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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2일차 별 투어 예약하고 하염없이 기다리기/비싼 나라에서 돈을 아끼기 위해 삼시 세 끼 만들어(얻어) 먹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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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2일차 별 투어 예약하고 하염없이 기다리기/비싼 나라에서 돈을 아끼기 위해 삼시 세 끼 만들어(얻어) 먹기

딩동빵 2022. 11. 2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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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정

  • 오전 11시-11시 반) 별 투어 예약
  • 오후 12시-1시) 점심 식사
  • 오후 5시 반-10시) 저녁 식사


2. 사진과 감상

파블로한테 별 투어 예약 완료


  어제 여러 투어사를 둘러본 후에 달의 계곡 투어는 투어 시간 대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라는 의견이 우세해 우리는 전부 별 투어만 하기로 했다. 라파즈 달의 계곡도 안 보고 아타카마 달의 계곡도 안 보자니 속이 쓰렸지만 사실 여러 후기 사진을 보면 요르단 사막에 비할 바가 안 되었다... 그래서 깔끔히 포기할 수 있었던 듯.

  아타카마는 세상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유명해서 밤에 별을 보기가 무척 좋은 환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만큼 구름의 유무와 양에 투어의 가능 여부가 달려 있어 투어가 성사되기만을 기다리다 결국 환불받고 아타카마를 떠나는 사람도 꽤 된다고 들었다. 어제는 날씨가 좋지 않아 별 투어가 없었고, 오늘은 ALABALTI 투어사에 찾아가니 오후 6시 반까지 상황을 보고 투어 성사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한다.

  각자 투어 비용으로 25,000 페소씩 내고 파블로에게 영수증을 받았다. 우리가 별 짓을 다해가며 흥정을 시도했는데도 절대 안 깎아주는 걸 보니 다들 별 투어 금액 마지노선은 25,000 페소로 잡은 듯하다. 여담으로 우리에게 투어를 설명해주고 영수증도 끊어 준 파블로라는 사람은 무척 유쾌했는데(우리가 por favor를 외치자 파블로도 역으로 por favor을 시전하더라), 그래서 다들 아침부터 많이 웃고 나올 수 있었다.


ALABALTI TOUR

22°54'41.6"S 68°12'07.5"W · Caracoles 163-195, San Pedro de Atacama, Antofagasta, 칠레

Caracoles 163-195, San Pedro de Atacama, Antofagasta,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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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건물들 덕에 하늘이 넓게 보인다
아침 시간의 아타카마 골목은 한산하기도


  어제는 환전하랴 유심 사랴 바쁘게 돌아다녀서 아타카마 마을을 천천히 둘러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은 별 투어 외에는 일정이 없어 시간이 넉넉하다. 그래서 아타카마의 여러 골목을 눈에 담으며 걸어 다녔다. 낮은 건물들 바로 위로 넓게 뻗은 파란 하늘이 사막 도시다운 분위기를 풍긴다. 우유니와 고원 지대의 추운 기온과 다른 따뜻한 기온이라 기운도 나고.



어제 열심히 찾아다녔던 야채 및 과일 시장


  그리고 비싼 나라에서 예산 아끼기에 돌입했다. 편하고 맛있는 외식 한 끼를 하려면 한화 2만 원은 거뜬히 잡아야 하는 미친 나라에서 예산을 아끼려면 밥은 직접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열심히 메뉴 구상을 하고 있었는데, B와 E가 오늘 저녁 메뉴로 야채 짬뽕을 끓일 테니 같이 나눠 먹자고 해주었다! 해외에서 짬뽕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게 가능할 줄은 몰랐는데 요리 내공이 쌓이면 뭐든 되는구나 싶어 신기했다.

  다행히 근처에 큰 마트도 하나 있고, 어제 열심히 찾아다녔으나 우리가 돌아다니던 사이 문을 닫아버린 야채 및 과일 시장이 열려 있는 것도 확인했다. 짬뽕 베이스는 우유니 중국집에서 얻은 고춧가루로 할 예정이고 건더기는 양배추와 애호박, 당근 등등을 넣을 계획이라고. 계획만 들어도 너무 행복했다.


적양파란 토마토, 그리고 피클을 넣은 고기 햄버거
식당 담벼락 위에서 그루밍하다 내려온 애교쟁이 녀석


  저녁을 만들어 먹기로 했으니 대신 점심은 밖에서 배부르게 먹기로 했다. 센트로 주변에 평이 좋은 식당을 찾아갔는데 햄버거 메뉴가 꽤 괜찮아 보여 다들 햄버거로 메뉴를 통일했다. B는 햄버거 패티가 그렇게 맛있는 편은 아니라고 했지만, 전체적인 조합은 괜찮다고 했다. 나는 일단 야채가 신선해서 좋았다. 이렇게 햄버거랑 탄산음료 한 캔 먹고 10,000페소가 나왔는데,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이 정도 가격이면 가성비 좋은 가게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Ckunza Tilar

Ckunza Tilar · Caracoles 400B3 9250000, San Pedro de Atacama, Antofagasta, 칠레

★★★★☆ · 칠레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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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타치오와 솔티 카라멜 맛


  점심을 나름 값싸게 해결했으니 어제 가격을 보고 충격받았던 젤라또 가게도 기웃거려 보았다. 다시 가서 보아도 가격이 미치긴 했다. 1 스쿱에 2,500페소, 2 스쿱에 3,900페소, 3 스쿱은 5,000페소. 3 스쿱 먹으면 한화로 거의 7,500원 정도가 되는 것이다. 그래도 이 젤라또 가게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보면 양이 꽤 푸짐해서 한 번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큰맘 먹고 피스타치오와 솔티 카라멜 맛을 골랐다! 피스타치오는 이탈리아에서부터 맛을 알게 되었는데 이 가게도 무척 맛있었다. 솔티 카라멜은 짠맛이 덜하고 단 맛이 강해서 살짝 아쉬웠지만 젤라또 식감 자체가 쫄깃쫄깃해서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가게였다. 순간적으로 비싼 가격을 이해할 뻔.

  우리가 젤라또를 사서 열심히 먹는 동안 E와 B는 아까 본 야채 시장에서 저녁 재료를 사 왔다. 다행히 양배추도 있었고, 만능 재료인 파도 한 단 샀다고. 멜론도 달아 보여 같이 샀다고 했다. 우리는 뒤늦게 시장에 들어가서 애플 망고 두 개를 집어 들었는데, 개당 1,500페소로 페루에 비해 엄청 비싸더라. 열대 과일은 페루에서 많이 먹고 내려오자...

Heladería Babalú

Heladería Babalú · Caracoles 140, San Pedro de Atacama, Antofagasta, 칠레

★★★★☆ · 아이스크림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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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빨래방
콜롬비아 타강가에서 친하게 지냈던 녀석과 닮았다


  재료까지 다 사고 나서, 각자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 다시 모이기로 했다. 오늘은 주방이 넓고 좋은 E와 B의 호스텔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음. 친구 집에 놀러 가는 분위기라 저녁이 무척 기대되더라. 물론 짬뽕이 너무 기대되었던 것도 있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 와이파이가 잘 되는 바깥 테이블에 앉아 빈둥거리다, 저녁을 먹으러 나가는 겸 빨래방에 들러 아침에 맡긴 빨래를 찾았다. 우유니 당일 투어와 2박 3일 투어를 지나온 동안 소금 결정과 사막 모래에 더러워진 옷은 다행히 잘 세탁이 된 것 같았다. 나는 2kg 정도에 5,000페소를 냈고, 친구는 1.3kg 정도에 3,000페소를 냈다(선불임). 빨래를 받아가며 지붕 위에 누워있던 얼룩 고양이와도 조금 놀았다. 콜롬비아 타강가에서 매일 아침 인사를 하던 녀석과 닮아서 아주 잠깐 애틋해졌다.


Lavanderia Juyaclo

Lavanderia Juyaclo · Caracoles 362-340, San Pedro de Atacama, Antofagasta, 칠레

★★★★☆ · 세탁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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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쓰라고 선물받은 고추장과 맥심!
B의 야심찬 파전 도전


  빨래를 찾고 5시 반쯤 E와 B가 묵고 있는 호스텔로 향했다. 호스텔 주인도 친절해서 우리가 모여서 저녁을 먹는 걸 허락해주었다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조그마한 우리 주방과는 비교도 안 되게 넓고 큰 주방에서 B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남은 파로 파전도 만들고 있었다. 두근두근, 저녁에 대한 기대가 엄청 커질 수밖에 없는 풍경이었다.

  심지어 우리가 어제 반 남은 고추장을 열심히 퍼먹는 것을 보고는 한국에서 가져온 소고기 볶음 고추장과 맥심 커피 믹스 두 개를 선물해주셨다... 이런 걸 보면 우리가 한국에서 올 때 빼먹은 게 참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다음에 또 해외를 오래 여행하게 되면 고추장이랑 라면 스프부터 많이 챙길 계획이다.


얼큰하고 달달하니 맛있던 야채 짬뽕
바삭하고 달아서 맛있던 파전


  B는 고추기름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양파에서 단맛이 너무 많이 나와 짬뽕이 망했다며 슬퍼했지만, 완성된 짬뽕을 한 입씩 먹은 나머지 사람들은 실패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찬밥이랑 말아먹으면 얼큰하고 맛있는 해장국 그 자체였다. 정통 짬뽕 맛이 아니어도 어때, 일단 맛있는데! 그리고 계란과 파만 섞어 만든 파전도 너무 맛있었다. 파가 달고 씹는 맛이 있어 이것도 순식간에 두 판 정도 먹은 듯하다.

  그리고 칠레 물가는 엄청 비싼데, 맥주는 무척 저렴하더라. 어제 우리 호스텔에서 산 병맥주는 하나 당 2,500페소였고, 오늘 E와 B가 사 둔 캔맥주 6개입은 6,000페소 정도로 저렴했다. 맛없는 싸구려 맥주도 아니어서 밥은 해 먹고 술은 사 먹으면 딱 좋다!

큰 기대를 업고 대실패한 케이크


  저녁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달달한 디저트로 입가심을 좀 할 겸 근처 빵집에 다녀왔다. 케이크를 무척 많이 만들어놓고 팔던데, 모양만 보면 맛이 없을 수 없는 녀석이라 그동안 남미에서 디저트로 데어놓고도 나도 모르게 엄청 기대를 한 모양이다. 포크로 한 입 떠서 먹으려 하는데, 냄새가 묘하게 시큼하다. 상한 케이크였던 것이다...ㅠㅠ 너무 충격을 받아서 저대로 쓰레기통에 넣었다. 완벽한 하루에 상한 디저트라는 똥이 묻어버림. 나는 남미에서 괜찮은 디저트를 먹을 수 없는 걸까?


Pasteleria Tackei

Pasteleria Tackei · Ckilapana 687, San Pedro de Atacama, Antofagasta, 칠레

★★★★★ · 패스트리 판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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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용

  • 숙박 - 19달러
  • 식사 - 점심 10,000페소, 젤라또 3900페소, 케이크 2,500페소
  • 관광 및 투어 - 별 투어 25,000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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