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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13일차 알페 디 시우시에서 계획에 없던 MTB 타고 5시간 달리기/오르티세이 마을 수영장 Mar 즐기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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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13일차 알페 디 시우시에서 계획에 없던 MTB 타고 5시간 달리기/오르티세이 마을 수영장 Mar 즐기기

딩동빵 2022. 10. 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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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 타다가 중간 지점에서 기념 사진 한 장


1. 일정

  • 오전 10시-11시) 알페 디 시우시 케이블카 빌리러 가서 MTV 바이크 하루권 대여
  • 오전 11시-오후 4시) 다운힐은 바이크로, 업힐은 트래킹으로 오르티세이까지 돌아오기
  • 오후 4시-5시 반) 체력 보충할 겸 식사하고 마트에서 장 봐서 바이크 반납(딱 5시 반)
  • 오후 5시 반-8시) 오르티세이 수영장 즐기기
  • 오후 8시-11시) 동행들과 마지막 만찬


2. 사진과 감상

Bamby에서 빌린 MTB small 사이즈


어제 세체다를 갔다면 오늘은 반대편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되는 알페 디 시우시를 간다. 다만 어제 만난 동행 S가 우리와 만나기 전 알페 디 시우시에서 5시간 트래킹을 했었는데, 돌로미티의 다른 명소보다는 감흥이 덜했다고 전해줘서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은 상태였다.

대신 그전에 파소 가르데나에서 전기자전거로 다운힐을 즐기는 사람을 여럿 봤기에, 다들 자전거를 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알페 디 시우시는 넓은 평원이라길래 자전거를 반나절 대여해 올라가 다운힐을 즐기는 건 어떻냐는 의견이 나왔다. 다들 좋다 했고 나는 MTB니 다운힐이니 하는 용어를 잘 몰라 얼떨결에 자전거 대여숍으로 따라 들어갔다.

처음에 들어간 가게는 전기자전거만 취급했는데 60유로 정도로 너무 비싸서, 알페 디 시우시 케이블카 타는 곳에 바로 붙어있는 대여점으로 갔다. 그곳에서 가장 싼 자전거를 고르니 MTB(Mountain Terrain Bike)밖에 선택지가 없었고, 헬멧이니 무릎보호대니 보호장비를 추가하면 돈이 더 들기에 아무것도 추가하지 않았다. 오전 11시쯤 가서 오후 2시부터 구매할 수 있는 반나절 이용권도 안 되어 꼼짝없이 하루 이용권을 구매해야 했다. MTB 하루 대여비는 인당 36유로였는데, 4명이서 하니 총 144유로에서 10퍼센트 할인을 해줘 129유로 정도를 결제했다.

나중에 할인을 해줬다고 말하니 J가 우리가 금방 나가떨어질 것 같아서 싸게 해준 거 아니냐고 했다. 맞는 말인 게 알페 디 시우시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전부 전문 장비를 갖추거나 행색이 그럴듯했는데, 우리는 Y 제외하고 전부 관광객처럼 보였을 거다. 심지어 나는 MTB가 뭔지도 잘 모르고, 대여점 직원이 설명해주는 체인 변속과 자전거 앞바퀴 락 등의 기본적인 조작도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전기자전거가 비싸서 우격다짐으로 MTB로 빌린 상태였는데,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니 J와 Y가 슬슬 걱정스런 표정이 되어갔다.


Ski & Bike Rental Bamby

Ski & Bike Rental Bamby · Via Setil, 9, 39040 Ortisei BZ, 이탈리아

★★★★☆ · 자전거 대여점

www.google.com


알페 디 시우시 케이블카 편도 티켓


  일단은 각자 빌린 MTB에 적응할 겸 자전거를 타고 근처 마트에서 라이딩을 하며 마실 물을 사오기로 했다. 서울 한강에서 따릉이를 2시간 정도 타는 느낌을 예상했던 나는 MTB가 기본적으로 손잡이와 좌석의 높이가 같은 걸 보고 살짝 겁을 먹었다. 어렸을 때 친구 자전거와 겹쳐 넘어져 무릎을 다친 이후로는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는 걸 극도로 경계하게 되었는데,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듯한 느낌이 싫었기 때문.

  그런데 막상 타보니 나름 할만했다. 그리고 마트에서 친구가 물을 사오는 막간을 이용해 체인 변속(오르막에서는 체인을 풀고 내리막에서는 조이기)과 앞바퀴 락(오르막에서는 락을 걸어 힘을 잘 받게 하고, 내리막에서는 락을 풀어 힘을 분산)에 대해 J에게 속성 강의를 듣고, 다시 알페 디 시우시 케이블카로 올라가는 중에 적용해보니 괜찮았다! 일단 체인 변속을 하니 오르막길이 다소 쉬워지는 거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지금껏 자전거를 어떻게 타고 있었던 거지?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을 안고 케이블카에 자전거를 싣고 올라갔다. 내려올 때 자전거로 내려올 생각이라 케이블카는 올라가는 편도 티켓만 구매했고(정확히는 기억 안 나는데 16유로 정도였던 것 같다), Bamby 가게 자전거는 케이블카 이용시 추가 비용을 안 내도 된다고 했다.


Seiser Alm Bahn

Seiser Alm Bahn · Via Sciliar, 39, 39040 Castelrotto BZ, 이탈리아

★★★★☆ · 산악 케이블카

www.google.com


케이블카에서 내려 만난 알페 디 시우시의 풍경


  알페 디 시우시도 꽤 높은 곳이라 케이블카를 한참 타고 올라갔다. 빨간 종 모양의 케이블카인데, 우리 숙소인 Country House Dolomity(CHD)에서 아침마다 움직이는 걸 본 적 있다. 내려서 본 풍경은 위 사진과 같은데, S의 말대로 그전에 본 다른 명소가 더 특징적이라 큰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우리에겐 MTB가 있다! 알페 디 시우시를 다른 방향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알페 디 시우시에서 만난 알파카


  자전거 대여점에서 간단히 설명해준 루트를 따라 타고 내려가는데, 온통 자갈밭에 전혀 평탄하지 않은 길이라 죽는 줄 알았다. 엉덩이가 아픈 건 물론, 자전거가 이리저리 튕기기 일쑤였다. 심지어 경사가 좀 있어, 앞바퀴와 뒷바퀴 브레이크를 급하게 잡지 않고 완만히 잡으려고 온 신경을 쏟아야 했다. 거의 양 브레이크를 계속해서 잡으며 내려갔다.

  다행히 그런 비포장도로가 계속되지는 않았다. 딱 알파카 친구를 처음 본 도로부터 멀끔한 포장도로가 되어 자전거로 달리기 편해졌다. 아마 계속해서 자갈도로를 달려야 했다면 나는 진작에 포기하고 내려가는 편도 케이블카를 사서 내려갔을 듯. 아니면 거하게 넘어져서 구르거나. 그나저나 알파카는 돌로미티 와서 처음 보는데, 털을 깎아서 그런지 처음에는 라마인지 알파카인지 무슨 생명체인지 몰라 다들 어리둥절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던 게 기억난다
이 MTB 표지만 잘 따라가면 되었는데...


  길이 조금 복잡하게 되어 있어, 중간중간 멈추고 대여점 직원이 알려준 2시간 반짜리 라이딩 코스를 확인해야 했다. 직원이 우리에게 알려준 코스는 어느 정도의 다운힐을 지나, 세 갈래 길에서 업다운을 반복하다가, 케이블카를 처음 탑승한 곳까지 쭉 다운힐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하지만 우리는 곧 난관에 부딪힌다.


소가 잔디밭에 뒹굴고 있었음


  와- 다운힐 정말 시원하고 재밌다! 하며 내리막을 빠르기 달리기도 잠시, 경사진 언덕을 오르는 구간이 잠깐 나왔는데 꽤나 죽을 맛이었다. 내리막 구간이 끝나갈 즈음 재빠르게 체인 변속을 하고 락까지 걸었는데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은 와중에 자전거는 앞으로 잘 안 나아간다...

  그런데 여기서 2차 충격. 아직 업다운 구간이 나타난 것도 아니고 다운힐 구간 내라는 것. 친구와 나는 계속해서 여긴 다운힐 구간 아니냐며 어이없어했다. 사실 우리가 힘들어하는 건 당연했다. 둘 다 MTB를 제대로 타 본 경험도 없었으니... 우리는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면서 트래킹을 해야 했다. 그 와중에 들판에서 쉬고 있던 소가 귀여워 사진을 찍는 건 잊지 않는다.

우리의 MTB 여행이 틀어지게 된 중간 거점
여기까지도 MTB 길이 맞았던 것 같다
뻥 뚫린 평지라면 저 멀리 설산의 벽이 쉽게 보인다


  분명 다운힐이라면서! 를 외치며 저 멀리 앞서 나간 동행들을 따라가야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그 한 번의 업힐(이라고 하기도 뭐한)을 지나고 나니 계속해서 다운힐만 나왔다는 것. 돌로미티에 오래 있어 그저 평범하게만 보일 수 있던 알페 디 시우시의 풍경이 거센 바람으로 바뀌어 귀를 먹먹하게 때리고 온몸을 시원하게 해주니 색다른 스릴이 있다. 그렇게 20분 정도 쭉 달리다, 거대한 암벽이 하나 눈에 띄어 사진을 찍고 가자고 멈췄다.


이 하트에서부터 루트를 잘못 탄 듯


  사진을 찍다 보니 우리 앞에는 갈림길이 나타나 있었다. 우리는 순간 안일하게 생각하고 만다. 분명 대여점 직원이 계속되는 다운힐이라고 했으니 큰 메인 도로로 쭉 달리면 되겠지? 동행 J는 후에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저 하트 모양이 있는 갈림길로 올라갔다고, 거기가 아마 MTB 루트일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하트 구조물에서 사진만 열심히 찍고 왼쪽의 넓은 '차도'로 빠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신나있는 나


  내리막길 차도를 신나게 쭉 달리다 중간에 이런 구조물을 봐서 멈췄다. 다들 이 표지와 똑같은 포즈를 하고 찍겠다고 난리를 쳐서 사진을 한 번에 백 장씩은 찍은 것 같다. 돌로미티에서는 자전거나 스키 등 다양한 대회가 열리던데, 나중에 대회 시즌 맞춰 찾아가서 구경해도 재밌을 듯하다.


마을을 끼고 내려돌아왔다


  그리고 나서는 미친 듯한 다운힐이 시작되었다. 우리 뒤에 따라오는 차 하나도 없이 잘 닦인 내리막 차도를 페달 하나 밟지 않고 미친듯이 달려 내려왔다. 나는 전에 코너링을 급하게 하다 넘어진 경험이 있어 코너링을 할 때는 거의 멈추다시피 하고 꺾었는데, 그렇게 속도를 조절하며 가다보니 앞서 간 세 명은 어느새 보이지도 않았다.

  근데 오히려 혼자 달리니 마음 편한 속도대로 갈 수 있어 좋았다. 너무 느리지도 않게, 직선 도로에서는 귀가 먹먹하도록 미친 듯한 속도를 즐기며 내 페이스대로 내려가니 너무 재미있었다. 중간중간 차도 옆으로 무리지은 도시도 보였다.


이건 분명 차도라고...


  그러다가 한 5분쯤 더 달렸을까, 앞서 간 세 명이 오른쪽으로 빠져 무언가를 상의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영문도 모르고 신난 표정으로 가서 멈췄는데, 우리가 길을 잘못 탄 것 같다는 거다. 분명 MTB 길이 있을텐데 너무나도 명백히 차도를 달려왔다는 게 문제.

  Y는 어느 순간부터 '아, 이 길은 잘못되었다' 하는 직감을 느꼈으나 즐기면서 내려온 다운힐을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그냥 쭉 내려가는 게 낫겠다 생각했다고. J는 Y가 길을 잘못 든 걸 알아차린 것 같은데 멈추지 않고 가길래 얘가 어디까지 가나 보자 싶어서 따라왔다고 한다...


맨 처음 멈췄던 버스 정류장


  일단은 가까이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오르티세이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되니 미친 듯한 다운힐을 한 20분간 즐긴 게 오히려 좋은 게 되었다. 나와 친구의 조그마한 업힐 등반으로 탄로난 체력을 더는 갈아넣지 않아도 된다는 게 오히려 잘 되었다고. 업힐 코스 없이 다운힐만 주구장창 즐긴 게 된 것이다. 다들 신이 나서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자전거 반납 후 수영장 갈 생각에 들떠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던 작은 마을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내려온 길이 보인다


  마을까지 가는 길을 구글 맵으로 찍어보니 다운힐 조금, 그 뒤로 400m 정도 업힐, 그 후로는 완만한 다운업이 반복되는 구간이었다. 그리고 버스는 20분 정도 뒤에 오니, 나머지 다운힐 구간은 자전거를 타고 좀 더 가도 되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머지 내리막을 쭉 달려 작은 마을로 들어갔다. 마을 내 버스 정류장을 하나 지나치고 더 달리다가,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구간이 나타나자 신속하게 유턴을 해서 아까 보았던 정류장으로 돌아가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이 버스 표지판 앞에 자전거 네 대를 세워뒀다
남의 집 앞에 앉아 먹는 잼 바른 샌드위치


  버스 표지판을 찾아 자전거를 던져두었다. 현지인한테 어떻게 표를 사는지 물어보니 현금으로 버스 기사한테서 살 수 있다고 한다. 아직 버스가 오기까지 십몇 분 남아 버스 정류장 앞에 앉아 점심으로 싸 온 잼 바른 샌드위치를 꺼내 먹었다. 나와 친구는 베두인 스카프를 꺼내 깔고 앉았는데, 처량한 피크닉 같아 웃겼다. 원래는 알페 디 시우시 평원의 어딘가에서 돗자리 깔고 여유롭게 먹을 생각이었는데, 누군가의 집 앞에서 해치우는 모양이라니 어이가 없다.

  하지만 더 어이가 없던 건 버스가 도착했을 때였다. 분명 기사가 우리와 눈을 마주쳤는데, 엉덩이 들썩들썩하며 버스에 오르려는 게 보이지 않았는지 문도 안 열어주고 쌩하니 지나쳐버리는 거다. 순간 네 명 전부 벙쪄서 아무 말도 못했다. 자전거 네 대에 관광객이라 태워주기 싫었나? 아니면 손을 강하게 흔들어서 타려는 의지를 보여줬어야 했나? 어찌되었든 이제 선택지는 다음 버스를 한 시간 기다리느냐 자전거를 타고 가느냐 두 개밖에 없다.


떠나온 마을이 까마득하게 보일 만큼 올라옴


  우리가 선택한 건 자전거로 마을까지 가기! 하지만 곧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길을 가기로 한 건 잘못된 선택이었음이 드러났다(물론 선택지가 딱히 없기는 했다). 전기자전거도 아닌 MTB를 타고 오르막을 오르는 건 웬만큼 자전거 숙련자가 아닌 이상 힘들다... 나와 친구는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만 했다.


우리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소
순하게 생긴 소 친구도 만남
왼쪽에 친구들 많은 소 떼도 만남


우리가 헉헉대면서 기어 올라가니 주변에서 풀을 뜯던 소가 우리를 빤히 쳐다보더라. 머리가 정확히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움직여서 조금 무섭기도 귀엽기도 했다. 우린 아직 체력이 조금 남은 상태라 소들을 귀여워할 여유는 남아 있었다. 사진 찍을 여유도 조금은 남아 있었고.


중간 표지가 되었던 다른 버스 정류장


하지만 그 이후로부터는 다들 말수가 적어졌다. J와 Y도 자전거를 타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기어갔고, 나와 친구는 땀을 줄줄 흘리며 자전거와 함께 등반했다. 중간중간 만난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응원해줬는데, 그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을 받으면서도 온전히 답해줄 정신이 없어 그저 실성한 듯 웃기만 했다. 누군가가 우리를 가엾게 여겨 조금만 태워줬으면 하는 상상만 하면서 꾸역꾸역 걸어갔던 것 같다. 나중에는 다들 껴입었던 옷을 하나둘 벗었다. Y는 자연인 상태로 돌아갔는데 이때만큼은 무척 부러웠다.


다시 내리막이 시작되던 도로
이 표지를 보고 정말 살 것 같았다


  그렇게 오르막을 자전거와 함께 1시간 반 정도 걸었을까(20분씩 걸으며 중간에 3번 정도 쉰 것 같다),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까지 겨우 도달했다... 보자마자 너무 행복해서 지금껏 힘든 게 다 잊히는 느낌이었다. 허벅지 힘으로 잘 안 걸어져서 엉덩이 힘까지 써가며 걸었던 게 보상받는 느낌. 다들 벗어두었던 겉옷을 입으며 내리막길을 내려갈 준비를 했다. 이제 한 30분만 내려가면 마을에 도착한다!


내려가면서 본 마을 풍경이 장관이다
우리가 떠나온 오르티세이 마을로 다시 돌아가자


  내리막을 한 번 타기 시작하니 오르막길에서 불타오른 허벅지에 대한 고통이 싹 잊힌다. 귀를 먹먹하게 하는 바람 소리도, 서늘한 속도감도 너무 그리웠다. 다들 환호성을 내지르며 내리막을 마음껏 즐겼다. 왼쪽으로는 오르티세이 마을 풍경이 넓게 펼쳐지며 장관을 이루더라. 중간에 내 자전거의 체인이 빠져 위기가 있었으나, 친구가 아주 공학도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체인 끼우기에 성공. 더 이상의 장애물 없이 마을에 무사히 입성할 수 있었다.


케밥 플레이트와 감자 튀김
루꼴라 피자 패밀리 사이즈


  젤라또 먹고 마트에 가서 장 보고 기념품 쇼핑을 하기 전에 먼저 바닥난 연료를 채우기로 했다. 눈앞에 오르막길이 있는데 더이상 올라갈 체력이 없어 멈춘 것이기도 했다. 케밥 플레이트와 루꼴라 피자 패밀리 사이즈를 시켰는데, 패밀리 사이즈가 무척 크다. 루꼴라는 향이 특이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는데 나는 그닥 특이하다고 느끼지 않아 맛있게 잘 먹었다. 여기서 일하는 터키 사람 직원이 장난기가 넘치고 내 이름을 잘 읽어 웃겼다.


Istanbul Kebab Pizza Grill

Istanbul Kebab Pizza Grill · Strada Johann Baptist Purger, 39046 Ortisei BZ, 이탈리아

★★★★☆ · 케밥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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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젤라또 두 스쿱


  지역이 어디든 이탈리아에 있으면 1일 1젤라또는 기본. 어제 갔던 집에서 또 젤라또를 사 먹었다. 망고맛이 정말 맛있었어서 두 스쿱 전부 망고로 시켰는데, 먹다보니 다른 맛도 먹어볼걸 하는 후회가 들긴 했음. 그래도 지친 몸에 시원한 젤라또를 넣어주니 너무 상쾌했다.


오르티세이 공공 수영장


  기념품 가게는 시간이 없어 패스하고, 마트에서 간단히 필요한 식재료만 사서 집에 두고 아주 빠르게 수영복과 세면 도구를 챙겨 오르티세이 공공 수영장으로 이동했다. 수모가 있어야 입장을 할 수 있어 데스크에서 1.5유로 주고 샀다. 색을 고를 수 있지만 디자인은 전부 다 구림.

  우리가 오후 6시쯤으로 늦게 가서 그런지 야외 수영장은 폐장 중이었다. 그리고 친구가 타고 싶어한 워터파크 미끄럼틀도 영업 시간이 끝났다... 결국 실내 수영장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시원한 풀 하나와 미지근한 풀 하나, 그리고 터키쉬 민트향 사우나가 전부였다. 수영장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조금 더 일찍 와서 뽕을 뽑는 게 좋을 듯하다. 그래도 자전거로 터질 듯한 전신을 물속에 담그니 살맛이 나서 좋았다. 평소에 물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오늘만큼은 정말 시원했다.



Mar Dolomit - Swimming pool & Sauna

Mar Dolomit - Swimming pool & Sauna · Promeneda, 2, 39046 Ortisei BZ, 이탈리아

★★★★☆ · 공공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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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 본 크고 노란 달


  인터넷에 쓰여 있기로는 오후 10시에 전체 폐장이라 했는데, 비수기라서 그런지 오늘은 오후 8시에 닫더라. 나갈까 싶을 때 직원이 와서 문을 닫으니 나가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즐길 건 다 즐겼으니 여한 없이 나갈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알리오올리오 파스타인데 떡볶이 같은


  숙소에 도착해 바깥 테이블에 앉아 아까 사둔 맥주를 마시며 안주로 감자칩과 J가 즉석에서 만든 알리오올리오를 먹었다. J가 매운 게 땡긴다고 어제 과하게 많이 삶아 남아 있던 파스타 면으로 알리오올리오를 만든 건데, 마늘이 없어 조금 아쉬워했다. 식감이나 맛이 기름떡볶이랑 비슷해서 순식간에 동이 났다. 그리고 오늘은 다들 피곤했는지 하나둘 일찍 들어가 잤다. 트레치메보다 빡셌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으니 말 다했다.



3. 하루 비용

  • 숙소 - 41,000원
  • 식사, 투어 및 관광 - 동행과 함께 계산해서 정확히 모름(MTB 하루 대여비 32.4유로, 알페 디 시우시 케이블카 편도 티켓 16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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