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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3일차 볼리비아 음식 파세냐 도전/하루종일 먹다가 우유니행 야간버스 탑승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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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3일차 볼리비아 음식 파세냐 도전/하루종일 먹다가 우유니행 야간버스 탑승

딩동빵 2022. 11. 21.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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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정

  • 오전 11시-오후 1시) 간단한 아침 식사
  • 오후 1시-5시) 카페에서 시간 보내기
  • 오후 5시-6시) 저녁 식사
  • 오후 6시-7시) 마녀 시장 구경
  • 오후 8시-9시) 터미널에서 탑승 대기
  • 오후 9시-12시) 우유니행 버스 타고 출발


2. 사진과 감상

볼리비아 간식 파세냐(Pacena)


  할 일 없는 라파즈에서의 세 번째 아침이 밝았다. 볼리비아 여행을 계획하기 전에 수도 라파즈가 생각보다 좋았다는 사람이 많아, 라파즈를 3박 정도 잡았다가 여행을 하는 도중에 경유지로만 빼두고, 다시 일정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3박같은 2박으로 결정되었는데 살짝 후회하는 중이다. 라파즈 여행을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구경거리라곤 케이블카 텔레페리코(Teleperico)와 마녀 시장 정도뿐이다. 그마저도 우리는 라파즈 시내와 비슷한 풍경인 요르단을 갔다 왔기에 전망대에 큰 관심도 없었다. 친구가 라파즈에서 할 게 정말 없냐며 열심히 검색을 해보았지만 코카 박물관을 확인하고는 포기했다.

  그래서 겨우 찾아낸 재미는 볼리비아 음식 맛보기였다. 다행히 볼리비아 음식 관련 정보는 꽤 있어서 몇 가지 음식을 추렸고, 그중 간단한 아침 대용으로 먹기 좋은 파세냐(Pacena) 맛집을 가보기로 했다.

  근처에서 평 좋은 곳으로 찾은 건데, 확실히 현지인들 맛집인지 아침부터 식당 내부 테이블은 만석이고 줄도 꽤 길었다. 오후 3시에는 문을 닫는다고 하니 일찍 가야 하는 맛집이다. 우리는 매운 고기맛(Carne Picante)이랑 비건맛(Vegetable) 하나를 시켰다. 첫인상은 엠빠나다와 별 다를 바 없었지만, 속에 육즙이 가득하다는 게 좀 특이했다. 덕분에 길거리에서 질질 흘리면서 먹어야 했지만 내용물도 풍성하고 맛도 있어서 괜찮았다. 다만 겉의 빵이 좀 목 멕히는 재질이라 해야 하나, 입 안에서 녹는 스타일이라 그 부분만 마음에 안 들었음.


Paceña La Salteña

Paceña La Salteña · Loayza Nº 233, La Paz, 볼리비아

★★★★☆ · 남미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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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7볼 길거리 감자튀김


  파세냐를 하나씩 먹고 나니 꽤 배가 차서 밥 대신 카페를 가기로 했다. 근처에 가까운 카페로 가는 길에 친구가 건너편에 감자튀김 가게(아래 링크 근처)를 발견해서 눈이 동그래졌다. 한 손보다 큰 크기에 단돈 7솔이라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바로 달려갔다. 10솔짜리 대형은 너무 많을 것 같아 7솔짜리로 시켰더니 점원이 10솔이 더 가성비가 좋다면서 업그레이드를 안 하는 우리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하지만 10솔짜리는 배가 터질 것 같은 걸. 결국 7솔짜리에 허니 머스타드, 마요네즈, 버팔로 소스를 뿌려 먹었다. 맛은 평범한 감자튀김 맛.


Librería y Papelería Olimpia Srl.

Librería y Papelería Olimpia Srl. · Av. Mariscal Sta. Cruz, La Paz, 볼리비아

★★★★★ ·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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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후르츠 치즈케이크(Cheesecake de Maracuya)


  그러고 나서 간 카페는 정말 별로였다. 우선 한 건물 안에 잡화점이랑 카페가 같이 있어서 분위기도 별로였는데, 우리가 분명 차가운 음료 메뉴에서 시킨 것들은 따뜻하게 나오고, 컴플레인을 하니 친구가 시킨 콜드 브루만 잘못되었다는 걸 인정하고 바꿔줬다. 그럼 내 차가운 에센스 라떼는? 패션후르츠 치즈케이크는 맛있었지만 달고 따뜻한 라떼의 끔찍함을 이길 순 없었다.

  그래도 카페에서 3시간 정도는 열심히 노닥거렸다. 친구가 계속해서 라파즈에서 할 게 없나 찾아봤는데 애꿎은 코카 박물관밖에 안 나오더라. 심지어 우리가 간 더 카페 문도가 라파즈 볼거리 6위인 걸 보고 검색을 그만두었다.


La Paz Coffee

La Paz Coffee · Av. 16 de Julio 1470, La Paz, 볼리비아

★★★★☆ ·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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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터지게 먹은 인도 버터 치킨 커리(+밥 추가)


  노는 동안 치즈 케이크도 열심히 먹었더니 속이 너무 느글느글해져 전에 봐 둔 커리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커리집은 마녀 시장 근처에 있어 또 높은 언덕을 올라야 했다. 헉헉대며 커리집에 들어가서 메뉴판을 보는데 생각보다 비싼 곳에 들어온 걸 깨달았다. 그래도 매콤한 커리가 먹고 싶었으니 버터 치킨 커리를 아주 매콤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여기 식당은 주인이 무척 웃겼다. 처음에는 주방장인 줄 알았는데 계산과 주문 받기마저 전부 하길래 놀랐다. 그러고서는 계속 실없이 웃던데 그 웃음이 너무 빙구 같아서 웃겼음. 우리가 기다리다 지친 것 같으니 자꾸 안 통하는 스페인으로 곧 나온다는 뉘앙스의 말을 반복하면서 웃어서 지칠 틈이 없었다. 커리를 먹는 동안에는 자꾸 '토도 비엥(Todo Bien)'하고 물어서 먹다 말고 비엥 비엥 하고 대답해줘야 했음. 나는 주방과 등을 지고 있어 못 봤지만 친구는 주인이 주방 커튼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또 토도 비엥이라고 물었다며 어이없어했다.

  하지만 버터 치킨 커리는 좀 짜고 느끼했다. 분명 한국에 있을 때 학교 앞에서 먹었던 버터 치킨 커리는 무척 담백하고 매콤해서 맛있었는데. 닭도 그렇게 부드럽지는 않았다. 결국 커리를 조금 남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동안 한국식 카레도 많이 해 먹어서 카레 자체가 조금 물렸을지도 모르겠다.


Curry House

Curry House · Calle Tarija con linares N°189 zona central, 볼리비아

★★★★★ · 인도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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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거리 지나가다 본 골목 풍경
내 알파카한테 모자 하나 장만


  커리를 먹고 속이 진정될 줄 알았는데, 더 느글거리기 시작해서 힘들었다. 역시 나는 여행을 와서 뭔가 몸을 쓰는 액티비티류를 해야 밥도 잘 들어가고 속도 안 힘든가 보다(느끼함의 정석인 유럽에서는 속이 괜찮았던 걸 보면...). 라파즈에서 하는 일이라곤 시장 구경이나 카페에 죽치고 앉아 있기 정도니 속이 안 좋을 만도 하다.

  그래도 시장을 지나며 눈에 띄는 아이템이 있으면 놓치지 않는다. 페루에서 하나 남긴 알파카는 우유니 사막에 데려갈 예정인데, 온통 하얀색의 사막에 하얀 털을 가진 알파카 인형을 두면 포인트가 없어 뭔가 씌우거나 꾸밀 만한 게 있나 고민하던 차에 길거리에 진열되어 있는 알파카의 털모자가 보였다. 색깔도 내 취향이고 알파카 머리에 딱 맞는 크기도 있어 4솔에 하나 샀다!


케이블카가 유명한 라파즈다운 기념품
보기 좋은 야마 가족


  중간중간 라파즈의 특색이 드러난 기념품도 좀 보여 재미있게 구경했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야경도 볼 겸 텔레페리코를 탈까 했는데, 하필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온통 깜깜해져서 올라가도 풍경이 안 이쁠 것 같아 안 타기로 했다. 나중에 라파즈 설산 트래킹을 하러 다시 오든가 해야겠다!


한국식 김밥을 기대하며 한 줄 샀다


  텔레페리코도 안 타기로 했으니, 어제저녁에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한국 식당에서 김밥 한 줄 사기로 했다. 김치찌개보다 그리운 한식이라 하면 김밥이기에... 게다가 버스를 타며 먹는 김밥은 정말 맛있으니까. 가게 리뷰 사진에서의 김밥은 내용물이 부실했지만, 속는 셈 치고 한 번 사서 먹어보기로 했다. 김밥을 싸는 과정을 못 봐서 내용물에 정확히 뭐가 들어갔는지는 모르지만, 포장도 나름 깔끔하게 잘해줘서 신기했다. 직원은 약간의 한국말을 할 줄 알던데 우리가 한국인이라 하니 눈이 반짝반짝 빛나더라.

Cafe Febrero

Cafe Febrero · Sagarnaga 348, La Paz, 볼리비아

★★★★★ · 커피숍/커피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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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니행 야간 버스 티켓


  김밥도 샀겠다, 이제 버스 터미널로 가야 할 시간이라 숙소에 맡겨 둔 짐을 찾으러 갔다. 친절한 호스트 덕에 하루 종일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고, 터미널에 가기 전 화장실도 써서 좋았다. 그리고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얼마가 적당하냐고 물으니 직접 택시를 잡아주겠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비가 엄청 내리기 시작했고 숙소를 지나는 택시는 계속 호스트의 신호를 무시하고 가더라. 한참을 비 맞으며 택시를 잡아주던데 고마웠다. 결국 버스 터미널까지 18볼에 가기로 합의.

  저녁의 라파즈 버스 터미널은 야간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라파즈에 막 도착했을 아침에는 터미널이 텅 비어 있어서 앉아서 쉴 공간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자마다 자리가 꽉 차 있어서 한참을 헤매야 했다. 겨우 빈자리를 찾아 한 시간 정도 기다려서 우유니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우리 외에도 관광객처럼 보이는 많은 외국인들이 버스에 타려고 줄을 섰다.


버스 터미널세도 착실히 내고 영수증 받음


  버스에 짐을 실어야 하는데 거의 맨 마지막으로 타다 보니 짐을 한참 높이 들어 넘겨줘야 했다. 우리가 우리만 한 배낭을 들어 올리려고 낑낑대니 짐 옮기는 걸 도와주던 사람이 엄청 웃었다...ㅋㅋ

  그리고 처음으로 2층 버스 1층 자리를 타 보았다. 보통의 2층 버스는 1층이 좌석 수가 더 적고 공간이 넓어서 비싸고, 좌석이 빽빽이 붙어 있는 2층이 저렴하다. 그래서 저렴하게 이동해야 하는 우리는 매번 2층을 골랐는데... 친구가 어쩌다 보니 1층 금액으로 결제했나 보다. 그래도 라파즈에서 하는 일 없이 피곤한 와중에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하지만 편안히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 지 얼마 안 되어 버스가 도로 한가운데에 멈춰 섰다. 그전에는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요란한 소음이 들리더니, 1층 승객들이 말을 전달하자 해결된 참이었다. 간단한 정비 후에 출발하나 싶었는데 버스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창가에 앉은 친구가 전해주기로는 바깥에 사람들이 바삐 움직인다고. 남미에 와서 버스가 중간에 퍼진 건 처음인데, 과연 우유니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3. 비용

  • 숙소 - 야간 버스 이동이라 없음
  • 식사 - 아침 7.5볼, 감자튀김 3.5볼, 카페 36.5볼, 저녁 71볼, 김밥 30볼, 물 5볼
  • 관광 및 투어 - 택시 9볼, 알파카 모자 4볼, 터미널세 2.5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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