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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일차 LA에서 2022년의 마지막을 카운트다운하기/할리우드 거리, 아메바 뮤직, 펀코팝 스토어 구경/북창동 순두부 맛보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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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일차 LA에서 2022년의 마지막을 카운트다운하기/할리우드 거리, 아메바 뮤직, 펀코팝 스토어 구경/북창동 순두부 맛보기

딩동빵 2023. 1. 1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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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마지막 카운트다운 5, 4, 3, 2, 1!


1. 일정

  • 오전 10시-11시) 아침 식사
  • 오후 12시 반-7시) 할리우드 거리, 아메바 뮤직, 펀코팝 스토어 구경
  • 오후 7시 반-11시) 저녁 식사
  • 오후 11시-12시) 그랜드 파크에서 새해 카운트다운


2. 사진과 감상

참기름까지 들어있는 곤드레 나물밥


  오늘은 2022년의 마지막 날이다. 원래는 LA 디즈니랜드에 가서 새해 카운트다운을 할 계획이었는데, 연말 티켓은 값이 거의 두 배나 되어 고민하던 와중 티켓이 매진되어 계획이 무산되었다. 대신 친구가 알아본 바로는 다운타운 쪽 그랜드 파크에서도 카운트다운을 한다기에 오늘 밤에는 그쪽에서 새해를 맞이하기로 했다.

  그것 외에는 오늘 계획이 따로 없어서 아침을 늦게 먹고 버블티나 마시러 가기로 함. 아침은 어제 한인마트에서 산 곤드레 나물밥과 종갓집 김치로 해결했는데, 이런 깔끔한 맛을 오랜만에 먹으니 너무 맛있어서 행복했다. 심지어 전자레인지에 3분 돌리면 끝이라 조리도 너무 편함.


우중충한 LA 날씨


  버블티를 먹으러 밖으로 나왔는데 날씨가 또 우중충하더니 비가 자잘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아마 오늘 디즈니랜드를 갔으면 이런 흐린 날씨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감기에 걸렸을지도. 이젠 부슬비에 우산 대신 모자 쓰고 돌아다니는 게 익숙해졌다. 한국에서는 비가 조금만 내려도 우산 쓰고 다녔었는데 이젠 전생마냥 기억도 안 난다.

달달 담백하니 맛있던 블랙 밀크티


  한국에서 한창 전공 공부에 허덕일 때 매일 아침을 팔공티 얼그레이 버블티로 시작했던 게 추억처럼 떠올라서 블랙 밀크티로 시켰다. 큰 기대는 없었는데 생각보다 담백하고 적당히 달아 너무 맛있더라. 버블도 다 삶아져서 쫄깃쫄깃하고. 스페인에서 버블(팝)티를 먹고 충격받았던 게 싹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음료 한 잔에 6-7달러인 게 벌써 익숙해졌다.


Pearl's Finest Teas

Pearl's Finest Teas · 523 N Fairfax Ave, Los Angeles, CA 90048 미국

★★★★☆ · 버블티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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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거리에서 만난 할리우드 간판 기념품
귀여운 키링도 무척 많다
진짜 갖고 싶었던 와펜이었으나 눈물 머금고 접음


  버블티를 다 먹고 나서 뭘 할지 한참 고민하다가, LA에 왔으니 할리우드 거리 한 번은 가자 싶어 메트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할리우드 스타에 크게 관심은 없지만 배우들의 이름과 손바닥이 찍혀 있는 거리는 좀 궁금했음.

  할리우드 거리에 가까워지니 버스에서 내다보는 풍경이 더 번화가스럽게 바뀌었다. 반짝거리는 사인들과 길거리에 널린 큰 건물들, 작은 기념품 가게 등 구경거리가 생각보다 꽤 많더라. 기념품도 몇 개 구경했는데 전부 이뻐서 다 사고 싶었다. 가격 보고 겨우 마음을 접었음... 자그마한 키링이나 와펜 같은 게 거의 음료수 한 잔 값이다.


비 오는 날의 운치 있는 할리우드 거리
마이클 잭슨 스탬프 발견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며 걷다 보니 바닥에 수많은 유명인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별 스탬프가 눈에 띈다. 나는 워크 오브 페임이 특정 장소인 줄 알았는데 할리우드 스트릿 대부분이더라. 대로변에 난 길에 쭉 스탬프가 늘어서 있다. 음악인, 배우, 감독 등 다양한 유명인들의 이름이 각자의 명성을 나타내는 아이콘과 함께 박혀 있는데 내가 알아볼 수 있는 건 월트 디즈니와 마이클 잭슨 정도밖에 없었다...ㅎㅎ


할리우드 워크 오브 페임

할리우드 워크 오브 페임 · Hollywood Boulevard, Vine St, Los Angeles, CA 90028 미국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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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범블비
길거리에서 핫도그도 판다


  지나가다 들른 기념품 가게에서는 오랜만에 범블비도 만났다. 트랜스포머는 한때 엄청 좋아했던 영화라 범블비 동상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길거리에서는 싸구려 핫도그도 팔던데 소시지 굽는 냄새가 너무 유혹적이라 순간 먹을까 고민했다.


마블 어벤져스 손도장 발견
가장 인기많은 스팟 중 하나였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트랙도 발견


  그러다가 손바닥 도장이 모여 있는 차이니즈 극장을 발견했다. 여기 우리나라 배우들도 몇 명 있다던데 난 이병헌은 관심 없어서 따로 안 찾아봤다. 해리포터를 너무 찾고 싶어서 세 바퀴를 돌았는데 안 보여서 포기하고, 대신 어벤저스와 스타트랙을 발견했다. 스타트랙은 영화로 리메이크되면서부터 좋아하게 된 SF 시리즈인데, 그 앞에서 유명한 손동작이랑 함께 사진 찍으니 신이 났다.


TCL 차이니즈 시어터

TCL 차이니즈 시어터 · 6925 Hollywood Blvd, Hollywood, CA 90028 미국

★★★★☆ ·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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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코닥 극장


  주변에 코닥 극장도 있길래 구경 갔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여기서 하는데, 그때 배우들이 전부 극장의 저 계단을 오른다고. 친구와 직접 계단도 올라가 봤는데 극장 내부엔 사실상 볼 건 없다. 올라가면서 양 옆 기둥에 역대 아카데미상 수상작들이 수상 연도와 함께 적혀 있는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있다. 참 대단하긴 한 듯.


코닥 극장

코닥 극장 · 6801 Hollywood Blvd, Hollywood, CA 90028 미국

★★★★★ · 공연예술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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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벤엔제리 가기
쿠키도우 맛과 딸기치즈케이크 맛을 골랐다


  걷다 보니 배가 슬슬 고픈데 주변에 벤엔제리가 보이길래 냉큼 들어갔다.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곳이지만 본토의 맛은 어떨지 궁금했다. 벤엔제리의 대표 맛 쿠키도우와 딸기치즈케이크 맛을 골랐는데, 데코레이션 된 콘까지 더하니 거의 밥값이 나왔다. 무려 아이스크림 하나에 한화 만 원... 후덜덜한 가격이다. 그래도 맛있어서 행복해. 딸기치즈케이크 맛이 생각보다 내 취향이다.


Ben & Jerry’s

Ben & Jerry’s · 6801 Hollywood Blvd Suite 157, Los Angeles, CA 90028 미국

★★★★☆ · 아이스크림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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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리즈 회차 대본도 팔더라


  이쯤 되니 할리우드 거리에서 볼 건 다 본 상황이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며 길거리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중간에 작은 빈티지한 서점 하나를 들어갔는데, TV 시리즈 대본이 있어서 신기했다. 꼭 영화에서 타자기로 프린트한 종이처럼 생겨서 구경만 해도 재미있다. 아는 영화나 시리즈 대본이 있다면 사 오고 싶었는데 생소한 작품들뿐이라 아쉬웠다. 그리고 저런 대본집이 원본일지 양산품일지, 양산품이라면 인터넷에도 공개되어 있는 대본일지도 궁금하다. 원본일리는 없겠지만...


미국 최대 규모의 레코드숍인 아메바 뮤직
CD와 레코드판, 각종 굿즈도 판다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자


  친구가 근처에 음반 판매점인 아메바 뮤직이 있다고 해서 거기도 가 보기로 했다. 아메바 뮤직은 미국에서 가장 큰 레코드숍이라 알려져 있다고. 가게 안은 무척 넓고 사람이 많았다. 장르나 시대별로도 섹션이 나뉘어 있는데, 각 섹션 마다도 음반이 엄청나게 많아서 원하는 걸 찾기도 어려워 보였다. 벽에 각종 음반 포스터가 붙어 있는 구역도 있던데 가게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힙해서 음악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 둘러보는 건 재미있을 듯하다.


아메바 뮤직

아메바 뮤직 · 6200 Hollywood Blvd, Los Angeles, CA 90028 미국

★★★★★ · 음반 판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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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크고 네모난 피규어들을 파는 펀코팝 스토어
가장 귀엽게 나온 펀코팝 플라운더
귀여운 토이스토리 세트장도 있다


  저녁 약속까지는 아직 시간이 한참 남았길래 주변 빌딩에 들어가서 와이파이 얻어 쓰며 주변에 뭐 할 거 있나 찾아보던 중에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옛날에 대학교에서 오프라인 오버워치 하계 교류전을 할 때 종합 2등인가를 해서 위도우메이커 피규어를 하나 받았는데, 그게 펀코팝 피규어였음. 그때 당시에는 머리가 사각이라 너무 못생겼다 생각했는데, 펀코팝 스토어를 둘러보니 나름 귀여워 보인다.


Funko Hollywood

Funko Hollywood · 6201 Hollywood Blvd #100, Los Angeles, CA 90028 미국

★★★★★ · 장난감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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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트레이서 스태츄도 봤다
결국 스티치 키링 하나 삼


  스타워즈부터 해리포터, 디즈니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전부 펀코팝 형태로 만들어둔 걸 구경할 수 있어 나름 재미있다. 미리 신청한 사람에 한해 개인 펀코팝 커스터마이징도 할 수 있는 것 같던데 그게 좀 부러웠다. 대신에 난 스티치 키링 하나를 샀다. 나름 귀여운 듯.


할리우드 거리에서 메트로 타고 한인 타운으로


  펀코팝까지 둘러보니 이제 슬슬 저녁 약속 장소로 갈 시간이 되어 이동하기로 했다. 2022년 마지막 날을 심심하게 보내기는 싫어서 미여디 카페에 새해 카운트다운 동행글을 올렸더니 일일 동행이 2명 생겼다. 미리 만나 저녁이라도 먹자고 해서 북창동 순두부집을 가기로 했다. 가장 가까운 BCD 가게가 한인 타운 근처길래 그곳으로 이동!

푸짐한 반찬이 나와서 감동했다
돌솥밥을 미국에서 볼 줄이야
소고기와 돼지고기, 그리고 김치가 섞인 순두부 찌개


  북창동 순두부라는 구수한 이름을 들으면 한국에서 잘 되어 미국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미국에서 한국으로 역수출한 거라는 놀라운 사실! 얼마나 맛있었으면 역수출까지 했는지 무척 궁금했다. 식당에 도착하니 비도 오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예약을 받지도 않아서 대기만 한 30분 한 것 같다. 심지어 자리가 나도 일행이 전부 모여야 들어갈 수 있어 우리는 마지막 동행이 도착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친구는 돌솥비빔밥을 하나 시켰고, 나와 다른 동행 두 명은 각각 순두부찌개 세트메뉴를 시켰다. 세트 메뉴에는 작은 순두부찌개와 고기반찬류가 함께 나오는데, 고기 종류도 다양해서 우린 갈비와 불고기, 그리고 제육볶음을 시켜봤다. 일단 반찬이 푸짐해서 감동받음. 작고 말랐지만 굴비 반찬을 하나씩 준다는 게 충격이다.


북창동 순두부

북창동 순두부 · 3575 Wilshire Blvd, Los Angeles, CA 90010 미국

★★★★☆ · 한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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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짝지근하고 짭쪼름하고 두꺼워서 맛있던 LA 갈비
평범하지만 매콤해서 맛있던 제육볶음


  그리고 세트 메뉴로 나오는 고기반찬이 생각보다 양이 많아 놀랐다. 제육볶음이나 불고기는 그저 그랬는데, 갈비가 엄청 맛있다. 소스가 진하고 적당히 달달하다 해야 하나. 그런데 잘 먹는 사람 셋이 열심히 먹었는데도 고기가 많이 남은 걸 보면 세트 메뉴는 두세 명이서 나눠 먹어도 충분할 것 같다. 다 먹고 나서 세금과 팁을 다 붙이니 넷이서 무려 140달러어치를 먹은 게 되었는데, 미국에서 일하는 동행이 시원하게 쐈다!


한인 타운 카페에서 먹은 치즈 케이크


  저녁을 거하게 얻어먹었으니 식후 카페는 나머지 셋이 쏘기로 했다. 아직 카운트다운 시간까지는 좀 남아서 근처에 연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는데, 한인 타운이라 그런지 늦게까지 여는 카페가 좀 있었다. 하지만 비싼 가격에 비해 맛은 그닥... 크로플은 맛있었지만 양이 너무 작아서 아쉬웠다. 아인슈페너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제대로 된 모양새가 아니었다. 나중에 한국 가면 아인슈페너 다시 먹어 보고 싶음.


TPO Coffee

TPO Coffee · 537 S Western Ave, Los Angeles, CA 90020 미국

★★★★☆ ·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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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니 규모는 꽤 작았던
카운트다운 후에 작은 폭죽쇼도 펼쳐졌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카운트다운까지 30분 정도 남아 부랴부랴 동행의 차로 이동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처럼 그랜드파크에서 카운트다운을 하려는 사람이 많을 거라는 걸 간과했다는 거다. 그래서 그랜드파크 가까이 다 와서 막판에 차가 너무 막히는 바람에 운전을 맡은 동행이 나머지 셋더러 먼저 내려서 가 있으라고 배려해 줬다. 그분이 미국에서 4년 거주하며 매번 새해 카운트다운을 구경하지 않았더라면 많이 미안했을 것 같다.

  어쨌든 차에서 내려서 그랜드파크 건물이 보이는 계단으로 달려갔다. 비도 추적추적 내려서 모자 뒤집어쓰고 추위에 떨며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주위에 카운트다운을 함께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좋았다. 막상 카운트다운은 생각보다 맥없이 끝났다. 건물 벽면에 5부터 1까지 숫자가 나온 다음 해피 뉴 이어라는 글자가 반짝이는 게 전부. 비가 와서 그런지 폭죽도 규모가 좀 작은 느낌이었다. 다음에 또 미국 LA에서 새해를 맞게 된다면 롱비치 쪽에서 맞아보고 싶다. 거긴 더 화려하다더라.

  동행에 의하면, 원래 새해에는 LA 전역에서 폭죽이 터진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은 사방이 구름에 비가 내려서 여기저기서 터지는 폭죽이 잘 안 보이는 것 같다고. 심지어 LA는 보통 따뜻하고 맑은 곳이라 1년 동안 비가 내릴 확률이 5퍼센트도 안 되기 때문에 오늘 같은 날씨가 특이한 거라고도 했다. 왜 하필 우리가 여행 오는 기간에 내내 먹구름과 비인 건지.

그랜드 파크 LA

그랜드 파크 LA · 200 N Grand Ave, Los Angeles, CA 90012 미국

★★★★★ ·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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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결국 2023년이 왔다. 해외에서 맞는 새해는 처음이라 처음엔 이런저런 상상도 많이 했는데, 막상 숫자가 바뀌는 걸 보니 그냥 새해가 되었구나 하는 담백한 감상만 나온다. 새해에 극적인 변화가 없어도, 무언가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그냥 지금 생애 처음으로 이렇게 긴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할 뿐이다. 다음엔 이런 도시에서 말고, 고즈넉한 자연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3. 비용

  • 숙소 - 42,250원
  • 식사 - 버블티 6.68달러, 카페 15달러, 벤엔제리 9달러,
  • 관광 및 투어 -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장권 150,000원, 펀코팝 키링 5.48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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