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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일차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미니언즈 빼고 놀이기구 전부 타기/심슨 도넛과 버거와 해리포터 버터 맥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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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일차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미니언즈 빼고 놀이기구 전부 타기/심슨 도넛과 버거와 해리포터 버터 맥주

딩동빵 2023. 1. 1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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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셜 스튜디오 오픈런!


1. 일정

  • 오전 7시-7시 반) 아침 식사
  • 오전 7시 반-8시 반) 유니버셜 스튜디오 도착 후 입장
  • 오전 8시 반-오후 12시 반) 해리포터, 쿵푸 팬더, 쥬라기 월드, 트랜스포머, 미이라 기구 탑승
  • 오후 12시 반-2시) 점심 식사
  • 오후 2시-6시 반) 심슨 라이드 및 스튜디오 투어
  • 오후 8시-8시 반) 저녁 식사


2. 사진과 감상


  오늘은 유니버셜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가는 날! 원래 유니버셜보다는 한 번도 못 가본 디즈니랜드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저께 만난 동행이 LA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열렬히 추천하길래 덜컥 예매했다. 전에 가족 일본여행을 갔을 때 일본 유니버셜을 간 적은 있는데, 그땐 해리포터만 둘러보고 나왔어서 내심 다른 파트가 궁금하기도 했다. 비록 유니버셜 테마 중 내가 잘 아는 건 드림웍스와 트랜스포머밖에 없지만 잘 몰라도 재미있을 거라 하니 속는 셈 치고 가기로 했다. 어차피 LA에서 할 게 없던 참이었다.


아침은 라볶이로 간단히 해결


  아침은 한인 마트에서 사 온 라볶이로 간단히 해결했다. 내가 피곤해서 미적미적대니 먼저 일어나 이미 다 씻은 친구가 라볶이 만들고 있을 테니 준비하라고 해서 호강을 누렸다. 페루 와라즈에서 먹은 떡볶이보다 소스가 훨씬 맛있어서 싹싹 긁어먹었음.


유니버셜 스튜디오 지구본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숙소에서 생각보다 가까웠다. 우린 익스프레스 티켓이 아닌 일반 티켓이라 오전 9시 오픈런을 하기로 했는데, 오래 걸릴까 봐 일찍 나갔더니 오픈 시간 30분 전에 도착해 버림(스튜디오 셔틀이 두 개나 증발했는데도). 그럼에도 입구에 사람이 꽤 많더라. 티켓 QR 찍고 들어가 유명한 유니버셜 지구본 앞에서 사진 좀 찍으며 기다렸다. 티켓은 마이리얼트립에서 150,000원 정도로 샀음.


유니버설스튜디오할리우드

유니버설스튜디오할리우드 · 100 Universal City Plaza, Universal City, CA 91608 미국

★★★★★ · 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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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셜 스튜디오 오픈런 시작


  지구본 옆에는 레드 카펫과 스튜디오 문이 있는데, 양 옆으로 입장 줄이 늘어서 있다. 그런데 아직 9시가 안 되었는데도 다들 입장하길래 우리도 부랴부랴 따라 들어갔다. 그렇게 오픈런 성공! 가끔 유동적으로 9시 전에도 입장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같으니 일찍 가 두면 손해 볼 건 없다.


오픈런인데도 벌써 사람들이 많다


  오픈런이랍시고 들어갔는데도 벌써부터 스튜디오 안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우리가 오픈런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미 사람이 꽤 많았다. 물론 오후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히 차겠지만, 좀 더 휑한 거리를 상상했던 나는 마음이 살짝 조급해졌다. 놀이기구 하나 타려고 3시간씩 기다렸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렇게 된다... 그래도 날씨는 정말 화창하다. 요 근래 본 LA 날씨 중 가장 맑은 듯.


언제 봐도 뭉클한 호그스미드
해리포터: 포비든 저니를 타러 이동


  나는 뼛속부터 해리포터 덕후이기 때문에 해리포터: 포비든 저니부터 타러 달려갔다. 이 어트랙션은 일본에서도 타 본 적 있지만 기억도 잘 안 나는 김에 한 번 더 타도 좋을 것 같았다.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잘 꾸며진 호그스미드 테마공원을 보자마자 진짜로 가슴이 울컥한 걸 보면 난 아직도 해리포터를 많이 좋아하나 보다. 물론 여긴 가장 인기가 많은 곳답게 사람들로 빼곡했다.


잘 꾸며진 호그와트 성 내부


  다행히 오픈런이 성공적인지 줄을 기다리는 일도 없이 입구를 통과해 쭉쭉 들어갔다. 호그와트 건물 내부로 들어가는 길은 일본의 길과 똑같아서 순간 추억에 젖을 뻔했다. 어트랙션 탑승장으로 가는 길인 호그와트 내부는 교장실로 가는 그리폰 석상부터 시작해 액자가 놓인 계단과 교장실, 록허트 교수의 강의실 등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방과 소품으로 잘 꾸며져 있어 심심할 틈이 없었다. 대기줄이 없으니 아쉬운 게 이런 잘 구현된 테마방들을 빠르게 지나쳐야 한다는 거더라.

호그와트의 연회장을 연상시키는 천장


  그렇게 금방 도착한 어트랙션 탑승장은 호그와트 성 연회장처럼 꾸며져 있어 멋있었다. 분명 일본 유니버셜도 이렇게 생겼을 텐데 하나도 기억이 안 나니 오히려 감동이 두 배다. 어트랙션은 4D 라이드 방식으로, 네 명이 함께 탔다. 확실히 머리가 크고 나서 이런 걸 타니 어렸을 때 탄 것보다 훨씬 와닿아서 좋았다. 일본에서는 정신없고 토할 것 같았다는 감상만 남은 반면, 이번에 타니 추억 돋고 몰입이 잘 되어 좋았다는 감상뿐이다. 물론 미리 멀미약을 먹어 둔 덕도 있겠지만. 중간에 기구에 문제가 생겨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하필 디멘터 파트에서 멈춰서 좀 무서웠음) 그걸 전부 상쇄할 만큼 난 좋았다ㅎㅎ


해리포터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 호그와트 성
버터맥주를 다시 마시러 올게


  여기서 버터 맥주도 마셔줘야 하지만 우린 유니버셜의 모든 어트랙션을 재패하러 온 몸! 한시가 급하기 때문에 나중에 돌아와 마시겠다고 약속한 뒤에 호그스미드를 빠져나왔다.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지만 아직 해가 애매하게 떠서 빛도 잘 안 받아 빠르게 포기할 수 있었다. 버터 맥주 마시러 다시 왔을 때 천천히 구경하면 되니까.


온갖 맛의 젤리와 개구리 초콜릿을 파는 허니 듀크
아마도 지니가 갖고 싶어 했던 피그미(허접하긴 함)


  나가는 길에 허니 듀크나 한 번 들러 빠르게 돌아봤다. 어렸을 때는 개구리 초콜릿이 그렇게 갖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 안에 얼마나 허접한 초콜릿과 카드가 있는지 아니까 욕심이 안 난다ㅋㅋ 덤블도어 카드라도 100퍼센트 얻을 수 있다면 모르겠는데 원작에도 안 등장한 얼굴을 얻을 게 뻔하기 때문에... 대신 피그미를 발견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이름까지 기억할 줄은 몰랐는데 어렸을 때 스무 번씩 읽은 덕분이다.


다음 타자는 쿵푸 판다 어드벤쳐


그다음으로는 해리포터 바로 옆에 있는 쿵푸 팬더로 이동했다. 쿵푸 팬더 간판이 붙어 있긴 해도 어트랙션에서는 드림 웍스 애니메이션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것 같다. 여긴 대기하는 사람이 정말 단 한 명도 없길래 반신반의하며 들어갔다. 그래도 2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던데 오픈 시간이 안 돼서 사람들이 없던 건지는 모르겠다. 기다리다 보니 사람들이 좀 모였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이고 시간이 되자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내부에 사람들을 모아 두고는 또 한참 기다린다. 결국 우리가 뭘 위해 기다리는 건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재미없다는 평이 수두룩하더라ㅋㅋㅋㅠㅠ


건물 내부의 영화관으로 또 들어가 보는 4D 쿵푸 팬더


  쫙 내려간 기대감과 함께 벽에서 애니메이션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보는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 슈렉과 동키, 잘은 모르지만 광고에서 자주 본 트롤 친구, 그리고 쿵푸 팬더 1의 주연 친구들. 그들이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며 나누는 만담을 듣고 나서 4D 영화관으로 다시 들어간다. 영화관 좌석은 잘 선택해야 하는데, 4D 효과가 적용되는 의자가 있고 아닌 의자도 있기 때문.

  유니버셜 스튜디오 대부분의 어트랙션이 그렇듯이, 쿵푸팬더도 영화 외의 스토리를 4D로 보는 단순한 기구다. 그럼에도 그렇게 지루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의 추억이 몽글몽글 떠오르는 느낌이다. 딱 애들 감성이란 말이 맞지만 난 애들 감성이 맞는 사람이라ㅎㅎ 아쉬운 건 드래곤 길들이기로도 이런 놀이기구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거다. 내 드림웍스 최애 애니메이션은 드래곤 길들이기인데ㅠㅠ

  

잘은 모르지만 심슨의 스프링필드
아르헨티나 엘칼라파테에서 번 10달러를 드디어 쓴다
경찰도 맨날 먹는 도넛 얼마나 맛있게요


  이다음에는 로워 롯에 있는 쥬라기 월드와 트랜스포머, 그리고 미이라까지 전부 탈 생각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그전에 줄 서는 동안 먹을 유니버셜 랜드마크 도넛을 사기로 함! 사실 전날까지만 해도 한 개에 만 원 하는 호갱 도넛을 왜 먹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너무 궁금해졌다. 엘칼라파테에서 새벽 알바 하고 번 10달러를 드디어 쓸 차례가 온 거다.


Lard Lad Donuts

Lard Lad Donuts · 49 Production Plaza, North Hollywood, CA 91602 미국

★★★★★ · 도넛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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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크기
싸구려 색감인데도 생각보다 맛있다


  그런데 세금 포함하니 10달러를 살짝 넘어서 결국 저 10달러는 못 썼다. 그냥 카드결제 했음. 도넛은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한데 핑크도넛이 심슨 시리즈의 대표 도넛이고 미관상으로도 마음에 들어서 샀다. 받아 보니 상상했던 것보다도 많이 커서 좀 당황했다. 진짜 장난감 같은 도넛이다. 맛은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다. 달달하긴 한데 도우가 과하게 기름지지도 않고 평범하게 맛나다!


공룡 보러 쥬라기 월드로 출발


  도넛 사서 바로 로워 롯으로 출발했다. 해리포터와 심슨, 그리고 쿵푸 팬더가 있는 어퍼 롯과 그렇게 멀지는 않은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참 내려가야 해서 10분쯤 걸린다. 로워 롯에서는 첫 타자로 셋 중에 쥬라기 월드로 결정!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무난한 어트랙션일 것 같았다. 벌써부터 해리포터나 쿵푸 팬더와 다른 차원의 줄이 보인다.

  아까 산 심슨 도넛을 뜯어먹으며 기다리니 줄이 생각보다 빨리 줄어들었다. 도넛을 잘라먹을 칼이나 포크도 안 줘서 진짜로 손으로 뜯어먹느라 힘들었다. 그런데 줄 기다리는 사람들 시선이 다 도넛에 가 있으니 뿌듯했다ㅋㅋㅋ 쥬라기 월드 기구도 대기줄 중간중간 영화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소품을 설치해 두었다. 영화에서 본 듯한 쥬라기 월드에 대한 소개 영상, 그리고 각종 공룡에 대한 설명 등이 있어 기다리는 게 지루하지 않았다.


  

유니버셜에서 처음으로 탄 롤러코스터


  그리고 앞줄에 도착해서 기구가 출발하는 걸 보니 롤러코스터다... 해리포터나 쿵푸 팬더는 롤러코스터보단 4D 라이드 느낌이어서 괜찮았는데. 앞사람들이 소리 지르며 떠나는 걸 보니 좀 떨리기 시작하더라.

  앞에 타면 물에 흠뻑 젖는다길래 뒤에 타야지, 하고 있었는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앞자리에 당첨되었다. 그것도 앞자리 양 끝자리. 반 남은 도넛을 가방 속에 소중히 넣어두고 방수가 안 되는 내 소중한 가방을 바닥에 밀어두며 제발 많이 젖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엄청 재미있었다. 처음엔 조금 시시한데 마지막으로 갈수록 공룡 스케일이 커져서 감탄만 나온다. 끝나기 직전 예상 못한 급하강에 심장이 한참 벌렁거렸다. 생각보다 물에 많이 안 젖기도 했고. 중간중간 코와 입으로 물을 쏘는 공룡 모형이 있는데 너무 대놓고 물 맞아라 하는 느낌이라 김이 팍 샌다ㅋㅋㅋ


엄청난 인파를 뚫고 트랜스포머로 달려갔다
3D라이드 트랜스포머지만 4D같기도 함


  벌렁거리는 심장을 다잡고 쥬라기 월드에서 나오자마자 트랜스포머로 달려갔다. 트랜스포머는 시리즈가 망하기 전에 엄청 좋아하던 영화라 꼭 타보고 싶었다. 영화를 본 지 한참 되긴 했는데 해리포터처럼 어트랙션을 타다 보면 기억이 새록새록 나지 않을까 싶었다. 이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서 거리가 인산인해다.


트랜스포머 입구에서부터 반기는 오토봇 문양
중간중간 이런 영상이 나와 재미있다


  이런 입구를 지나 들어가는데 기억이 새록새록... 은 아니고 저 문양이 뭔지 기억도 안 남ㅋㅋ 집에 와서 트랜스포머 1을 다시 보니 옵티머스 쪽 진영인 오토봇 문양이더라. 대기줄 중간중간에는 트랜스포머 군사 기지에서 등장할 법한 소품이 놓여 있는데 다양한 영상도 나와 시간 보내기 좋았다. 영상에 등장하는 저 노란 오토봇도 1에서 나왔던데 나는 처음 보는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는 저 오토봇이 노란색이란 걸 보고 범블비라 생각했음. 내가 범블비를 보여주며 범블비의 노란색은 저 노란색과 다르다고 한참을 설명했는데도 친구는 끝까지 둘을 구별하지 못했다(당연함 친구는 트랜스포머 안 봄).


군사 기지 내부처럼 만든 대기 복도


  트랜스포머부터는 사람들이 꽤 많아 한참 기다려야 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렸을까, 그래도 내부를 다채롭게 꾸며 두어서 기다리는 데 덜 지친다. 마침내 어트랙션 입구에 도착했을 때 우리 앞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하더라.

  트랜스포머도 무척 재미있었다. 이 어트랙션은 4D 라이드 형식으로 진행되고 한 번에 여러 명이 탈 수 있는데, 해리포터보다도 심하게 흔들려서 멀미가 나기 쉬운 환경이었음에도 완벽히 몰입하느라 괜찮았다. 옵티머스나 범블비같은 반가운 얼굴이 나오면 가슴이 뭉클했고, 어트랙션이 오토봇이라는 설정 덕에 오토봇을 직접 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만족스러웠다. 중간에 옵티머스가 위험에 처했을 때 내 뒤에 탄 사람이 '옵티머스, 안 돼!'하고 외쳐서 너무 웃겼다ㅋㅋㅋ 놀이기구를 즐기는 일류라고 생각함.


원수같은 폭탄 녀석


  트랜스포머 옆에는 2월에 개장하는 닌텐도 월드가 있다. 일본에서 인기가 좋아 미국에서도 추가로 만드는 것 같았다. 대신 스토어에서 닌텐도 관련 기념품은 볼 수 있길래 구경했는데 닌텐도를 좋아했다면 사고 싶을 만한 귀여운 굿즈가 많더라. 버섯 머리띠는 좀 탐났음. 이 폭탄 열쇠고리는 옛날 기억 때문에 한참 살펴봤다. 내가 슈퍼 마리오를 접게 만든 원흉 ㅡㅡ


미이라를 타면 아래 사이드 전부 클리어!


  이제 미이라만 타면 로워 롯은 클리어!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오기 전에 미리 다운받은 Universial CA라는 앱이 있는데, 이 앱으로 각 어트랙션 대기줄이 얼마나 긴 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미이라 입구까지 걸어가며 확인한 결과 거의 한 시간 가까이를 기다려야 한다고 뜨더라. 해리포터는 대기 시간이 2시간이 넘었고, 쥬라기 월드나 트랜스포머도 1시간이 거뜬히 넘은 상황이었다. 오픈런하기 너무 잘한 것 같다.

  미이라는 나도 영화를 본 적이 없어 건물 내부의 컨셉을 완전히 이해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줄 서는 동안 좀 지루했다. 그나마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 일부가 반복 상영되긴 하던데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음. 하지만 내용을 미리 알 필요가 전혀 없는 어트랙션이었다.


내부가 신비로운 고대 이집트스럽다


  기나긴 기다림이 끝나고 드디어 어트랙션 앞까지 도착했는데 앞서 타고 돌아온 사람들이 막 박수를 치는 거다ㅋㅋㅋ 뭐지, 뭐 때문에 박수까지 치는 거지 무척 궁금한 상태로 탑승해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응원하는 직원이랑 눈도 마주쳤는데 왜 응원하는지 알았어야 했다... 놀이기구가 살짝 앞으로 나가나 싶더니 총알처럼 쌩하니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냥 평범한 4D 라이드일 줄 알았는데 이게 찐 롤러코스터였던 것.

  다행히 처음의 가속만 버티고 나니 엄청난 속도감에는 금방 적응해서 재미있었는데, 마음의 준비도 채 하지 못하고 탄 거라 심장이 벌렁거렸다. 같이 탄 사람들의 비명소리는 끊이지 않고 롤러코스터는 유니버셜에서 지금껏 탄 그 어떤 어트랙션보다도 빠르고 정신없이 달렸다. 심지어 막다른 길에서 멈추길래 어떻게 돌아가려나 했더니 후진하기 시작함. 친구가 후진을 예상하고는 이건 정말 아니라고 소리질렀다.

  그러고 끝남. 진짜 1분 만에 끝난 것 같다. 우리가 출발한 입구로 돌아오니 다들 아까 사람들처럼 열심히 박수 치더라ㅋㅋㅋ 좀 아쉬웠다. 가장 롤러코스터다운 롤러코스터였는데 대기 시간에 비해 탑승 시간은 너무 짧다. 아마 익스프레스 티켓을 끊었다면 한 번 정도 더 탔을지도 모른다.

크러스티가 누구인지 너무 무섭게 생겼다
나름 맛있었던 크러스티 버거


  그렇게 미이라까지 섭렵하고 나니 로워 롯은 이제 탈 기 없어 다시 어퍼 롯으로 올라왔다. 다시 어플을 확인해 보니 미이라도 2시간을 넘어가고 해리포터는 3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더라. 우리가 어퍼 롯에서 탈 심슨 라이드와 스튜디오 투어도 각각 2시간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점심을 먹으며 추이를 살펴보기로 했다.

  점심은 해리포터 존의 쓰리브룸스틱스와 심슨 존의 크러스티 버거 둘 중 고민했는데, 결국 크러스티 버거로 결정! 식당 바깥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서 앉아서 못 먹는 거 아닌지 걱정했는데, 패스트푸드라 그런지 회전율도 빠르고 내부 테이블도 2층까지 있어 충분했다. 역시 놀이동산에서는 패스트푸드다. 나는 기본 크러스티 버거를 시켰는데 평범하게 맛있었음. 감튀가 특히 맛있어서 잊히지 않는다. 그 와중에 심슨 존의 랜드마크마냥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저 빨간 코 크러스티가 누군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돈을 밝히고 사기를 잘 치는 코미디언 정도로 묘사되는 것 같다.


크러스티 버거

크러스티 버거 · 49 Production Plaza, North Hollywood, CA 91602 미국

★★★★☆ · 햄버거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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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대기 2시간인 심슨 라이드로 출발


  배도 불렀겠다, 이 상태로는 2시간 대기도 어떻게든 버텨낼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옆 어트랙션인 심슨 라이드로 갔다. 딱 봐도 대기줄이 어마무시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중간중간 심슨 에피소드가 방영되고 있어 심심하지는 않았는데 그것도 한 시간 정도 대기할 때나 먹히지, 두 시간씩 기다리다 보니 지친다.

  그래도 결국 우리 차례가 왔고 계단을 올라가 TV에서 영상이 나오고 있는 방에 8명씩 배치되었다. 줄을 기다리며 나오는 영상은 자세히 봐두는 걸 추천한다. 어트랙션의 스토리와 이어지는 부분이 있어 알고 보면 재미있다. 나는 대기라인을 걸어오며 본 '주의! 무척 무서운 롤러코스터' 같은 경고 문구에 겁을 먹고 들어갔다.

  결론을 말하자면 하나도 쫄 필요가 없었다. 머리 위 문이 열리고 어트랙션이 위로 뜨길래 이제 죽음의 롤러코스터가 시작되는 건가 싶어 눈을 질끈 감았는데 그냥 그 자리에서 4D 라이딩을 즐기는 게 전부였다. 플라네타리움같은 돔 속에서 심슨네 가족 4D 영상을 보는 게 끝! 롤러코스터긴 한데 가상 롤러코스터란 소리다. 좀 어지럽긴 한데 스토리가 귀여워서 한 번쯤 타볼 만한 것 같다.

호그스미드 재입장!
아침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진 느낌


  미니언즈는 아이들용 어트랙션 느낌이 강한 것 같아 패스하고 나니 이제 남은 건 스튜디오 투어뿐. 그전에 먼저 해리포터 존으로 돌아가 버터맥주를 먹기로 했다. 오후의 호그스미드는 아까보다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까 다 못 찍은 풍경 사진을 좀 찍으며 돌아다녔다.

호그스미드에서는 버터 맥주 꼭 먹어야지
버터 맥주 슬러시는 덜 달아서 맛있다


  버터 맥주는 음료가 있고 슬러시가 있는데, 난 예전에 음료는 먹어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슬러시를 골랐다. 날이 추워서 좀 고민했지만 음료가 차가우니 단맛이 덜해서 맛있더라. 항상 아쉬운 건 왜 진짜 알코올이 들어간 버터 맥주는 없냐는 거다. 어른용과 아이들용을 나눠 팔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지금은 너무 단순한 카라멜 음료 그 자체다.


다시 와도 좋았던 해리포터 존
내게도 언젠가 이 기차를 탈 날이 올까


  버터 맥주를 한 손에 들고 다시 돌아다니는데 중앙 광장에서 노래가 들려왔다. 가까이 가 보니 두꺼비 합창단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호그와트의 네 기숙사를 대표하는 옷을 입은 네 사람이 두꺼비 인형과 함께 크리스마스 노래를 하는데 일본에서도 이 공연은 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다. 다들 노래도 무척 잘 부르고 중간중간 연기도 하는데 귀엽다ㅎㅎ

  입구에서는 호그와트행 열차 앞에서 기사와 사진을 함께 찍을 수 있다. 어렸다면 나도 같이 찍고 싶었을 테지만 이젠 내게 호그와트행 열차가 오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기차만 찍고 패스. 그래도 언젠간 해리포터 세상을 탐험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3시간을 기다린 유니버셜 스튜디오 투어


  반쯤 비운 버터 맥주를 들고 마지막으로 유니버셜 스튜디오 투어 어트랙션을 타러 갔다. 이제는 3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LA 유니버셜에만 있는 스튜디오 투어는 다들 꼭 해 봐야 한다고 강조하길래 하염없이 기다리기로 했다. 우리가 줄을 설 때도 사람이 많았는데, 줄을 서고 나서 뒤를 보니 그 사이 사람이 더 늘어 있는 걸 보고 놀랐다.

  여긴 기다리면서 딱히 볼 만한 영상이나 테마방도 없어서 그냥 멍하니 휴대폰 보다가 대화하다가 하면서 기다렸던 것 같다. 기다리다 보니 또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고 날은 어두워졌다. 스튜디오 투어는 외부를 돌아다니며 진행되는 것 같던데 해가 아예 지면 잘 보이려나 모르겠다.


벌써 반짝거리는 야경


  그래도 결국 우리 차례가 왔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올라오는 셔틀과 비슷하게 생긴 짧은 열차에 사람들이 한 무더기로 올라타게 된다. 일종의 기차 여행 같은 느낌이다. 맨 앞에서는 가이드 한 명이 마이크로 재미나게 투어 내용을 소개해준다. 열차가 출발할 때쯤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는데, 바깥을 보니 벌써 반짝이는 야경이 가득 차 있다. 석양은 보지도 못해서 아쉽다.


홍수가 쏟아지던 지하철 세트장


  처음에는 영화 촬영 시 실제로 사용되는 음향 시설을 지나가며 시설과 과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 준다. 영어임에도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줘서 알아듣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이후 메트로폴리탄 세트장도 지나갔는데, 뉴욕의 거리를 최대한 구현해 놓으려 했다 한다. 밤이라서 제대로 못 봤음에도 규모나 완성도가 높아서 감탄했다.

  투어 중 유명한 영화를 소재로 한 3D 체험도 몇 번 할 수 있었다. 처음은 킹콩 3D 체험이었는데 아쉽게도 우린 제대로 못 봤다. 시스템이 가끔 오류가 나나 본데 뒤에서 오는 열차도 있어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패스해야 했다... 그래도 바로 다음에 멕시코 마을 세트장에서 실감 나는 홍수 체험을 할 수 있어 아쉬움은 금방 잊었다. 조작인 걸 알지만 생각보다도 실제 같아서 신기했다.


움직이는 죠스를 만난 죠스 세트장
공포 영화에서 등장했던 모텔이라고 한다


  이후 텍사스 서부 세트장도 지나갔는데 확실히 스튜디오 투어는 아침에 해야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하나도 안 보인다ㅠㅠ 서부 세트장 너무 내 스타일이었는데. 이왕이면 이 세트장 사이를 직접 걸어 다닐 수 있으면 더 좋겠는데 그건 어렵겠지? 다음으로는 지하철 세트장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불나고 천장 무너지고 물이 쏟아져서 놀랐다. CG 없이도 큰 규모의 효과를 구현해 냈다는 게 대단한 것 같다. 이 장치들을 사용해 찍은 영상을 열차 안 모니터로 보여주기도 하는데, 직접 보면 설정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리얼해서 무척 신기하다.

  다음으로는 죠스 세트장을 지나갔다. 세트장은 큰 호수 주위를 둘러싼 집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열차가 호수를 그냥 지나가서 당황했다. 배 체험까지 할 줄은 몰랐다. 죠스 브금이 나오면서 모형 죠스가 다가오는데 무섭진 않고 어이없어서 웃었다ㅋㅋㅋ 이후는 공포 테마인지 공포 영화로 유명한 모텔 세트장도 하나 지나갔다. 그리고 아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직접 산 비행기로 만들었다는 대규모 폐허 세트장도 지나갔는데 비행기를 살 정도면... 돈이 얼마나 많은 거죠.

  마지막으로는 분노의 질주 3D 체험으로 끝났다. 분노의 질주는 본 적이 없고 찰리 푸스의 노래로만 대강 알고 있는데 정말 내내 달리기만 하다 끝나더라. 달리기만 하는데 재미있나 싶다가도 삐까뻔쩍하고 요란한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박살 나는데서 오는 쾌감이 있을 것 같긴 하더라.


스튜디오 투어가 끝나니 칠흑같은 밤


  스튜디오 투어가 끝나고 나니 바깥은 정말 깜깜해졌다. 내부에서 타는 어트랙션은 밤에 타면 따뜻하니 스튜디오 투어는 밝을 때 일찍 타자... 우리는 너무 춥고 지쳐서 더 돌아볼 것 없이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래도 미니언즈 빼면 어트랙션은 전부 탔다! 익스프레스 없이도 타고 싶은 것 다 타서 무척 뿌듯한 하루ㅎㅎ 워터월드 쇼는 일본에서 본 적 있어 안 봐도 괜찮았다.


내 최애 라면이었던 흰 국물 꼬꼬면
내 최애 간식이었던 찹쌀 도넛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한인 마트에 들러 먹을거리를 더 샀다. 아침에 먹을 게 거의 동났기도 했고 뭔가 간식을 하나 사고 싶었던 건데, 마트 안에 있는 작은 빵집에서 찹쌀도넛 하나를 발견했다. 내 옛날 최애 빵... 기름져서 먹다 보면 물리지만 가끔 하나 정도 먹으면 맛있는 빵! 그리고 내 옛날 최애 라면인 꼬꼬면도 있길래 하나 사서 저녁으로 먹었다. 오늘 하루 제대로 논만큼 배가 많이 고프더라. 잠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3. 비용

  • 숙소 - 42,250원
  • 식사 - 도넛 10.94달러, 점심 15.32달러, 버터맥주 11,000원, 한인 마트 18,000원
  • 관광 및 투어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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