 참 귀엽게 생김


  길도 제대로 안 찾고 나가서, 한참 걷다가 영 아닌 것 같아 그제야 지도를 보기 시작했다. 올바른 길로 가니 민박을 기준으로 한 바퀴 빙 돈 셈이 되었음. 아침도 제대로 안 먹은 상태에서 만 보 정도 걸으니 꽤 힘들다. 그래도 결국 열심히 걸어 아르헨티나 호에 도착!


Mirador Lago Argentino

Mirador Lago Argentino · C. 2, El Calafate, Santa Cruz, 아르헨티나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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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넓은 아르헨티나 호수
물을 보고선 신난 멍멍이들


  J가 사전에 경고한 대로 아르헨티나 호는 바람이 장난 아니었다. 엘칼라파테 자체가 바람이 센 마을이긴 하지만, 호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바람이 강해서 너무 추웠다. 그 와중에 호수 물빛은 비현실적인 색이라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음. 우리와 함께 온 개들은 춥지도 않은지 호수에 들어가서 물놀이하고 난리가 났다.


물색 하나는 끝내준다
길 안내를 맡은 민박집 멍멍이 네그로


  호수에 오래 있지는 못할 거랬지만 정말 오래 견디기 힘들어 금방 나왔다. 아무리 풍경이 멋있다지만... 모레노 빙하 투어 가면서 따뜻한 버스 안에서 보는 게 더 나을지도. 아르헨티나 호수는 그만큼 넓어서 버스 안에서도 충분히 오래 감상할 수 있었다. 호수 한편에서는 현지인 학생들이 공 차면서 돌아다니던데 충격적이었음.


아르헨티나 호수에서 센트로로 가는 길
초록 들판과 푸른 산군의 조화가 미침
저 멀리 보이는 플라밍고 열 마리


  돌아가는 길에 센트로에 들러 오늘 고기 먹으며 함께 먹을 술과 안줏거리를 좀 사 가기로 했다. 센트로로 가는 길에 입장료 800페소를 내고 호수 안쪽으로 들어가 플라밍고를 보는 구간도 있었는데, 우리는 우유니-아타카마에서 플라밍고를 질리도록 봤기 때문에 패스했음. 플라밍고도 많이 쳐봐야 열 마리 정도밖에 없어서 돈 아깝다.


라구나 니메즈 보호구역

라구나 니메즈 보호구역 · El Calafate, Santa Cruz Province, 아르헨티나

★★★★☆ · 자연보호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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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로로 가는 길 이국적인 나무들


  센트로에서 가장 큰 마트로 가서 와인 두 병과 아이스크림과 과일 등 엄청 많이 샀다. 많이 나와봤자 8,000페소 정도 나올 줄 알았는데 10,000 페소가 넘어서 놀랐다. 한화로는 한 5만 원 정도... 범인은 아이스크림이었다. 하필 오늘 옆 젤라또 가게가 닫을 줄은...


La Anónima

La Anónima · Av. del Libertador 902, Z9405 El Calafate, Santa Cruz, 아르헨티나

★★★★☆ · 슈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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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부리또 메뉴를 미리 시켜뒀다
우리가 고른 건 매콤한 소스를 뿌린 감자튀김


  마트에서 장 본 걸 민박에 놔두고 EB와 접선하기로 한 멕시칸 식당으로 갔다. 이 정도면 나 진짜 단골인데 서비스 안 주나? 야박함ㅡㅡ 어쨌든 구글맵에는 영업 종료인 시간인데 역시나 열려 있다. EB를 위한 퀘사디아와 치킨을 하나씩 주문하고 우리를 위한 매콤소스 감자튀김을 하나 주문했다. 우리는 이따 고기를 왕창 먹을 거니까.

  매콤소스 감자튀김은 영 별로였다. 김치 양념을 뿌려놓은 듯한 비주얼인데 맵기만 하고 진한 느낌이 없다. 맛없는 감튀를 질겅질겅 씹다 보니 1시가 조금 넘어 EB가 탄 버스가 도착했다. 저 멀리서부터 B가 신나게 손을 흔드는 게 보여 웃겼음.

  버스에서 내려 식당으로 온 둘은 앉기 전부터 W 트래킹의 고단함을 늘어놓았다. 둘은 막 W 트래킹을 마친 상태였는데, 온종일 비바람이 불었으며 삼봉도 완전한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고 슬퍼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우리의 O 트래킹을 말리기 시작했음ㅋㅋㅋ W 트래킹을 하면서도 계속 우리 생각이 났다고ㅋㅋㅋㅠㅠ(개딸들아! 오지 마라!)

  지금 W 트래킹 구간은 트래킹 방향과 반대로 바람이 부는데, 여기에서 비까지 내리면 정말 고역이라며 서킷의 절반만 하는 건 어떠냐고도 제안했다. 세론부터 로스 페로스까지를 버리고, 그레이부터 W라도 하는 건 어떠냐고. 그런데 웃기게도 그런 말을 듣는 순간 내 안의 승부욕이 불타올라 O 트래킹을 완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굳건해졌다.

  일단 도전해보겠다는 우리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EB... 나는 여기까지 왔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심정이었다ㅎㅎ 간만에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가좍들을 만나 더 오래 놀고 싶었지만 후지 민박 사장님과 약속한 점심시간이 다 되어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꼭 한국 가서 피스코 사워 잔치 하기!


민박 관리인이 구워준 맛있는 아사도(Asado)


  오후 3시에 맞춰 민박으로 들어갔더니 조식 공간에 고기가 푸짐히 놓여 있었다. 민박 관리인이 직접 구웠다던데 고기를 맛있게 잘 구워서 너무 행복했다. 특히 돼지껍데기가 붙어있는 고기가 쫄깃 짭조름해서 정말 맛있었다. 한국에서는 돼지 껍데기 구이 정말 싫어했는데.

  중간에 오늘 도미토리에 새로 들어온 S도 합류했다. 다 같이 모여 고기를 먹으면서 4시에 시작하는 대한민국 대 브라질 축구 경기를 구경할까 했는데, 방송이 5초 나오고 30초 멈추는 걸 반복해서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결국 화면이 멈췄다 다시 재생되었을 때 1대 0이 된 걸 보고는 아까 멕시칸 식당으로 가기로 함. 출발하기 직전에는 3대 0이 되어 있었다.


축구 경기 보면서 나쵸 먹기


  식당으로 가니 EB도 맥주와 함께 경기를 보고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J와 식당으로 가는 도중 도착했을 때 경기 스코어가 4대 0이 되면 어떡하지 이랬는데 진짜로 4대 0이 되어 있었다. 결과는 이미 뻔했지만 경기 관람에 맥주와 나쵸가 빠질 수 없어 하나씩 시켰다. 그래도 경기 마지막에 다다라 우리나라가 한 골 넣었을 때 다들 한 마음 한뜻으로 함성을 질렀음ㅋㅋㅋ 가게 사장님이 엄청 놀렸다. 겨우 한 골로 이렇게 좋아하냐고ㅋㅋㅋㅋ 하지만 상대는 브라질인걸...


맛은 그저 그랬던 엘칼라파테 과일들
맛은 없고 가격만 드럽게 비싼 만원짜리 아이스크림


  어쨌든 한 골 넣었으면 졌잘싸다. 숙소로 돌아와 냉장고에 남은 와인과 과일을 다 털기로 했다. 자두는 좀 시고 멜론은 적당히 달았다. 역시 돌로미티 멜론만 한 게 없음. 바닥이 터진 비싼 아이스크림은 싸구려 맛이었다. 그래도 다들 가장 맛없는 바닐라 빼고 열심히 파 먹음.

  S는 호주에서 워홀도 하고 남미 여행을 와서는 스페인어 공부도 좀 했다고 한다. 콜롬비아에서 오토바이를 사서 쭉 돌아다니고 있대서 다들 놀랐다.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이 있다... 이외에도 서로의 여행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이런 얘기는 들어도 들어도 안 질려 좋다. 여행을 하면서 또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되는 마법.


3. 비용

  • 숙소 - 32,750원
  • 식사 - 점심 2,900페소, 마트 3,350페소, 맥주 650페소
  • 관광 및 투어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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